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남부지역 수복 작전 개시 선언..."첫 방어선 돌파"
러는 우크라 공세 격퇴 주장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 초기에 빼앗겼던 헤르손 등 남부지역을 되찾기 위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와 군 당국자들은 이날 남부 지역의 다양한 방면에서 공격을 개시했다면서 헤르손 지역 인근에 러시아 점령자들의 첫번째 방어선을 돌파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측은 이밖에 헤르손 지역에 대치중인 전선의 후방에 있는 러시아 병참및 군사기지를 파괴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지난 2월 침공 초기 북부 지역의 수도 키이우 점령에 나섰다가 실패하자, 전열을 재정비해 헤르손 등 남부 지역으로 진격했고 최근 동부의 도네츠크와 루한스크를 장악하는 데 성공하며 우크라이나 전체 영토 5분의 1을 점령했다. 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에 막혀 전황은 교착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들어 남부 지역 탈환 목표를 제시하며 대대적 반격을 예고해왔다. 이를 위해 우크라이나군은 남부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를 권고하는 동시에 러시아군 보급로와 병참 기지를 파괴하는 기습 공격에 주력해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익명의 미 정부 관계자는 "이번 공격 작전은 전황을 유리하게 이끌어가려는 우크라이나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미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이같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역량이 있을 지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이라고 전했다.
볼로도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남부 지역에서 공격에 나섰다고 확인했지만, 이같은 시도가 러시아군의 강력한 저지에 의해 실패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과 미콜라이우를 겨냥해 세 방향으로 공격해왔지만 러시아군이 적극 대응해, 큰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한편 러시아가 점령중인 남부 지역 자포리자 원잔력발전소를 둘러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군 사이의 충돌이 격화되면서 핵 재앙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이 현지로 출발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그날이 왔다. IAEA 지원·보조팀이 자포리자 원전으로 가는 길에 올랐다"면서 "우리는 우크라이나는 물론 유럽에서 가장 큰 핵 시설의 안전을 보호해야한다"고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중립국 전문가로 구성된 시찰단의 명단이나 현지 도착 날자 등은 보안상의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외신들은 이들이 이번 주 후반부터 현장에서 시찰 임무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3일 러시아와의 협상을 위해 피점령지를 양보할 생각이 없으며, 8년전 빼앗긴 크림반도까지 되찾겠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와의 협상을 위해 현재 러시아군과 대치 중인 전선을 그대로 동결하는 데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6개월째로 접어드는 등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러시아에 일부 점령지를 양보하면서 정전 협정을 맺는 방안에 대해 쐐기를 박고 공세 전환으로 전세를 반전시키겠다는 의지로 평가된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