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 이후 추진, 5~6월 본격화 예상
포스코, 한화는 선 긋기…해외기업은 가능성 낮아
[서울=뉴스핌] 정연우 기자 = KDB산업은행(산은)이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향후 대우조선의 새 주인이 누가 될 지 관심이 집중된다. 대우조선 매각을 위한 산은의 경영컨설팅 절차가 끝나면 인수 기업 찾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지난 1월부터 대우조선 매각을 위한 경영컨설팅에 착수했다. 경영컨설팅은 이달 마무리된다. 산은은 경영컨설팅 결과를 보고 매각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실제 매각 추진은 차기 정권 이후로 넘어가게 됐다. 새 정부가 들어서는 오는 5~6월 즈음 본격 추진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대우조선해양 거제조선소 [사진=대우조선해양] |
산은 입장에서는 대우조선을 인수할 회사를 하루 빨리 찾는 게 숙제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의 체질 개선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한 경영컨설팅을 하고 있다"며 "결과가 나온 뒤 정부 등의 협의를 거쳐 중장기 관리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인수 후보로는 포스코와 한화가 거론되고 있지만 이들 기업은 선을 긋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2008년 대우조선 매각 때 GS그룹과 함께 인수에 나섰으나 컨소시엄 구성에 실패했다. 지난 2010년에도 다시 인수를 검토했지만 우선순위였던 대우인터내셔널을 가져가며 인수를 포기했다.
2008년 당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한화는 미국 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매각절차가 중단됐다. 그 후 대우조선은 2009년 12월과 2012년 1월에도 매각을 시도했지만 인수 기업은 나타나지 않았다.
대우조선의 몸값은 2조원에 달한다. 수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인수하겠다며 선뜻 나서는 기업은 없다는 분석이다.
EU(유럽연합) 측의 반대로 한 번 매각이 불발된 현대중공업과의 재추진은 없을 것이라는 것도 업계의 관측이다. 현대중공업은 2019년부터 대우조선 인수를 추진했지만 유럽 경쟁당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두 회사의 결합 시 LNG 선박 등 친환경 선박 시장의 70%를 점유하게 된다는 게 불허 결정 이유였다.
해외기업의 인수 가능성도 희박하다. 방위산업을 영위하고 있는 대우조선은 군함과 LNG(액화천연가스)선 등 특수선 기술을 보유했기 때문에 해외 매각은 국내 조선업 경쟁력 악화오 이어질 수 있다.
최근에는 산은이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KDBI)로 지분을 넘긴 뒤 대우조선 매각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는 의혹도 나돌고 있다. 의혹을 제기한 국민의힘 서일준 의원은 산은 측이 대우조선 지분 55.7%를 KDBI로 넘긴 뒤 매각을 검토 중이라며 중단을 촉구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인수 후보로 선박 후판을 만드는 포스코와 방위산업을 하는 한화가 가장 유력하다는 말이 업계에서 돌고 있지만 두 회사 모두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매각과 관련해서는 산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softco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