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박소담, 송새벽 주연의 영화 '특송'이 연초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지킨다. 스토리의 참신한 맛은 떨어져도 강렬하고 화끈한 액션은 보장된다.
30일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영화 '특송'이 베일을 벗었다. 박소담과 송새벽, 김의성, 한현민, 염혜란 등이 출연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약속한 시간 내에, 목적지까지 안전을 책임지는 특급배송 서비스가 이번만큼은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달린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특송'의 한 장면 [사진=NEW] 2021.12.30 jyyang@newspim.com |
◆ 짜릿·화끈한 카 체이싱과 탈주 액션…박소담·정현준의 특별한 동행
'특송'은 성공률 100%의 특송 전문 드라이버 은하(박소담)가 예기치 못한 배송사고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추격전을 그린 범죄 오락 액션 영화다. 탈북 후 은하는 폐차업체를 운영하는 백사장(김의성)와 일하지만 최악의 범죄 설계자인 경찰 신분의 조경필(송새벽)에게 쫓기는 신분이 된다. 아버지를 잃은 서원(정현준)의 유괴범에 살인 누명까지 쓴 은하는 목숨을 건 탈주에 나선다.
박소담은 불법과 합법을 오가는 책임 특송 드라이버 은하 역을 맡아 평범한 듯 하면서도 비범한 능력을 펼쳐낸다. 어떤 추격도 따돌리는 고급 운전스킬을 갖춘 것은 물론, 드라이버 하나로 차를 구하고 시동도 걸고 적도 따돌린다. 그가 탈북자라는 설정은 일면 사회적 편견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을까 우려되지만 은하의 활약상을 끝까지 본 후엔 모두 불식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특송'의 한 장면 [사진=NEW] 2021.12.30 jyyang@newspim.com |
경찰, 혹은 권력이 범죄를 저지르고 설계하는 장면은 한국 영화에서 늘 나오는 장면이다. 불법 도박 혐의를 받는 전 야구선수의 전주(錢主)인 경필 역의 송새벽은 얼굴만 나와도 지긋지긋한 악역으로 변신했다. 거금의 돈을 되찾기 위해 모략과 살인을 일삼고 경찰 신분까지 이용하는 행태는 익숙하면서도 씁쓸하다. 조경필의 타깃 서원 역의 정현준은 귀여운 외모와 당돌한 연기로 박소담과 특급 호흡을 맞춘다.
◆ 범죄를 설계하는 경찰과 목숨을 구하는 약자…재미도 의미도 '그닥'
'특송'의 스토리는 약간의 변주를 추가했을 뿐, 한국형 범죄 액션 영화라고 하면 누구나 예상 가능한 내용이다. 특별히 '기생충'으로 전 세계에 얼굴을 알린 박소담의 무한 탈주, 맨몸 액션을 만나는 재미가 이 영화의 백미다. 침착하면서도 빈틈없는 액션 능력치와 더불어 아이를 향한 인류애 넘치는 모습은 관객들의 애정을 한 몸에 받기 충분하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특송'의 한 장면 [사진=NEW] 2021.12.30 jyyang@newspim.com |
송새벽의 비열하고 잔인한 악역은 단지 배우가 바뀌었을 뿐 새롭지 않다. 우리는 이미 이같은 빌런을 지나치게 많이 봐왔다. 손에 못을 박고 아킬레스건을 끊어내는 피칠갑 액션도 별로 신선하지도 않고 재미도 없다. 궁극적으로 '특송' 같은 영화가 한국 영화신에 더 필요한가 하는 의문이 든다.
국정원 한팀장 역의 염혜란이 '주차고자'로 나오는 신이나 서원의 엄마가 거짓말을 하는 장면은 여성혐오적이란 비판에 직면할 위험도 농후하다. 불행 중 다행으로 결말에서 모든 걸 바로잡는 역할을 여성에게 쥐어준 것이 면죄부로 작용할 듯하다. 15세 관람가, 1월 12일 개봉.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