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댐·하천 관리 부실책임 인정
중조위 역사상 가장 큰 분쟁 규모
정부·수공·지자체 분담 지급 예정
[세종=뉴스핌] 성소의 기자 = 환경부 소속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가 지난 2020년 8월 홍수로 피해를 입은 주민 7000여명에게 1400억원이 넘는 배상금을 지급한다고 22일 밝혔다.
앞서 지난 2020년 8월 기상관측 이래 최장 기간 장마로 경남 합천과 충북 청주 등 중‧남부 지역에 큰 홍수 피해가 발생하면서 이번 분쟁 조정이 시작됐다. 지난해 7월 합천군과 17개 시군 주민들은 정부와 한국수자원공사 및 지자체를 상대로 배상 책임을 물었고, 중조위가 분쟁 조정을 맡으면서 관련 절차에 들갔다. 이후 지난 3월 16일 섬진강 8개 시군 사건 조정 결정에 대한 이의 신청 기간이 만료되면서 모든 절차가 종료됐다.
8430명의 피해 주민들이 총 3763억5600만원의 배상금 지급을 신청했으며 중조위는 7733명에게 총 1483억5700만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일부 주민을 제외하고 양측이 동의하면서 수해 배상책임을 둘러싼 갈등은 해소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중조위는 설명했다.
합천군 율곡면 수해현장에서 5870부대원과 민관 합동으로 홍수피해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사진=합천군]2020.08.11 yun0114@newspim.com |
중조위가 1400억원이 넘는 배상금을 책정한 이유는 정부와 관련 기관의 관리 부실 책임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환경부 등 관계부처 원인 조사 결과 정부와 지자체, 한국수자원공사의 댐‧하천 관리 미흡이 있었던 점과 주민들이 코로나19 재난까지 겹쳐 생활고를 겪고 있는 점 등이 함께 고려됐다.
다만 역대급 장마라는 천재지변으로 불가피하게 피해가 발생한 부분을 고려해 부담비율은 댐 별로 각각 다르게 산정됐다. 섬진강댐 48%, 용담댐 64%, 대청댐 51%, 합천댐 72%, 남강댐 64% 등으로 정해졌다. 아울러 홍수시 침수 피해가 처음부터 예견되는 하천구역이나 홍수관리구역에서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는 당사자 간 합의 가능성이 없다고 봐 해당 주민은 조정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번에 결정된 조정금은 정부, 한국수자원공사 및 관련 광역‧기초 지자체가 분담해 지급할 예정이다.
당사자가 동의한 조정 결정은 환경분쟁 조정법에 따라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이에 따라 7671명 신청인들에 대한 조정금액 지급절차가 조만간 완료될 예정이다. 다만 당초 하천구역 또는 홍수관리구역 피해라는 이유 등으로 조정종결된 신청인 697명, 조정결정에 불복해 이의를 신청한 신청인 62명은 권리 주장을 하고자 할 경우 소송 등 별도의 조치가 필요하다.
이번 사건은 중조위가 하천수위 변화로 인한 분쟁을 다룬 첫 사례다. 이와 함께 중조위 역사상 총액 기준으로 가장 큰 규모의 분쟁조정이다.
신진수 위원장은 "조정 결과에 대해 모든 당사자가 다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큰 고통을 겪은 주민분들이 상처를 딛고 조속히 일상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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