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봉쇄로 비료, 농기계 부품 등 조달 차질
광산인력 등 조직해 5월 농번기 투입해도 한계
[서울=뉴스핌] 차상근 기자 =북한 당국이 식량 증산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비료, 농기계 등이 태부족해 올해 농사전망도 우울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11일(현지시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북한이 '농사 제일주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지만 협동농장에는 비료, 비닐박막, 농기계 등 농사용 기자재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엎친데 덮친 격으로 국제 유가와 비료값, 곡물가까지 폭등하면서 올해 농사 전망도 암울할 것이란 푸념이 나오고 있어 작년보다 생산량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함경북도 한 협동농장 소속의 소식통에 따르면 비료의 경우 중국산은 아예 공급되지 않았고 국내산 비료로만 충당하고 있는데, 이 마저도 전체 필요량의 20%밖에는 들어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농장측은 철도역에서 농장까지 비료 운송비용을 부담하기 위해 할당된 비료를 일부 팔아야 해서 확보할 수 있는 비료량은 소요량의 15%선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뉴스핌]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연포온실농장 건설 착공식이 18일에 성대히 진행됐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착공식에 참석하셨다"고 보도했다. [사진 = 노동신문] 2022.02.19 |
이 소식통은 또 북중 국경 봉쇄로 부속품 수입이 제한된 상황에서 부품이 고장난 농기계가 너무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5월 본격 파종철을 앞두고 북한 당국은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대규모 농촌일꾼 동원을 통해 난관을 돌파하려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의 경우 무산광산 노동자 중에서 20~30명으로 구성된 '농촌지원대'를 조직해 지역 농장에 배치하고 있다.
이와 관련 노동신문은 10일자 '온 나라가 황해남도 농사를 힘껏 돕자'란 제목의 기사에서 "여러 성(省), 중앙기관에서도 황해남도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데 맞게 하나하나 실속 있게 집행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농업전선이 사회주의 건설의 주타격 전방이라면 그 전초선은 바로 황해남도"라며 농촌지원을 독려했다.
황해남도는 북한 최대 곡창지대이며 작물증산의 바로미터가 되는 곳이어서 북한당국이 내세운 농업증산 활동의 선봉대 역할을 하고 있다. 북한은 올 들어 농민들에게 알곡 생산구조 전환을 통한 '다수확'을 주문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 증산 독려에 따라 김덕훈 내각 총리도 최근 비료공장과 협동농장을 잇달아 방문했다.
RFA는 북한의 비료·농기계 등 보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인력 투입만으론 농업 생산량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김정은 정권의 새 농업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skc84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