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기자수첩] 월 6000만원의 가치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월 6000만원.

B지사에서 가장 많이 번다는 영업자가 한 달에 받아 갔다는 금액이다. B지사는 텔레마케팅으로 뭐든지 팔 수 있다는 곳이었다. 당장 눈앞의 휴지를 팔라면, 지사 소속 영업자들을 휴지 전문가로 만들어 얼마든지 팔아 치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말하는 젊은 총판은 의기양양했다.

지방에서 올라와 밑바닥부터 삶을 시작했다는 그는 30대 초반에 이미 모든 것을 다 이룬 듯, 자부심이 넘쳐 보였다. B지사는 투자 전문회사인 양 영업 전화를 돌리며 실제론 기껏해야 몇천원에 불과한 비상장주식을 1~2만원에 팔고 있었다.

텔레마케팅 조직이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을 회유하고 투자금을 꾀어내는지 알아내기 위한 자리였지만, 월 6000만원이라는 소리를 듣자마자 머릿속으로는 '1년이면 7억2000만원'이라는 계산이 돌아가고 있었다. 근로소득으로는 불가능해 보이던 '내집마련', '서울아파트'도 먼일이 아니겠다 싶었다. 실제 몇몇 영업자들은 텔레마케팅으로 폭리를 취해 주식이나 코인을 파는 일을 자신들의 '계급 사다리'라고 표현했다.

면접을 보고 돌아와 한 동안은 혼란스러웠다. 돈 버는 게 참 쉬웠다. 돈을 버는 방법은 따로 있는 것 같았다. '잘 돼도 너무 잘 된다'며 새어 나오는 웃음을 감추지 못하는 총판들의 얼굴이 한동안 불쑥불쑥 떠올랐다. 무슨 일을 하면서 너무나 흐뭇해서 웃음이 삐져나오는 기분은 어떤 기분일까. '너무 좋다'는 말을 몇 번이나 들었더라.

가치관의 혼란은 하루 출근으로 말끔히 사라졌다. 비상장주식을 사기 위해 대출을 하러 가겠다는 피해자를 부추기는 게 그들의 일이었고, 전문가 행세를 하며 '휴지 조각'이나 다름없는 비상장사에 투자하라고 하는 게 그들의 업이었다. 그들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식사는 하셨어요', '오늘 하루 파이팅입니다', '힘내시고요', '저만 믿고 따라오세요' 따위의 마음에도 없는 말을 내뱉었다. 그리고 그 말들은 누군가의 빈틈을 파고들어 판단력을 흐렸다.

언론의 책임도 가볍지 않았다. 그들의 수법에 언론 기사는 필수항목이나 다름없었다. 영업자들을 모집한다는 글엔 '기사작업 완료'라는 문구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기사형 광고가 나가는 시점을 영업자들이 미리 알고 고급 정보인 양 사람들을 현혹하기도 했다. 언론의 병폐는 영업자들을 더욱 당당하게 했다. "선생님 판단을 믿으시겠어요, 우리나라 대표 언론사를 믿으시겠어요?"

"이제 '후킹' 들어갈까요?" B지사에서 일하던 20대 영업자가 상급자에게 물었다. 회원에게 자료도 보내주고 어느 정도 무엇을 파는지 설명했으니 투자금을 본격적으로 편취하겠다는 말이다. 이들의 업은 이토록 조직적이고 계획적이지만, 수사기관은 사후적으로 고의성을 입증하는 것을 매우 어려워한다. 투자 실패와 사기를 법리로 가려내는 과정은 지난하다. 이들의 '아이템'이 주식에서 코인으로 넘어가면 가려낼 법리가 없어지기도 한다.

법과 공권력이 진화하는 지능범죄를 따라잡지 못하는 사이 누군가는 절망한다. 가족의 병간호를 하다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비상장주식을 구매했다는 한 피해자는 자꾸 나쁜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가 당한 피해 금액은 몇백만원대다. 월 6000만원 소득에 비하면 사소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100만원에도 누군가의 삶은 흔들리고 무너진다.

heyji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쿠팡, 1분기 3545억 영업손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쿠팡Inc가 올 1분기 12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갔지만,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며 적자 전환했다. 1분기 영업손실은 3500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2021년 4분기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대 적자 규모다. 지난해 4분기 대규모 정보유출 사태 여파와 대만 등 신사업 투자 확대가 맞물리면서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사진=뉴스핌DB] ◆매출 2개 분기 연속 감소세...적자 전환쿠팡Inc는 6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1분기 연결 실적 보고서를 통해 매출 85억4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79억800만달러 대비 8% 증가한 수치다. 올 1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1465.16원)을 적용하면 매출은 12조4597억원으로, 전년 동기(11조4876억원) 대비 8% 늘었다. 다만 분기 매출은 지난해 4분기(12조8103억원)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 특히 이번 분기 성장률은 8%에 그치며 상장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성장률이 깨졌다. 수익성은 크게 후퇴했다. 1분기 영업손실은 2억4200만달러(약 3545억원)로 전년 동기 1억5400만달러(약 2337억원) 영업이익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손실도 2억6600만달러(약 3897억원)로 전년 동기 1억1400만달러(약 1656억원) 순이익에서 적자 전환했다. 이번 영업손실 규모는 약 4년 3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본업 성장 둔화 뚜렷…활성 이용객 증가세도 주춤 세부적으로 보면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매출은 71억7600만달러(10조5139억원)로 전년 동기 68억7000만달러(9조9797억원) 대비 4% 늘었다. 작년 4분기(12%)보다 성장률이 크게 하락한 수준으로, 프로덕트 커머스 조정 에비타(EBITDA, 3억5800만달러) 역시 같은 기간 35% 감소했다. 이 기간 활성 고객 수는 2390만명으로 2% 늘어나는 데 머물며 성장세 둔화가 뚜렷했다. 이는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2460만명) 대비 감소한 수준이나, 프로덕트 커머스 고객 1인당 매출은 300달러(43만9540원)로 전년(294달러·42만7080원) 대비 3% 늘며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대만 타오위안에 위치한 쿠팡 대만의 네 번째 스마트 물류센터 전경. [사진=쿠팡 제공]  ◆신사업 확대에 적자 심화…현금흐름 동반 악화 반면 대만 로켓배송·파페치·쿠팡이츠 등 성장사업 부문 매출은 13억2800만달러(1조9457억원)로 전년 10억3800만달러(1조5078억원) 대비 28% 신장했다. 해당 부문의 조정 에비타 손실은 3억2900만달러로 확대되며 전체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현금흐름도 둔화됐다. 최근 12개월 기준 영업현금흐름은 16억달러로 전년 대비 4억2500만달러가 감소했고, 잉여현금흐름(3억100만달러)도 같은 기간 7억2400만달러 줄었다. 올 1분기 쿠팡의 적자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 수습을 위한 보상 비용과 신사업 투자 확대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쿠팡은 지난해 12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공시를 통해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한 고객 보상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회사 측은 "사고 사실을 통보받은 고객을 대상으로 2026년 1월 15일부터 약 12억달러(약 1조6850억원) 규모의 구매이용권을 지급했다"며 "구매이용권은 판매 가격과 해당 각 거래의 매출액에서 차감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매출과 수익성에 모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구매이용권 사용은 지난달 15일 종료됐다. 이번 실적은 시장 기대치도 크게 밑돌았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컨센서스(전망치) 대비 영업손실 규모가 5배 이상 확대된 것으로 나타나며 투자 심리도 위축됐다. 1분기 실적 발표 직후 쿠팡 주가는 뉴욕증시 시간외 거래에서 약 3~4% 하락 거래되고 있다. 한편 쿠팡Inc는 이번 분기 3억9100만달러 규모(2040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쿠팡Inc는 이사회가 자본 배분 전략의 일환으로 1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추가 승인했다고 밝혔다. nrd@newspim.com 2026-05-06 06:25
사진
이란, 호르무즈 통과 '사전 승인제'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이란이 세계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해 사전 승인 절차를 요구하는 새로운 관리 체계를 도입했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 국영 매체를 인용해 이란 당국이 최근 '페르시아만 해협 당국(Persian Gulf Strait Authority)'이라는 명칭의 기구를 신설하고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한 규제 지침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체계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은 사전에 이란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지정된 공식 이메일을 통해 항행 관련 지침을 전달받게 된다. 이란 측은 모든 선박이 새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통과가 제한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구체적인 승인 절차나 적용 범위에 대한 상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조치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수로로,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해왔다. 특히 최근 미국 주도의 해상 안전 확보 노력과 맞물리면서 긴장이 더욱 고조되는 양상이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기뢰 위협 속에서도 해협 내 안전 항로를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는 이란의 영향력 확대 시도와 맞물려 해상 통제권을 둘러싼 신경전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이란의 이번 조치는 국제 해상 교통의 자유 원칙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향후 관련국 간 외교적 마찰로 이어질 수 있어 주목된다다. 여기다 실제로 선박 운항에 제약이 발생할 경우 국제 유가와 보험료 상승 등 경제적 파급 효과도 배제할 수 없다고 WSJ은 내다봤다. 2026년 5월4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 아바스 인근 호즈무즈 해협에 선박이 정박해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dczoomin@newspim.com 2026-05-06 04:54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