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가 범띠 경영인 다수 포진...해결과제 산적
초코파이·신라면 등 범띠해 탄생한 장수제품도 관심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임인년 범띠해가 밝은 가운데 식품업계 범띠 경영인들에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19 사태 3년차를 맞는 가운데 급변한 사업 환경에 대응하고 신성장동력을 찾는 등 해결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오리온 초코파이, 롯데칠성의 칠성사이다. 농심 신라면 등 범띠해에 출시된 식품들이 여전히 장수제품으로 자리 잡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식품업계가 올해 호랑이 기운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호랑이힘 발휘할까"...하이트진로·롯데·오뚜기 '범띠 CEO' 주목
1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총괄대표, 황성만 오뚜기 대표, 하이트진로의 박문덕 회장과 김인규 대표는 대표적인 식품업계의 범띠 경영인(CEO)이다.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총괄대표는 1962년생 범띠로 올해 60세다. 이 대표는 지난해 말 연말 인사에서 롯데그룹 내 식품부문을 총괄하는 식품총괄대표로 선임됐으며 롯데제과 대표도 겸직하게 됐다. 기존 롯데칠성음료 대표 재직 당시 수익성 개선 등 경영능력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사업 재편 및 수익성 강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왼쪽부터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총괄대표, 황성만 오뚜기 대표,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사진=각사. |
동갑인 황성만 오뚜기 대표는 취임 2년 차를 맞아 해외사업 확대 및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오뚜기는 라면, 카레, 소스류 등 내수시장에서는 종합 식품 기업으로 자리잡았지만 해외시장 비중은 8~9%수준으로 경쟁사 대비 다소 부진한 상황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성장세가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 시장 확대가 당면한 과제인 셈이다.
하이트진로의 박문덕 회장과 김인규 대표는 각각 1950년생, 1962년생으로 범띠 띠동갑이다. 창업주인 박경복 하이트진로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인 박문덕 회장은 2005년 진로를 인수해 현재 하이트진로의 기틀을 세운 인물이다. 김인규 대표는 1989년 하이트맥주에 입사해 영업본부장, 부사장 등을 거쳐 현재 하이트진로를 이끌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입은 기업 중 하나다. 2019년 테라를 출시해 맥주시장 1위인 오비맥주와 점유율 경쟁을 가속화했지만 이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주류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다소 힘이 빠졌다. 올해에는 주류시장 회복과 테라를 비롯한 맥주 점유율 확대가 중점 과제인 셈이다. 박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테라와 진로를 중심으로 제2의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야 한다"며 해외시장 성장과 내실경영을 통한 질적 성장 등을 강조했다.
◆ 초코파이·칠성사이다·신라면...호랑이해 출시된 장수 제품 눈길
범띠해는 식품업계에는 특별한 해로 여겨진다. 오랫동안 사랑받는 장수제품 가운데 범띠해에 탄생한 제품이 유독 많기 때문이다.
롯데칠성음료의 칠성사이다는 1950년 범띠해에 출시된 제품으로 70여년째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칠성사이다는 국내 사이다시장의 약 70%에 달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단일품목으로 약 4000억원대 매출을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칼로리를 줄인 제로사이다를 선보여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상황이다.
오리온의 초코파이는 1974년 범띠해에 출시된 국민과자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 4790억원 규모로 성장해 국내(974억)보다 중국(2151억), 베트남(898억), 러시아(766억) 등 해외에서 더 잘 팔리는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오리온은 지난해 인도 신공장을 가동한데 이어 올해 러시아 내 트베리주 크립쪼바의 신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는 등 해외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농심의 신라면도 범띠해 띠동갑 제품이다. 1986년 출시된 신라면은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 9.9%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해외 매출액이 국내를 넘어서면서 매출 1조원 달성을 목전에 뒀다. 현재 미국 제2공장공을 앞두고 있으며 본격 가동할 경우 연간 3억 5000만개 라면을 추가 생산할 수 있게 되는 등 해외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외에도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빙그레의 바나나맛 우유와 투게더, 그리고 해태제과의 누가바, 에이스 등도 모두 1974년 출시된 범띠해 제품이다. 다시 돌아온 범띠해를 맞아 업체들은 호랑이 마케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빙그레는 범띠해를 기념해 바나나맛 우유에 호랑이 얼굴을 그려넣은 '어흥에디션'을 선보였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와 던킨은 각각 호랑이를 모티브로 한 '라이언 복돌이 케이크', '콘푸로스트 시리얼 도넛'을 선보였다. 코카콜라음료도 코카콜라 호랑이 일러스트를 담은 '타이거 패키지'를 내놨다.
업계관계자는 "시장에서 장수하는 브랜드들의 공통적 특징은 소비자 기호에 적절히 어필할 수 있는 우수한 제품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라며 "가장 기본적인 맛이 한국인들의 입맛을 구현했고 그 맛이 오랜 시간 소비자 인식에 자리잡으면서 경쟁제품의 침투를 어렵게 한 것이 주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