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방탄소년단을 시작으로 K팝이 미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정조준하고 있다.
싸이 '강남스타일'이 K팝의 존재를 알렸다면 방탄소년단은 서구권에 제대로 된 소통창구(팬덤)를 만들면서 진출 도로를 깔았다. 이를 바탕으로 4세대 아이돌까지 최대 음악 전문 매체 빌보드를 차례로 점령해 나가고 있다.
◆ 빌보드 장기 흥행…메인 차트 점령한 방탄소년단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메인 차트 '핫 100'에서 1위를 거머쥐었던 방탄소년단이 빌보드서 장기 흥행을 하고 있다. 먼저 방탄소년단 진·지민·뷔·정국이 베니 블랑코, 스눕독과 협업한 '배드 디시전스(Bad Decisions)'가 '핫 100'에서 10위(8월 20일자)를 기록했다.
이는 진입 첫 주 기록으로, 빌보드는 "발매 첫 주에 이 곡은 1010만 회 스트리밍 됐고 디지털 다운로드 수, CD/카세트 판매량 등은 6만 6000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방탄소년단 뷔(왼쪽부터), 슈가, 진, 정국, RM, 지민, 제이홉이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Butter' 발매 기념 글로벌 기자간담회에서 포토타임을 가지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서머송, 새 디지털 싱글 'Butter'는 중독성 강한 댄스 팝 장르로, 도입부부터 귀를 사로잡는 베이스 라인과 청량한 신스 사운드가 특징이다. 2021.05.21 kilroy023@newspim.com |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10곡 이상을 빌보드 '핫 100' 톱10에 올린 최초의 한국 아티스트가 됐다. '배드 디시전스'는 '핫 100' 외에도 '디지털 송 세일즈'에서는 차트에 진입하면서 곧바로 1위를 차지했으며, '빌보드 글로벌 200'과 '빌보드 글로벌(미국 제외)'에서는 각각 6위와 7위에 올랐다.
특히 이들의 앤솔러지 앨범 '프루프(Proof)'는 8월 13일자 차트에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62위를 차지하면서 8주 연속 차트인에 성공했다. 이외에도 '월드 앨범' 5위, '톱 커런트 앨범' 34위, '톱 세일즈 앨범 53위'에 안착하는 기록을 세웠다.
방탄소년단은 빌보드에서 장기흥행 중이다. '빌보드 200'과 '글로벌(미국제외)'에서는 '다이너마이트(Dynamite)'와 '버터(Butter)',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가 발표된 이래 단 한번도 차트아웃 하지 않고 흥행을 잇고 있다.
또 정국과 찰리푸스의 협업곡 '레프트 앤 라이트(Left and Right)'는 '핫 100'에서 57위로 6주 연속 차트인했고 '디지털 송 세일즈' 28위, '캐나다 핫 100' 44위에 자리했다.
◆ 에이티즈·TXT·에스파·있지까지…4세대의 강세
SM 아티스트 에스파도 두 번째 미니앨범 '걸스(Girls)'를 통해 K팝 걸그룹 세 번째로 '빌보드 200' 톱3에 들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7월 15일자 차트에서 5만6000장 상당의 앨범 판매량을 기록하며 3위를 기록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그룹 에스파 [사진=SM엔터테인먼트] 2022.04.19 alice09@newspim.com |
전작 '새비지(Savage)'가 20위를 차지한 것보다 무려 17계단이나 상승한 셈이다. '빌보드 200'에서는 K팝 3세대 대표 걸그룹 블랙핑크(2위)와 트와이스(3위)에 이어 3위 안에 들어온 것으로, 4세대 걸그룹 중에서는 최고 순위이다.
JYP의 4세대 걸그룹 있지도 K팝 걸그룹 중 네 번째로 '빌보드 200' 톱10에 들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미니 5집 '체크 메이트(CHECKMATE)'로 7월 30일자 차트에서 8위로 진입해 자체 최고 기록을 달성한데 이어 8월 6일자 차트까지 2주 연속 랭크인에 성공했다.
또 '아티스트 100' 36위를 비롯해 '월드 앨범' 4위, '톱 앨범 세일즈', '톱 커런트 앨범 세일즈' 5위 등 빌보드 주요 7개 부문에도 차트인했다.
보이그룹 에이티즈도 빌보드 6개 차트에서 활약하며 글로벌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발표된 빌보드 차트에 따르면 에이티즈는 최신 앨범 '더 월드 에피소드1: 무브먼트(THE WORLD EP. 1:MOVEMENT)'를 통해 '빌보드 200'에서 3위를 차지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 발매한 앨범 '제로 : 피버 파트 3(ZERO : FEVER Part.3)'에 이어 이번에도 '월드 앨범(World Albums)' 차트 1위를 석권했을 뿐만 아니라, '톱 앨범 세일즈' 및 '톱 커런트 앨범 세일즈)' 차트에서도 2위를 차지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그룹 에이티즈 [사진=KQ엔터테인먼트] 2022.08.17 alice09@newspim.com |
이처럼 유독 빌보드와 미국 음악 시장에서 4세대 아이돌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아이돌 외에도 태연, 아이유, 포레스텔라 등 역시 해외 팬층이 확산되고 있다. 해외 음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칼군무와 아티스트들의 화려한 메이크업 등이 해외 가수들과 다르기 때문에 인기 요인으로 꼽히지만 여기엔 한국 가수들만 가지고 있는 '세계관'도 한 몫을 하고 있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아이돌의 경우 뮤직비디오를 통해 이들의 세계관을 녹여내고 다음에 이어질 앨범에 대해 힌트를 숨겨놓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를 추측하고 추리하는데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민재 대중음악 평론가는 "예전과 지금 그룹들의 차이는 환경이다. 1, 2세대 그룹도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 활동했다면 세계적으로 뻗어나갈 요소가 충분했다고 생각한다"라며 "지금같은 경우 인프라나 환경 등이 우리나라만 갖춰진 것은 아니지만, K팝이 미국 시장에서 성적면으로 치고 나간다는 것은 아티스트의 탄탄한 실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실력이나 음악적인 매력, 비주얼이 출중하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관심을 갖는 것이라 생각한다. 또 모든 일이 시작이 어렵지 한번 물꼬가 트이면 이후에는 쉬워진다. 방탄소년단이 3~4년 사이에 큰 인기를 얻으며 K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이게 많은 K팝 그룹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