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100인 '청년자살예방' 토론회 개최
청년 자살, 유가족도 피폐해져
청년 정신건강, 통합적 관점에서 봐야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우리는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그렇지 않은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오늘날 청년 사망자 2명 중 1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서울시가 청년자살 예방을 주제로 시민들이 토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청년 사망자 중 54.4%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참석자들은 청년의 정신건강을 통합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청년자살 예방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24일 서울시자살예방센터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후로 전국의 청년 자살자 수는 급증했다. 19세 이하 청년 연평균 자살자 수는 2020년 317명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6년~2019년(282.3명)에 비해 12% 증가했다. 20대의 경우는 2020년 1471명으로 이전(1175.3명)보다 무려 25% 증가해 증가폭이 더 컸다.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서울 청년의 생명을 살려라' 100인 토론회 2022.08.24 mrnobody@newspim.com |
서울시 청년들의 상황은 타 지역 대비 심각하다. 증가율이 가파를뿐 아니라 30대 청년의 자살률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연평균 자살자 수는 19세 이하 58명(2016년~2019년 25.8명), 20대 297명(229명), 30대 369명(333.8명)으로 나타났다.
센터는 전날 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서울 청년의 생명을 살려라'라는 주제로 100인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장 입구는 청년들을 위로하는 문구로 가득 채워졌다. '괜찮아 다 잘 될거야'라는 위로의 말부터 '경쟁사회에서 바삐 살아온 청년에게 쉼을 주세요'라는 기성세대에 대한 요구까지 다양한 메시지가 삶에 지친 청년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었다.
토론회에는 80여명의 일반시민과 활동가들이 참석했다. 10여개의 원탁 테이블에 7~8명씩 둘러 앉아 각자가 생각하는 청년자살 문제의 원인, 해결책 등을 자유롭게 이야기했다.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서울 청년의 생명을 살려라' 100인 토론회 2022.08.24 mrnobody@newspim.com |
토론의 원활한 진행을 돕는 '퍼실리테이터'가 각 테이블마다 한명씩 배석해 토론을 이끌었다. 참석자들의 답변 시간을 나누고 필요한 질문을 던지며 토론의 효과성을 높였다.
'시민 100인의 의견을 듣는다'는 토론회 취지에 맞게 참석자들은 머리가 희끗한 노인부터 장발의 남성 청년까지 다양했다. 하지만 참석자 대다수는 '청년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묻는 질문엔 '매우 심각하다', '심각하다'를 선택하며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최근 남동생을 잃은 참석자 이모 씨(20대)는 "동생을 잃은 2020년도는 제가 없는 해였다. 다 부질없고 의미 없다는 생각으로 무기력하게 보냈다"라며 "이 순간에도 슬픔을 갖고 살아가는 유가족이나 친구들이 그러지 말길 바라며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참석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유족의 한사람, 누나로서 청년들이 나쁜 선택을 하는 이유를 발견하길 고대하며 모든 분께 소중한 의견과 생각을 부탁한다"라고 말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서울 청년의 생명을 살려라' 100인 토론회 2022.08.24 mrnobody@newspim.com |
발제에서 김지연 뜻밖의 상담소 소장은 "청년의 정신건강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통합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접근이 필요하다"며 "복합적이고 다양한 어려움을 경험하는 청년에게 통합적이고 연속성 있는 서비스제공을 위해 청년 관련 기관과의 협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김현수 서울시자살예방센터 센터장은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보호종료청년을 언급하며 "청년을 미래의 희망, 나라의 기둥이라고 하지만 시민으로서 권리는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청년 자살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청년 사망자 2명중 1명이 자살로 죽음을 맞이하는 사회가 됐다"며 "이 자리를 통해 좋은 의견, 실천가능한 방법이 나와 청년 자살률이 높지 않은 사회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Mrnobod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