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활동 이유 등으로 해고…37년 만 명예 복직
"해고는 사회 구성원 존엄·보편적 인권 위협"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송두환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해고노동자 김진숙 씨 명예 복직을 환영하며 "개인 명예 회복을 넘어 인간 존엄성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송두환 위원장은 24일 낸 성명서에서 "해고노동자 김진숙 삶은 우리나라 노동운동과 민주화 투쟁의 역사와 궤를 함께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김씨 복직은 "군부 독재 시대에 자행된 국가폭력의 어두운 과거를 청산하는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김씨는 1981년 한진중공업 용접공으로 입사했다. 하지만 노동조합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대공분실에 끌려가 고초를 당했다. 같은 해 강제적인 부서 이동에 반발해 무단결근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김진숙복직연석회의 참가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노동자 김진숙의 명예회복과 복직을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은 "정치권은 '김진숙 문제'를 특정 기업의 노사 간의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국민 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에게 가해진 부당한 국가권력·시장권력 남용의 문제로 정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21.01.05 dlsgur9757@newspim.com |
2003년 함께 투쟁했던 동료들이 모두 복직했지만 재계 반대로 김씨는 명단에서 빠졌다. 김씨는 부당해고임을 주장하며 지난 36년여 동안 법적 소송을 하고 관계 기관에 중재를 요청하는 등 복직 투쟁을 이어왔다. 최근 HJ중공업과 금속노조는 김씨의 즉각적인 명예 복직과 퇴직에 합의하고 서명식을 가졌다. 김씨 명예 복직과 퇴직 행사는 오는 25일 오전 11시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열린다.
송 위원장은 "노동자에게 해고는 단순히 일자리를 잃는 고통에 머무는 게 아니라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표현될 만큼 노동자 개인과 가족, 더 나아가 사회 구성원 존엄과 보편적 인권을 위협한다"며 "해고노동자 김진숙 복직은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한 노동 존중에 대한 우리 사회 과제이자 소명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권위도 노동인권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그 길 위에서 제 역할을 하겠다"며 "그가 다시 노동자로 일터에 돌아가게 된 것에 다시 한번 축하와 환영의 뜻을 전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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