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피해자 영상녹화진술 위헌 결정에 대안 마련
"성폭력처벌법 개정안 국무회의 통과, 곧 국회 제출"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19세 미만 성폭력범죄 피해자가 법정 출석 없이 한 피해 진술을 맞춤형 증거보전절차를 통해 증거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법무부는 이같은 절차 도입을 골자로 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이 지난 28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과천=뉴스핌] 백인혁 기자 =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 위치한 법무부의 모습. 2020.12.03 dlsgur9757@newspim.com |
앞서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2월 피고인의 반대신문 없이 영상물에 수록된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의 진술을 증거로 하도록 한 성폭력처벌법 조항에 대해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위헌 결정했다.
이에 법무부는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보장하면서도 미성년 피해자를 2차 피해로부터 보호할 수 있도록 아동친화적 증거보전절차 등을 도입하는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수사과정에서 미성년 또는 장애로 심신미약인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진술을 영상녹화했을 때 원칙적으로 공판 전 증인신문을 위한 증거보전절차를 통해 피의자의 반대신문권을 보장하고, 공판절차에서 피해자 증언 없이도 영상녹화물을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증거보전절차는 공판절차의 증거조사 시기까지 기다려 증거를 이용하기 곤란한 경우 미리 증인신문을 통해 증거를 조사해 결과를 보전해두기 위한 형사소송법상 절차다.
다만 수사단계에서 피의자가 반대신문을 포기한 경우나 미성년 등 피해자가 사망, 질병 또는 트라우마, 공포, 기억소실 등 사유로 법정 진술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증거보전절차 없이도 피해자 진술 영상녹화물을 증거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법무부는 증거보전절차 진행시 미성년 등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증인신문 방식, 장소 등에 관해 피해자 특성에 맞춘 특례도 신설했다.
이에 따라 증거보전기일 이전에 신문사항 및 방법 결정을 위한 준비절차를 거치고 법정이 아닌 별도로 마련된 아동친화적인 장소에서 훈련된 전문조사관이 피해자에 대한 신문을 중개하게 된다. 또 비디오 등 중계장치에 의해 그 과정이 법정에 전달되도록 함으로써 피해자가 피의자를 대면하거나 공격적인 반대신문에 노출되는 2차 피해를 방지할 예정이다.
아울러 동일인 조사 원칙, 절차 지연 방지, 아동친화적 장소 조사 원칙, 피고인 접촉·대면 방지, 무관한 성적 이력 등 질문 방지, 명확하고 충분한 절차 설명 등 수사기관과 법원이 국제아동인권규범을 반영해 피해자의 이익을 최상으로 고려한 특별한 보호조치를 하도록 규정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국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개정안이 통과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여성가족부, 대검찰청, 경찰청과 유관기관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개정안에 따른 증거보전절차가 원활히 시행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의해나가겠다"고 말했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