M&A 과정서 1조4250억원 상당 지분 무상소각
한계기업 줄었지만 BIS 하락세에 부도채권도 늘어
유동수 "한계·부실기업 정확진단으로 위기 예방해야"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수출입은행이 성동조선해양과 대선조선을 매각하면서 1조4250억원 규모의 손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계양갑)이 수출입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2020년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대출금 1조291억원을 출자전환해 보유하던 지분을 무상소각했다.
지난해 4월 동일철강이 인수한 대선조선의 경우도 출자전환한 대출과 보증액 3959억원 상당 지분을 무상소각했다.
무상소각은 대가를 받지 않고 주식을 전량 양도하는 것으로,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한 조선업계 구조조정이 끝내 적자로 마무리된 것이다.
한편 수출입은행 이용 법인 중 구조조정에 들어간 비율은 올 8월말 기준으로 0.64%(45개사)였다. 지난해 0.76%(51개사)에서 소폭 줄어든 수치다.
한계기업 역시 2020년 152개에서 지난해 151개로 1개사가 줄고 여신금액도 10조1587억원에서 4조4265억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은행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자기자본비율(BIS)이 2020년 15.1%에서 지난해 14.8%로 다시 하락한 데다 최근 고환율 위기가 지속되면서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정이하여신(부도채권) 잔액 역시 2020년 1조5319억원에서 지난해 1조8525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유 의원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국책은행 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규모 재정지원으로 기업 연체율은 둔화했지만,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고 유동성 공급이 한계에 달했을 때 리스크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 재정지원이 끝나가고 있고, 대내외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어 기업의 부실 징후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데 경제 회복, 경제생태계 복원을 위해서라도 현재 한계기업과 부실기업을 정확히 진단해 잠재적 부실을 예방하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delant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