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5G 고가요금제에 도피처로 알뜰폰 부상
"중소 사업자 70개 이상 난립...M&A 등 노력 필요"
[편집자] 고령층이 쓰는 폰? NO!. 알뜰폰에 대한 MZ세대들의 관심이 늘며 시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때를 같이해 통신업계에선 알뜰폰 시장 규제가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각 사업자 별로 쟁점에 대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립니다. 이에 총 3회에 걸쳐 알뜰폰 시장의 변화와 쟁점, 성장을 위한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짚어봅니다.
[서울=뉴스핌] 김지나 이지민 기자 = "통신사를 통해 휴대폰을 사면 그 당시엔 할인을 받아도 통신비가 너무 비쌉니다. 통신사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한 달에 6~8만원인데 알뜰폰 요금제는 3만원이니, 2년 동안 60~80만원은 아낄수 있으니까요.". 1년 반 동안 알뜰폰을 쓰고 있는 29세 직장인 이 모 씨의 말이다.
알뜰폰 시장이 커지며 시장 규제 이슈로 업계가 시끄럽다. 하지만 정작 알뜰폰 시장 논의에 있어서 알뜰폰으로 넘어가는 소비자들은 왜 알뜰폰을 대안으로 삼는지, 또 가계통신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어떤 논의를 해야 하는 지는 빠져있다는 지적이다.
◆5G 고가요금에 알들폰을 대안으로 삼는 MZ세대
3일 업계에 따르면 MZ세대들이 알뜰폰으로 이동하는 것은 5세대이동통신(5G) 상용화와 함께 통신 요금제가 고가로 형성되며 선택의 폭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한 중소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5G가 상용화되고 3년 동안 확실히 MZ세대 고객들이 많이 늘었다"면서 "이들은 통신사에서 제시하는 결합상품보단, 무약정에 10원, 20원 단위까지 따져 더 싼 값의 알뜰폰 요금제를 찾아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세종텔레콤의 알뜰폰 브랜드 '스노우맨'의 MZ세대 점유율은 60%에 육박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온라인몰이 강화되며 MZ세대들의 유입이 눈에 띄게 는 것이다.
LG헬로비전의 알뜰폰 브랜드 LG헬로모바일의 2020년 기준 유심 신규 가입자 중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50%로 나타났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유심 요금제 자체가 온라인으로 가입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20~40대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LG헬로비전 모델들이 18일 픽미픽미에서 무인매장 유심 판매를 홍보하고 있다. [사진=LG헬로비전] |
◆고가 5G 요금제에 '중저가요금제' 카드..."소비자 선택지 넓혀야"
5G 상용화 이후 이통3사의 고가 요금제 논란은 계속해서 이어져 왔다. 이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새 정부 주요 통신 정책 중 하나로 5G 요금제 다양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5G 중간요금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현재 이통3사가 제공하는 5G 요금제는 10~12GB 이하(5만5000원)와 100GB 이상(6만9000원)으로 양극화되어 있다. 반면, 소비자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20GB~30GB 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인수위는 이용자가 실제 쓰는 데이터 사용량에 맞는 중간 요금제를 신설해 간극을 채우겠다는 입장인 것이다.
이통3사는 5G 요금제 다양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소비자들의 실 사용량에 맞는 중간 요금제는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사진=뉴스핌DB] |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알뜰폰 시장이 커졌고, 통신비 인하에 일정부분 기여한 것은 맞다"면서 "알뜰폰 소비자는 어차피 자연스럽게 내가 원하는 통신사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하고, 알뜰폰으로 가지 않고도 통신사 안에서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요금제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통신비 절감을 위해 알뜰폰이 대안으로 부상하는 상황에, 알뜰폰 시장이 성숙하기 위해선 중소 사업자들의 자성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알뜰폰 중소사업자들은 여러 작은 사업자들 70여개가 난립한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인수합병(M&A)을 통해 중견 이상의 알뜰폰 사업자로 확대하고, 정부에선 M&A를 지원하는 식의 정책적 역할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