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우선 금융정책 '위험관리'
민간부채 급증에 선제 대응
가상자산 거래소 등록 완결
대출만기 연장 문제도 대응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5일 "금융위원장으로 일하는 동안 '위험관리'를 금융정책의 최우선순위로 놓고 매진했다"며 1년여 간의 위원장직으로 재임한 소회를 밝혔다.
고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임식을 열고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됐던 지난해 8월초 가계부채는 1800조원을 넘어 폭증하고 부동산가격 상승세도 꺾일 줄 모르는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제적 파장을 가늠하기 어려운 급박한 상황이었다"며 "가계부채 급증 차단 등을 통한 '금융안정 도모'는 위원장의 가장 중요한 책무였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 2021.12.09 pangbin@newspim.com |
그는 "8월말 취임 당시 많이 고민했었다"며 "'부채 관리'가 일반 국민들로부터 칭찬받기 어려운 인기 없는 정책임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지만 당장의 불편함이 가중되더라도, 앞으로 벌어질 수 있는 더 큰 위기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저의 소임이라고 생각했다"며 "취임 시 9.5%였던 가계부채 증가율이 최근 3%대로 하락했다"고 지난 성과를 밝혔다.
고 위원장은 "국내외 물가상승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최근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인상을 추진 중"이라며 "이에 따라 우리 경제에 미칠 충격 등 불확실성이 함께 높아지고 있다"고 경기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지금 돌이켜 보면, 그래도 우리는 민간부채 급증에 한발 빠르게 대응을 시작한 셈"이라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추가적으로 버블이 쌓이는 것을 막고 거품붕괴의 부작용을 줄이는데 금융위원회가 일정부분 선제적으로 기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대 현안이었던 부채관리 이외에도 지난해 추석연휴 직후로 예정돼 있었던 가상자산 거래소 등록이 시장혼란 없이 마무리돼 가상자산 제도화가 무난하게 첫발을 내딛게 됐다"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던 자영업자·소상공인에 대한 대출만기 연장 문제도 금융권과 적극적으로 협조하여 대응해 왔다"고 했다.
또 "빅테크·핀테크에 대한 동일기능·동일규제 원칙의 정립, 최근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한 은행·증권·보험·여전 등 금융산업별 새로운 발전방향 모색, 사업재편·혁신 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자금지원도 재임기간 중 꾸준하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재임 기간까지 포함해 주로 금융·거시분야 정책을 수립·추진하는 업무를 했었다"며 "1997년 외환위기, 2003년 카드사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등 많은 금융위기를 겪었는데, 특히 지난 2년여 동안은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며 그 과정에서 늘어난 유동성과 과도한 부채 문제와 씨름했다"고 그간의 공직생활을 술회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그 과정은 지극히 어렵고 힘든 고됨의 연속이었지만, 공직생활을 마무리하는 지금 돌이켜보니, 금융위원회 직원 여러분들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기에 여러 현안에 대한 대처가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며 감사를 전했다.
byh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