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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장애인은 게으르면 안돼"…장애인 콜택시 부족 대기 시간만 1시간 (종합)

기사입력 : 2022년08월31일 16:07

최종수정 : 2022년09월01일 17:13

광주시 이용객은 6000여 명…새빛콜은 116대
2018년 이후 새빛콜 차량 1대도 늘지 않아
광주시 증차 계획 파악 못해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장애인은 게으르면 안 돼요. 부지런해야 합니다."

31일 오전 8시께 배영준 광주장애인 차별 철폐연대 상임활동가는 광주 북구 반다비 체육센터에서 열리는 보치아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시 장애인 콜택시인 '새빛콜'을 호출했다.

보치아 대회는 오전 10시에 시작하지만 배씨가 2시간이나 일찍 호출한 이유는 새빛콜 차량이 이용객 수요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탓에 일찍 일어나서 호출하지 않으면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31일 오전 8시께 배영준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활동가가 광주시 장애인 콜택시인 '새빛콜'을 호출하고 있다. 2022.08.31 kh10890@newspim.com

뉴스핌이 이날 배영준 활동가와 오전 8시 13분께 새빛콜을 불러보니 110여 명의 대기자 수가 표시돼 있었다.

배영준 활동가는 "이렇게 일찍 준비했는데도 늦겠다"며 "일반 택시처럼 이용자들이 원하는 시간대에 탑승하는 것이 아니라 광주시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라 택시를 타려면 최소 1~2시간은 기다려야 하는 것이 일상이다"고 토로했다. 

이런 처지인데도 배씨처럼 휠체어 사용 장애인들이 새빛콜을 이용하는 이유는 다른 대안이 없어서다.

배씨는 "저상버스를 이용하면 되지 않느냐는 말도 있겠지만 버스정류장까지 휠체어를 타고 가기에도 어렵고, 보급률도 많지 않은데다가 탑승하려고 하면 온갖 따가운 시선을 견뎌야 한다"며 "저상버스가 자주 오지 않는 탓에 무료 환승시간은 지나기 일쑤라서 새빛콜 1~2시간 기다려서 타는 것이 오히려 더 빠르다"고 말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31일 오전 광주 남구 행암동에서 배영준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활동가가 장애인 콜택시인 '새빛콜'에 탑승하고 있다. 새빛콜을 호출한 지 1시간 10분 만이다. 2022.08.31 kh10890@newspim.com

이날 배씨가 오전 8시 13분에 호출한 새빛콜 차량은 오전 9시 4분께 배차가 됐고, 호출 장소로 차량이 도착하기까지는 약 20분 뒤인 9시 23분쯤 도착했다.

탑승 후 목적지까지는 25분 정도 걸렸지만 대기 시간은 1시간 10분이 걸렸다.

새빛콜을 탑승하기 위해 장애인들이 1시간씩 기다리는 건 예견된 문제라는 지적이다. 법정 대수보다 부족한 탓이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시행규칙에 따라 특별교통수단의 운행 대수는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 150명당 1대를 운영하도록 했다. 이에 광주시는 129대가 운영돼야 하지만 현재는 116대에 불과하다.

여기에 새빛콜 기사가 연차 등으로 쉬는 경우를 고려할 경우 사실상 90여대만 운영하고 있다. 광주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에 등록된 휠체어 사용 장애인 6000여 명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더불어 새빛콜 차량은 2018년 이후로 4년가량 차량이 1대도 늘지 않았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배영준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활동가가 지난 26일 탑승한 새빛콜. 호출한 지 1시간 30여분 만에 승차할 수 있었다. 2022.08.31 kh10890@newspim.com

배영준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활동가는 "비장애인에게 택시를 1시간을 넘게 밖에서 기다리라고 했으면 기다릴 수 있겠냐"며 "끊임없이 불편을 이야기해도 달라지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광주시교통약자이동센터 관계자는 "예산상의 이유로 법적 기준인 중증장애인 150명 당 새빛콜 1대를 마련하고 있지도 못하고 기사들도 교육이나 연차 등의 이유로 그마저도 가동을 100%하지는 못해 이용자들의 수요를 충족 시키기는 애초에 어렵다고 본다"며 "그 안에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새빛콜 수요는 증가하고 있는 반면 차량이 증차될 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광주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인사발령으로 인해 업무 파악이 덜 된 상태라 답변이 곤란하다"고 밝혔다.

kh108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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