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코인 마켓 투자자보호 대책 긴급점검'
"시행령에 코인 상장 기준 통일 방안 반영"
업계 "코인 상장 심사 가이드라인은 환영"
"규제로 일률적 코인 상장은 독점 우려"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코인 상장 기준을 통일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루나 사태를 계기로 코인 상장 심사 기준이 거래소마다 다르고,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상장 심사 기준을 통일할 경우 코인에 대한 법률 보장이 되는 만큼, 거래소들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나친 규제로 거래소들이 천편일률적으로 코인을 상장하게 될 경우 독점현상 심화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겸 가상자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과 코인 마켓 투자자보호 대책 긴급점검' 당정 간담회에서 "거래소별로 코인 상장 기준이 다르다는 것이 이렇게 큰 부작용을 가져올지 몰랐다"며 "디지털자산기본법(가칭) 입법시 가장 먼저 거래소의 코인 상장 기준을 통일하는 방안을 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디지털 자산기본법 제정과 코인 마켓 투자자보호 대책 긴급 당정 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업비트 이석우 대표, 빗썸 허백영 대표,코인원 강명구 부대표, 코빗 오세진 대표, 고팍스 이준행 대표 등 참석자들이 성일종 정책위의장의 모두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22.05.24 kilroy023@newspim.com |
기본법 제정까지 수일이 소요되는 만큼,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 시행령 개정에 상장 기준 통일 방안을 먼저 반영할 방침이다. 지방선거 직후 2차, 3차 당정 간담회를 통해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한다.
일관성 없는 거래소 코인 상장 기준에 대한 지적은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LUNA)와 테라USD(UST) 폭락으로 50조원에 달하는 자산가치가 휴지조각이 되는 등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면서 불거졌다.
금융당국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들마다 코인 상장 심사 기준이 제각기 다르고, 상장 절차 역시 비공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들이 공개한 상장 기준은 ▲코인을 만든 프로젝트의 CTO나 조직, 재단의 신뢰성(이력) ▲코인 유통량·발행량 등의 추상적이고 개괄적인 항목에 불과하며, 구체적인 기준은 대외비밀이라는 입장이다.
일부 거래소의 경우 상장 심사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상장 심사위원회 멤버로 외부전문가를 영입하라는 금융당국의 권고를 수년 동안 무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거래소 감사 시 코인 상장 심사의 고도화를 위해 상장 심사위원회 평가위원으로 외부전문가를 확충하라고 여러 번 권고했지만, 일부 거래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4대 거래소 중 하나인 A거래소의 경우 지난달 상장심사위원회 위원으로 외부 인사를 영입했다. 2013년 출범한 이래로 무려 9년간 외부전문가가 없었던 것. 이 거래소의 루나 상장일은 지난 2019년 5월 9일이다. B거래소의 경우 지난해 4분기에 외부 위원회를 구성했다. 이 거래소 역시 루나 상장 시기(2021년 6월 1일)에는 외부전문가가 없었다.
거래소들은 상장 심사 기준을 통일하는 법령이 마련된다면, 코인 '셀프 상장'이란 오명을 벗을 수 있어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은행연합회 가이드라인처럼 상장 심사 기준이 공식적으로 나온다면, 오히려 코인에 대한 법률적 보장이 돼 거래소 입장에서는 나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상장 심사 기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되, 지나치게 세부적인 규제는 피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또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코인 상장은 거래소의 정체성"이라며 "지나친 규제로 거래소들이 일률적으로 코인을 상장하게 되면, 유동성 많은 거래소로 투자가 몰려 거래소 독점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코인시장은 한국거래소와 달리 거래소가 여러 개 있고, 해외송금도 가능하고 해외거래소도 국내 사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다"며 "자꾸 획일적인 기준을 마련하자 하는데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일본이 코인 상장을 획일화한 대표적인 사례다. 일본의 경우 거래소연합회의 심사를 통과한 코인에 대해서만 거래소들이 상장 여부를 고민할 수 있다. 현재 일본 거래소연합회 화이트리스트에 등재된 코인은 30여개로, 투자자들이 외국 거래소로 빠져나가는 등 산업 발전이 멈춰있는 상황이다.
byh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