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현장] 30개월 이상 美소고기 수입?...마장동 축산시장 "어차피 장사 안 돼, 큰 영향은 글쎄"

기사입력 : 2025년07월29일 14:06

최종수정 : 2025년07월29일 17:32

한미 관세협상 막판 총력전...농축산물 협상 테이블 오를 전망
상인들 "한우와 수요 분리돼 큰 영향 없을수도...유통·식당은 긍정적"
소비자 "광우병 파동 이후, 찝찝한 마음이 남아...안 사먹을 것"

[서울=뉴스핌] 고다연 기자 = "영향은 있을 수 있겠지만 어차피 요새 다 장사가 안돼서…"

한미 관세협상이 막판 총력전에 접어들며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상호 관세부과를 사흘 앞둔 29일 오전, 서울 성동구 마장 축산물시장에서 한우를 파는 70대 상인 A씨는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가 수입되면)미국산을 먹느라 한우 수요가 줄어들 수 있겠지만 어차피 (지금도) 한우가 안 나가서 미국산 신경 쓸 일이 없을 것 같다"며 씁쓸하게 웃어 보였다.

한미 관세협상이 막판 총력전에 접어들며 30개월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29일 오전 방문한 마장동 축산물시장. [사진=고다연 기자]

평일이어서 그런지 축산시장에 손님들은 많지 않았다. 상인들은 분주하게 고기를 썰거나 옮겼다. 더위에 지쳐 선풍기 앞에서 바람을 쐬고 있는 상인들도 있었다.

붉은 불빛의 냉장 진열대에는 각종 생고기가 부위별로 진열되어 있었다. 시장 거리를 두리번거리며 돌아다니는 취재진에게 "어떤 상품을 찾으시냐"며 묻기도 했다. 칼 여러 개를 나란히 놓고 갈거나 냉장 차량에 고기를 싣는 상인들도 있었다.

70대 상인 김모 씨는 "가격을 낮춰서 수입되니 한우 판매에 영향이 아예 없진 않을 것 같지만 영향이 크진 않을 것 같다"며 "미국산도 좋은 고기들은 좋다"고 설명했다.

한우와 미국산 소고기의 수요가 분리되어 있어 큰 영향은 없을 수도 있다고 전망하는 상인들도 있었다.

가게 앞에 서있던 40대 오준호 씨는 "한우는 배고파서 먹는다기보다는 기념일에 먹거나 선물을 하거나 이럴 때 찾는 분들이 많고 수입육은 가족들이 편하게 먹을 때 찾는 분들이 많다"며 "아마 소비자 층이 달라서 한우 업계에 큰 영향은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입육을 함께 판매하는 40대 상인 박모 씨는 "개월 수를 안 따지는 소비자들도 있고, 시간이 흐르면서 수입육에 대해 관대해진 것 같다"며 "한우는 원래 소비하는 분들이 따로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도 "맛과 가격이 괜찮으면 주력으로 판매 할 수 있다"면서 "손님들이 찾으면 결정할 것 같다"고 전했다.

저렴한 가격에 소고기를 유통·활용할 수 있는 식당과 유통업계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40년 넘게 축산 유통업에 종사했다는 60대 상인 B씨는 "저렴한 30개월 미국산 소고기가 들어오면 식당들은 아마 좋을 것"이라며 "유통 쪽 매출도 아마 더 나아질 것 같다"고 예측했다. 한우 가격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타격이 있을 수 있는데 결국 덜 팔리면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라 설명했다.

다만 30개월 이상 미국산 소고기가 수입될 경우 소비자의 반응은 아직 미지수다. 50대 주부 김모 씨는 "광우병 파동 이후 세월이 많이 흐르긴 했지만 찝찝한 마음이 남아 있어 사먹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달 1일이면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 상호관세가 부과된다. 협상에서 미국은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제한 철폐를 우리나라에 요구하고 있다. 요구이긴 하지만, 사실상 강요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더 많다. 

미국 측 압박이 강해지자 한국 역시 그동안 협상 불가 영역이었던 소고기와 쌀 시장 개방을 일부 양보할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지난 2008년 '광우병 파동' 이후 30개월령 미만 미국산 소고기만 수입하고 있다.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는 구이용보다 가공육으로 햄버거 패티 등에 주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

농민단체는 반발하고 있다. 28일 한국농축산연합회 등은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수입연령 제한과 사과에 대한 식물검역은 국내법과 WTO 등 국제협정 등에 따른 정당한 조치이며, 국민건강과 직결된 것으로 절대 포기해선 안 되는 문제"라며 "농축산물을 협상대상에서 제외해 식량주권과 국민건강권을 반드시 사수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한 대형마트의 미국산 쇠고기 진열대 모습 <뉴스핌 DB>

gdy10@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사진
"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