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경제 경제일반

속보

더보기

[세종시에서] 공정위 vs 해수부, '해운사 담합' 놓고 2라운드 예고

기사입력 : 2022년01월19일 16:26

최종수정 : 2022년01월19일 16:26

공정위, 해운사 운임담합 과징금 962억
해수부 "해운사 공동행위 법에 명시" 반발
농해수위, 해운법 개정 추진…재발 방지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해운업계 운임 담합건에 대해 96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자 해운업계 소관 부처인 해양수산부는 "유감스럽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좀 더 높은 수위의 입장을 낼 수도 있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3개국 순방 중인 상황에서 부처간 갈등을 표면화하고 싶지 않아서다.

하지만 해부수는 공정위의 이번 결정이 업계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판단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4년여간 이 사건을 질질 끌어오면서 해운업계가 적잖은 타격을 받았다는 점도 공정위에 책임을 물었다. 이번 공정위의 결정으로 해외 선사 또는 다른 나라로부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해수부도 반격을 준비 중이다. 해수부는 국회를 등에 업고 선사의 모든 행위 등 모든 협약에 공정거래법이 적용되지 않도록 하는 해운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이에 공정위가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양 부처 간 2차 갈등이 예견되는 대목이다. 

◆ 해운사 운임담합 공정위 제재 '1차 갈등'

해수부와 공정위의 불편한 관계는 지난 2018년 말 공정위가 해운사 담합 의혹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면서 표면화됐다.

그해 9월 화주 단체인 목재합판유통협회는 동남아정기선사협의회에 소속된 23개 정기선 사업자를 공정위에 공동행위 위반으로 신고했다. 운임가격을 사전에 협회와 상의하지 않은데다, 가격을 담합했다는 이유에서다. 협회 측은 곧바로 신고를 철회해 사건이 종료되는 듯했지만, 공정위는 직권조사를 명분으로 그해 12월부터 현재까지 사안을 끌고 왔다. 

양 부처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건 공정위가 지난 18일 해운사 23곳에 1000억원 가까운 운임담합 과징금을 부과한데 따른 것이다. 공정위는 2003년 1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총 541차례 회합 등으로 한-동남아 수출·수입 항로에서 총 120차례 운임을 합의한 12개 국적선사와 11개 외국적선사 총 23개 선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962억원을 부과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이들 간 담합은 2003년 10월 한-동남아, 한-중, 한-일 3개 항로에서 동시 운임 인상을 추진한 고려해운, 장금상선, 흥아해운 등 주요 국적선사 사장간의 교감을 계기로 시작됐다. 이후 '동남아정기선사협의회(동정협)' 소속 기타 국적선사와 아시아역내항로운임협의체(IADA) 소속 외국적선사들도 차례로 합류했다.

이들 선사는 한-동남아 항로 운임을 인상하거나 유지할 목적으로 기본운임의 최저수준, 부대운임의 신규도입 및 인상, 대형화주에 대한 입찰가격 등을 합의, 실행했다.

공정위는 이들의 행위가 해운법에서 인정한 공동행위를 벗어난 명확한 담합으로 봤다. 해운법 29조(운임 등의 협약)에 따르면 '외항화물운송사업자는 다른 회항화물운송사업자(외국인 화물운송사업자 포함)와 운임·선박배치, 화물적재, 그 밖의 운송조건에 관한 계약이나 공동행위를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단 공동행위 이후에는 그 내용을 해수부 장관에게 신고해야 하며, 협약의 내용을 변경할 경우에도 신고하도록 되어 있다.  

해수부는 해운업계가 절차대로 공동행위에 관한 내용을 해수부에 신고했다는 입장인 반면, 공정위는 해운사들의 공동행위가 해운법의 허용범위를 넘어섰다고 반박하고 있다. 

조성욱 공정위 위원장은 지난 18일 해운업계 운임담합건에 대해 브리핑을 갖고 "120차례 운임합의는 특히 해운법상 신고와 협의 요건을 준수하지 못해 해운법상 인정한 정당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며, 따라서 이러한 불법 공동행위는 공정거래법 적용 대상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조 위원장은 "120차례 운임합의는 해수부 장관에게 신고되지 않았다. 일부 선사들은 18차례 운임회복 신고를 하면 120차례 운임합의에 대한 신고는 별도로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면서 "그러나 18차례 신고와 120차례 운임합의는 전혀 별개의 것이며, 18차례 신고에 120차례 운임합의가 포함된다고 볼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정거래법이 아닌 타 법에서 허용,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공동행위라고 하더라도 그 내용상 그리고 그 절차상에 있어서 허용범위를 넘어서는 그런 공동행위에 대해서는 공정거래법을 적용해서 엄정하게 법 집행을 하겠다는 것을 저희가 대내외적으로 알린 사건이라는 점에 의의를 찾을 수 있겠다"고 평가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18일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에서 '23개 국내·외 컨테이너 정기선사의 한-동남아 항로 해상운임 담합 제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2022.01.18 jsh@newspim.com

해수부는 개별적인 운임합의의 경우 신고대상이 아니기에 별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40년 넘게 이어져온 업계 관행인데, 공정위가 '공정의 칼'을 빼들고 이제서야 문제삼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더욱이 선주들이 소비자인 화주들과 최초 합의한 것보다 오히려 더 낮은 운임으로 운영했기에 담합이 아니라고 해운사들의 편에 섰다. 

해수부 관계자는 "한 마디로 유감스럽다. 그동안 4년여간 이어오면서 우리도 업계도 많이 지켜있었는데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로 직격타를 맞은 느낌"이라며 "공정위가 앞뒤 안 가리고 사명감에 불타 내린 결정이 아닌지 되돌아보기 바란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더욱이 공정위는 현재 조사 중인 한국-중국 항로와 한국-일본 항로에서의 운임담합 건에 대해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심사보고서를 전원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해수부는 "업계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현재 해운업계는 "소송도 불사하겠다"며 강한 유감을 표시한 상황이다. 

◆ 해운법 개정안에 공정위 간섭 배제 '2차 갈등'

양 부처간 갈등은 해수부가 국회와 함께 해운법 개정안을 추진하면서 더욱 심화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9월 해운법상 공동행위 등 협약에 대해선 공정거래법을 적용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해운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재 해당 법안은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해 상임위에 계류된 상태다.

개정안의 핵심은 선사들의 담합을 공정거래법이 아닌 해운법에 적용하자는 것이다. 해운업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운임, 선박배치, 화물 적자 등 운송 조건에 관한 공동행위를 일부 허용하고 있는 만큼 관리·감독기관인 해수부가 관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개정안에는 공동행위에 대한 과징금을 현재 최대 1억원에서 10억원으로 상향하는 방안도 담겼다. 공동행위에 대한 관리·감독을 명확히 하겠다는 의지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해수부와 충분히 협의했다"면서도 "희망을 가지고 본다"고 현 상황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바꿔말하면 해수부와 충분히 협의했지만, 공정위의 입장이 반영될 가능성은 낮다고 해석해볼 수 있다.  

조홍선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하루 전 브리핑에서 "해수부 국장님과 여러 번 만났다"며 "실무적으로 해운법이 어떤 모습으로 돼 있을 때 화주들한테도 유리하고, 선사들 입장에서도 불확실성이 제거돼서 어느 정도 좀 더 명확하게 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해수부와 충분히 협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부분을 토대로 지금 국회 개정안으로 가 있는 부분도 저희들하고 해수부하고 노력해서 어느 정도는 합리적인 대안으로 바꾸려고 저희들도 할 수 있는 부분을 노력했다"며 "희망적으로는 그렇게 되지 않을까, 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해수부 입장은 좀 다르다. 공정위와 협의는 했지만, 성과는 없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국회에서 통과를 서두르고 있는 만큼, 공정위와 타협할 특별한 이유도 아직까진 없다. 이번 법 개정으로 해수부가 공정위에 지위를 뺏기는 상황을 다시는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도 담겨있을 것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공정위와 협의과정에서 어떤 결론도 난 것은 없다"면서 "국회가 추진하는 해운법이 잘 통과될 수 있도록 협조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js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SKT 이용자 1천명, 공동손배소 예고 [서울=뉴스핌] 최수아 인턴기자 = SK텔레콤(SKT) 유심 정보 해킹 사태와 관련해 이용자 1천여 명이 SKT를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 청구 공동소송을 예고했다. 법무법인 대륜은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소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주 또는 늦어도 다음 주 초에는 약 1000명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1인당 손해배상 청구 금액은 100만원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손계준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가 21일 오후 SK텔레콤의 유심(USIM) 정보 유출 사태 고발인 조사를 위해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법무법인 대륜은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와 보안 담당자 등을 정보통신망법 위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배임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2024.05.21 yym58@newspim.com 대륜은 "집단소송 신청자는 1만 명 이상이나 서류 취합까지 완료된 분들에 한해서만 1차 민사소장 접수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해당 소장을 접수한 이후에도 2차 소장 모집을 계속할 계획이다.  대륜은 "역대 최대 규모의 유심정보 유출 사고로, 장기간 해킹에 노출된 정황이 있으며 피해자들은 유심 교체 등으로 현실적인 불편을 겪었다"면서 "SKT는 보안에 소홀한 반면 높은 영업이익을 유지해왔고, 지금까지도 피해 규모나 경위에 대해 충분히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점을 종합하여 1인당 100만 원의 위자료 청구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SKT는 고객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보보호에 있어 구조적인 소홀과 의도적인 비용 감축 정황이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공동소송이란 원고 또는 피고 혹은 그 쌍방이 여러 사람일 경우, 즉 소송주체가 다수일 경우를 의미한다. 이번 사건처럼 다수에게 피해가 발생했을 때 다수의 피해자가 함께 소송에 참여한다.  앞서 대륜은 지난 1일 SKT 유영상 대표이사와 SKT 보안 책임자를 업무상 배임과 위계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으며 전날(21일) 남대문경찰서에서 고발인 조사를 받았다. geulmal@newspim.com 2025-05-22 12:49
사진
폭스콘 "AI 데이터센터, 단계 건설"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세계 최대 전자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함께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최대 100메가와트(MW) 규모로 단계적으로 건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2025 컴퓨텍스 타이베이' 기조연설에서 "이번 AI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전력이 필요한 만큼, 단계적으로 구축할 것"이라며 "1차로 20메가와트 규모로 시작한 뒤, 40메가와트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며, 궁극적으로는 100메가와트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전날 엔비디아가 대만을 대표하는 제조 기업 TSMC·폭스콘 및 대만 정부와 함께 초대형 AI 생태계를 대만에 구축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후속 설명이다. 2024년 10월 8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폭스콘 연례 기술 전시회에 전시된 폭스콘 전기이륜차 파워트레인 시스템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2025.05.14 kongsikpark@newspim.com 류 회장은 "전력은 대만에서 매우 중요한 자원"이라며 "공급 부족이라는 표현은 쓰고 싶지 않지만, 이를 감안해 여러 도시를 대상으로 부지를 분산하는 방식으로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시설은 대만 남서부 가오슝시에 우선 들어서며, 나머지는 전력 여건에 따라 다른 도시로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류 회장의 키노트 무대 위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황 CEO는 "이번 AI 센터는 폭스콘, 엔비디아, 그리고 대만 전체 생태계를 위한 시설"이라며 "우리는 대만을 위한 AI 팩토리를 만들고 있다. 여기에는 대만의 350개 파트너사가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AI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확보를 통해 AI 학습 및 추론 속도를 크게 높이고, 대만 내 AI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koinwon@newspim.com 2025-05-20 23:4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