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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의 체험기] 봉사활동 '542시간' 해봤다

기사입력 : 2021년12월20일 11:04

최종수정 : 2021년12월20일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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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군것질 안하고 PC방에도 안가고 장난감도 사지 않았어요."

얼마 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초등학교 3학년 육지승 군의 이야기다.

경북 칠곡군에 거주하는 육지승(왜관초 3학년) 군은 지난 5월 게임기를 사기 위해 3년간 100원·500원·1000원씩 모아왔던 돈으로 어려운 이웃을 위해 평소 즐겨먹던 맥반석 달걀을 기부했다.

육지승 군은 군것질의 유혹, PC방의 재미도 애써 참아가며 자신이 좋아하는 맥반석 달걀 50판을 기부했다. 이 소식에 감동한 칠곡 공무원 이경국 주무관도 지승 군의 선행에 함께 동참했다.[사진=칠곡군] 2021.12.20 kh10890@newspim.com

칠곡군청 민원봉사과 이경국(33) 8급 주무관은 육지승 군의 선행에 감동받아 사비를 들여 게임기를 선물했다. 자신도 뇌병변을 앓고 있는 중증 장애인으로 넉넉하지 못한 형편이지만, 어린아이의 마음이 기특했다.

지승 군은 이 주무관을 찾아가 감사 인사를 전하며 "게임기 금액인 40만원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달걀을 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승 군은 지난 5월부터 6개월간 먹고 싶은 게 있어도 참고, 좋아하던 문방구 방문도 줄여가며 모든 유혹을 뿌리치며 돈을 모았다.

평소 푸딩, 치킨, 아이스크림 등 군것질을 좋아하던 지승 군은 본능적으로 편의점으로 향하던 시선을 애써 외면하며 발걸음을 끊었다.

추석 명절 할머니 댁은 물론 자주 방문하지 않던 친척 집까지 방문해 용돈을 받아 한 푼 두 푼 돈을 모아 나갔다.

군것질을 참다 참다 한계에 다다르면 지승 군은 '엄마 아빠 찬스'를 요청했지만, 엄마 아빠는 편의점 음식을 사주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 나갔다. 대신 용돈을 일주일 5000원에서 1만원으로 올려주고 편의점에서 즐겨먹던 음식을 집에서 만들어 주며 격려했다.

마침내 목표로 했던 40만원이 모이자 지승 군은 이 주무관에게 연락해 선물 받은 게임기 덕분에 기부를 다시 할 수 있게 됐다며 이 주무관 이름으로 맥반석 달걀 50판을 기부했다.

이 주무관은 "착한 일에 대한 격려 차원의 말에 초등학교 3학년에 불과한 지승이가 정말로 약속을 지킬 줄 몰랐다"며 "지승이를 통해 독거노인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 지원에 대한 관심이 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각박한 사회에 감동을 준 지승 군은 최근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100만원을 모으는 것이다. 게임기를 사려는 것도 아니고,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도 아니었다. 물 공급이 부족한 에티오피아에 물을 기부하기 위해서라고 밝히면서 또 한 번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 초등학교 3학년에게 배운 선한 영향력

아이에게도 배울 점은 있다는 말처럼 초등학교 3학년의 육지승 군의 선행은 이 사회의 어른들에게 많은 메시지를 던졌다.

지승 군의 선행이 이경국 주무관에게 이어졌듯 나도 선행을 이어가보기로 했다.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필수요건이 꼭 돈을 주고 기부하는 것만이라곤 생각하지 않았기에 나름대로 의미 있는 활동을 1주일에 1~2번은 해보기로 했다. 12월 1일부터 15일까지의 기록이다. 

◆ 당신에겐 아무것도 아닐지라도

운동하러 가던 도중이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파손된 채 방치돼 있어 고쳐달라고 민원을 넣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12.20 kh10890@newspim.com

퇴근 후 운동하러 가는 중에 늘 눈에 밟히는 것이 있었다. 시각장애인용 점자블록이 파손된 채 방치돼 있던 거였다. '저렇게 파손됐는데 고쳐놓겠지.. 곧 고쳐놓겠지..' 찜찜한 기분으로 늘 지나쳐 왔다. 나도 무심했다. 이번에야말로 미루지 않고 고쳐지길 바라는 마음에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민원을 넣었다. 

"점자블록이 파손된 채 방치된 것이 악의가 있어서 고치지 않은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아무도 민원을 넣지 않아 몰랐던 것이겠지요. 저 또한 이쪽으로 지나다니는 시각장애인이 있기는 한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비장애인의 시선에선 아무것도 아니라고 느낄 수 있겠지만 점자블록은 시각장애인의 유일한 이동 안내 시설입니다. 많은 것을 바란 것이 아닙니다. 시각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똑같이 안전하게 걸어 다닐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뿐입니다."

◆ 따뜻한 겨울 보냈으면

12월의 첫 주말을 연탄 봉사활동으로 보내는 멋진 청년들 [사진=전경훈 기자] 2021.12.20 kh10890@newspim.com

영하에 가까운 어느 평범한 겨울날이었다. 따뜻한 이불 속에서 귤을 까먹고 있기 딱 좋은 날이었다. 12월의 첫 주말은 집에서 따스한 온기에 사르르 녹아내리는 내 몸을 느끼기보단 추위에 떨고 있을 어르신들을 위해 VMS(사회봉사활동인증센터) 사이트를 통해 연탄봉사를 신청했다. 

연탄을 나눠줄 곳은 광주 남구 소태동이었다. 점심쯤 도착하니 수십여 명의 봉사자들이 주말의 꿀 같은 휴식도 반납하고 옷이 더럽혀지지 않도록 나눠준 위생복으로 갈아입고 있었다.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은 난생 처음 보는 연탄을 바라보며 산속 시골마을도 아닌 광역시에서 여전히 연탄을 피우는 곳이 있냐는 듯 신기하면서도 안타까운 목소리로 연탄을 바라봤다.

연탄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 차면 아프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12.20 kh10890@newspim.com

봉사단체 관계자는 이날 기부하는 연탄 2000~3000장은 기업·개인 후원 등으로 마련했다고 했다. 그마저도 코로나19 때문에 후원이 줄고, 연탄 가격은 장당 800원으로 올라서 더 많은 양의 연탄을 기부할 수 없단다. 또 연탄 업체에다 전화하면 집까지 다 배달해 주긴 하지만 봉사자들이 직접 옮기면 인건비를 줄일 수 있어 더 많은 연탄을 구매할 수 있다고 했다. 

연탄 봉사 방법은 간단했다. 연탄이 쌓인 곳에서부터 집까지 일렬로 서서 손에서 손으로 전달만 하면 됐다. 왼쪽 봉사자에게 받아 오른쪽 봉사자에게 건네는 이렇게 간단한 동작을 수십장, 수백장 나누다 보면 계속 허리를 돌리는 탓에 몸살 날 것 같았다.

게다가 저 조그마한 연탄이 무게도 은근히 무겁다. 지친 탓에 누군가 연탄을 놓쳐서 깨뜨릴 때마다 다들 깊은 탄식을 내쉬었지만 그걸 빌미로 치운다며 조금 숨을 돌리고 있을 때면 '거의 다 옮겼습니다' 라며 선의의 거짓말을 누군가 외칠 때마다 기운을 내봤지만 몇 장 안 남았다는 말을 20번쯤 듣고 나서야 다 옮겼다.

수 많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쌓인 연탄. 옮길 땐 힘들었지만 막상 쌓인걸 보니 뿌듯하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12.20 kh10890@newspim.com

길바닥에라도 눕고 싶을 만큼 지쳐있던 찰나 할아버지가 연탄을 바라보며 "덕분에 이번 겨울에는 따뜻한 겨울을 보내겠네요. 고맙습니다" 이 한마디에 더할 나위 없는 보람을 느꼈다. 

◆ "굶는 사람 없어야"...11년째 백반이 단돈 1000원

돈쭐 내줘야 하는 백반집이다. 이렇게 맛있는 걸 단돈 1000원에 팔고 있다. 돈을 지불하는 곳은 모금함처럼 생겨서 1000원이 아니라 만원을 내도 된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12.20 kh10890@newspim.com

광주 동구 대인시장에는 윤기가 흐르는 고봉밥에 가까울 정도로 푸짐한 흑미밥, 따뜻한 된장국, 세 가지 맛깔난 반찬이 나오는 유명한 백반집이 있다. 이 백반의 가격은 단돈 1000원이다.

1000원짜리 백반을 판매하는 이 식당은 천원 백반집으로 유명한 '해뜨는 식당'이다.

가격이 낮게 설정된 데는 1000원짜리 한 끼 식사로 서민들의 고달픈 삶을 어루만져 주겠다는 주인의 의지가 담겨 있다.

식당은 1대 사장인 故김선자 씨가 경제적 사정이 넉넉지 않은 이웃을 위해 식당을 열었다. 형편이 어려워 끼니를 잇지 못하는 독거노인, 일용직 노동자 등 소외이웃의 지킴이 역할을 해온 김씨가 지난 2015년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나자 그의 딸 김윤경 씨가 2대째 식당 운영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식재료 값과 인건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 때문에 팔면 팔수록 적자가 나는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김씨는 보험설계사로 받은 월급 등으로 적자를 메꾸어 가면서 운영하고 있다.

김씨는 코로나19로 기업 후원들은 줄어드는 반면 지자체와 단체의 무료급식이 중단되면서 손님은 늘어 더욱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했다.

쌀 기부하러 갔다가 젊은 사람이 있길래 사진 한장만 찍어주라고 했는데 알고보니 구독자 44만명의 인기 유튜버였다. 지인이 유튜브에 내가 나왔다고 해서야 유명한 사람인 걸 알았다.[사진=빅페이스 유튜브 캡쳐] 2021.12.20 kh10890@newspim.com

대학생 때부터 종종 방문했던 곳이었기에 경영난의 의미는 더욱 남다르게 다가왔다. 11년째 한결같이 1000원에 따뜻한 밥을 내어줄 수 있다는 가게를 운영하는 것은 돈이 아무리 많은 부자라고 한들 아무나 못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사장님에게 힘을 보태고자 한쪽 어깨에는 카메라를 다른 한쪽 어깨에는 시장에서 구입한 쌀 20kg를 들고 가게에 방문했더니 "이제는 제법 기자 같다"며 배고플 테니 밥부터 먹고 가라고 했다.

몇 년이 지나도 어느 비싼 백반집보다 견줄 수 없는 사랑으로 꽉 채운 맛집이었다. 

◆ 당신은 몰랐겠지만...

광주신세계 엘리베이터에 '장애자'로 표기된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장애우'로 표기해서도 안되고 '장애인'이 올바른 표현이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12.20 kh10890@newspim.com

취재 때문에 시청을 방문했을 때였다. 선별진료소를 방문하는 차량들 때문인지 이중주차를 해놓은 차들로 빼곡했다. 눈에 띄는 것들이 있었다. 아무리 주차공간이 없어도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하면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사실은 운전자 대부분이 알고 있기에 주차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장애인 주차구역 앞을 가로막는 이중주차에 대해선 '주차 안 했으니까 괜찮아'라는 인식으로 스스럼없이 주차를 해놓은 것이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 관련규정에 따라 이는 주차 방해행위로 간주돼 5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장애인 주차구역 인근에 이중주차하는 것보다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하는 쪽이 과태료가 '싸게' 먹힌다는 뜻이다.

장애인 주차구역은 비어있는 경우가 많으니까, 금방 나올 테니까 등의 이유로 주차를 했을거다. 그저 이들이 잘 몰라서 그랬을 것이라 생각해서 "여기에 주차하시면 벌금 50만원이 부과된다"고 차를 이동시켜 달라고 했다.

또 하루는 광주신세계 백화점을 방문했을 때였다. 엘리베이터를 살펴보고 있는데 '장애자'라고 표기돼 있었다. 즉시 광주신세계 백화점에 전화해서 '장애자'가 아닌 '장애인'으로 고쳐달라고 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악의가 있어서가 아니라 잘 몰라서 그런 것이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전부 교체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후보도 최근 장애인 앞에서 '비장애인'이 아닌 '정상인'이라고 부르거나 안내견을 쓰다듬는 등 여러 논란이 있었다. 정치인, 기업, 시민들 모두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탓이다. 비장애인의 시선이 아닌 장애인 그들의 시선에서 조금의 배려만 있었으면 됐을 것들이었다. 

◆ "한국은 더럽다"...일본 유학생의 한마디

공원 풀숲에 감자탕을 먹고 버린 쓰레기가 버려져 있었다. 몰래 버리는 행동이 부끄러운 건 알았는지 투포환 던지듯 멀리도 던져놨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12.20 kh10890@newspim.com

복지관에서 2시간 동안 가볍게 뛰거나 산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인 플로깅(plogging, 스웨덴어+영어의 합성어) 참여자를 모집한다고 했다.

평일인데다 공원이라서 쓰레기도 별로 없을 것이라 생각해서 출렁거리는 뱃살도 뺄 겸 가벼운 마음으로 쓰레기봉투와 집게를 들고 공원 입구에 다다른 순간 괜한 우려를 했구나 싶었다.

배달 음식을 시켜 먹고 버린 쓰레기, 담배꽁초, 휴지 조각 등이 풀숲에 버려져 있었다. 길가에 두면 눈치 보이니 툭 던진 거다. 차라리 눈에 보이는 곳에라도 뒀으면 줍기라도 편할 텐데 거의 투척을 했다고 봐도 될 정도로 산책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쓰레기 더미들이 발견됐다.

3명이서 함께 주웠는데도 1시간이 채 지나기도 전에 3명 모두 쓰레기봉투가 가득 찼다.

플로깅 시작 30여분만에 쓰레기봉투의 절반 이상이 채워졌다. 쓰레기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담배꽁초와 테이크아웃 커피잔이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12.20 kh10890@newspim.com

복지관 관계자는 한 달에 한 번씩 자원봉사자들과 공원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하는데 이번에는 추운 날씨 때문에 바람에 날려서 이게 그나마 쓰레기가 별로 없는 편이라고 했다.

쓰레기 문제가 가장 심각할 때는 여름이라고 했다. 공원 벤치에 앉아서 저녁에 술 마시거나 하는 경우가 많아서란다. 특히 앞으로도 못 잊을 사건이 올여름에 있었다며 사연을 소개했다.

일본인 유학생이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싶다고 해서 2시간여 가량 플로깅 활동에 참여했는데 봉사 후기에 서툰 한국말로 "한국은 더럽다" 이 강렬한 한마디를 적고 떠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꼭 이 이야기를 전해달라고 했다. 한일전은 절대 지기 싫어하는 것처럼 길거리에 쓰레기를 잘 버리지 않는 시민의식도 그에 걸맞게 행동했으면 한다고. 

◆ 산타 할아버지는 자가격리

요즘 산타는 자동차로 선물을 배달한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12.20 kh10890@newspim.com

어릴 적 연말이 기다려지는 가장 큰 이유는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이었다. 비싼 선물이 아니어도 선물을 받는다는 그 행위 자체에서 오는 즐거움이 컸다. 나중엔 산타 할아버지가 아빠였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애써 모른 척했다. 그래야 다음 크리스마스에도 선물을 받을 테니까.

이런 즐거움을 나누고 싶어 1365 자원봉사 포털에서 산타 봉사를 신청했다. 임무는 간단했다. 산타클로스 옷을 입고 미리 선별한 저소득층 가정을 방문해서 캐럴송에 맞춰 춤을 추고 준비된 선물을 아이에게 나눠주면 된다고 했다.

캐럴송에 맞춰서 춤을 추라고 했는데 사실 너무 부끄러워서 맨 왼쪽 구석으로 숨었다. 강아지 표정이 당황한 기색이 보여서 모자이크로 보호해줬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12.20 kh10890@newspim.com

5인 1개 조로 팀을 꾸려 차를 타고 4가정에 패딩, 케이크, 산타 풍선을 나눠주면 된다고 했다. 부모님에게 전화해 아이 몰래 방문하려고 하니 초인종 누르면 문 좀 열어달라고 했다. 비밀 작전을 방불케 하는 계획을 다 세웠지만 차에서 내리자마자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달려들었다. "산타가 왜 루돌프를 안 타고 차를 타고 와요"라며 동네방네 소문내고 다녀서 계획은 망했다. 어차피 계획대로 안된 거 백신 접종 안한 산타 할아버지는 코로나19 때문에 자가격리 중이라며 아무 말이나 해가면서 애써 둘러댔다.

3주 동안 봉사활동을 이것저것 했더니 봉사활동 시간이 542시간 30분이 기록됐다.[사진=1365 홈페이지 캡쳐] 2021.12.20 kh10890@newspim.com

'띵동' 떨리는 마음으로 초인종을 눌렀다. 아이가 문 앞에 나오자마자 캐럴송에 맞춰 단체로 춤을 췄다. 사실 율동에 가까웠다. 그마저도 세상 부끄러워서 제대로 못했다. 산타가 아니란 것쯤은 방문한 4가정의 아이들 모두 아는 눈치였지만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모습은 진짜 산타에게 받은 것 같은 행복한 모습이었다.

에필로그(epilogue). 대학생 때는 친구들과 술 한잔하는 것보다 쌀이 없어서 끼니를 거르는 어르신들을 위해 나누는 즐거움이 좋았다. 나로 인해 누군가 웃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스스로가 대견했다. 그렇게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500시간이 넘는 봉사활동을 했다고 자원봉사 영예인증서도 받았다.

봉사활동 500시간을 기록하면 자원봉사 영예인증서가 나온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육지승 군의 선행을 보고 다른 이들이 또 다른 선행을 한 것처럼 말이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12.20 kh10890@newspim.com

하지만 취업과 동시에 남보다 나를 위해서 살았던 것 같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3주 동안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일들을 해보니 잊고 지냈던 감정이 떠올랐다. 누군가에게 손을 건넨다는 것은 꼭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니란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kh108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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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문의 화랑담배] 제2회 광복군 변상문의 '화랑담배'는 6·25전쟁 이야기이다. 6·25전쟁 때 희생된 모든 분에게 감사드리고, 그 위대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제목을 '화랑담배'로 정했다.  1940년 9월 17일 중국 중경 가릉호텔에서 성대한 행사가 열렸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광복군 창설식이었다. 미국 한인 동포들이 보내온 돈 4만원으로 조직한 군대였다.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20억 원 정도 된다. 총사령관 이청천 장군, 참모장 이범석 장군, 제1지대장 이준식, 제2지대장 고운기, 제3지대장 김학규, 제5지대장에 나월환을 임명했다. 지대장은 지금의 사단장에 해당한다. 모두 봉오동 전투, 청산리 전투를 비롯하여 남북 만주에서 전개된 항일무장투쟁에 직접 참여하여 활동한 독립군 출신이었다. 한국광복군 훈련반 제1기 졸업사진. [사진= 독립기념관] 임시정부 주석 김구는 포고문을 통해 "국내외 동포들에게 알립니다. 1940년 9월 17일부로 대한민국 광복군을 창설하였습니다. 광복군은 1907년 8월 1일 일제가 대한제국 군대를 해산한 날이 바로 광복군 창설일임을 선언합니다. 광복군은 구 한국군의 후신으로 33년간에 걸친 의병과 독립군의 항일무장투쟁을 계승한 전통 무장 조직입니다"라고 했다. 대한제국 국군-의병-독립군의 군맥(軍脈)과 군혼(軍魂)을 분명하게 잇고 있음을 천명한 것이다. 부대 편성은 소대, 중대, 대대, 연대, 여단, 사단 6단으로 편성하였다. 총 3개 사단을 조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인원이 적은 상황에서 우선 지대를 만들고, 각 지대를 구대와 분대로 연계한 전투부대를 구성했다. 임시정부에서 1940년 9월 19일 중국 국민당 정부에 통보한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직원 명단'에 의하면, 부대 규모가 총사령부와 4개 단위부대, 여기에다 조선혁명군 부대까지 포함하여 5000여 명이었다. 임시정부에서는 1941년 12월 연합국의 일원으로 일본에 선전포고했다. 1942년에는 미국 측에 "미국이 제주도를 해방 시켜 주면, 중경에 있는 임시정부를 제주도로 옮긴 후, 광복군이 미군과 함께 한반도 상륙작전을 전개하겠다."라고 제안하였다. 이 제안은 실제로 미국 OSS 부대(지금의 CIA)와 1945년 4월부터 8월까지 강도 높은 국내 진공 작전을 준비했다. 주요 훈련은 3개월 기간에 고공낙하, 암살법(권총에 특수장치를 하여 소리 없이 암살하는 방법), 통신(암호의 작성 및 해독법, 무전기 조작 및 수리), 교란 행동, 정보수집, 폭파 등 이었다. 일과는 07:00∼12:00 오전 훈련, 13:00∼18:00 오후 훈련, 19:00∼22:00 야간 훈련이었다. 주요 임무는 대한민국으로 낙하산과 잠수함으로 침투하여 미 공군 공습에 필요한 지형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일본군 군사시설 탐지 및 파괴 지하 유격대를 조직하여 연합군 상륙작전 시 제2선에서 연결하는 작전이었다. 마침내 1945년 8월 7일 모든 훈련을 마치고 국내진공작전 출정식을 개최했다. 개시일은 8월 10일이었다. 출정식 때 장준하 경기도 공작 반장은 "나는 조국광복을 위해 죽음을 선택했습니다. 내가 나의 죽음을 지불하면, 내 능력껏 그 대가가 조국을 위해서 결제될 것입니다. 나의 각오는 한 장의 정수표입니다. 발생인은 장준하, 결제인은 조국입니다"라는 유서까지 작성했다. / 변상문 국방국악문화진흥회 이사장 2025-09-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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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이시바' 누구?...고이즈미·다카이치 선두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자민당 총재직 사임을 공식화하면서, 일본 정국의 관심은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로 쏠리고 있다. 집권당 총재가 곧 총리직을 맡는 일본 정치 구조상 이번 총재 선거는 사실상 다음 총리를 뽑는 절차다. 자민당은 조만간 새로운 총재 선거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지난 2024년 9월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총리와 경합했던 주요 인사들이 다시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전 간사장,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정국 운영이 소수 여당이라는 제약 속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차기 총재가 야당과 어떻게 연대할지, 어떤 연립 구도를 짤지가 최대 쟁점으로 꼽힌다. '포스트 이시바' 후보로 꼽히고 있는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농림수산상 [사진=로이터 뉴스핌] ◆ 고이즈미·다카이치 선두권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고이즈미 농림수산상과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지난달 29~3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총리에 적합한 인물로 다카이치가 23%, 고이즈미가 22%를 기록했다. 나란히 1, 2위다. 자민당 지지층으로 한정하면 고이즈미가 32%로, 다카이치(17%)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카이치는 2024년 총재 선거에서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결선에서 이시바에게 역전패했다. 고이즈미 역시 의원 표에서 선두에 올랐지만 당원 표에서 밀리며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두 사람 모두 당내 기반과 대중적 인지도를 겸비해 차기 선거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주자들이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1981년생(44세)으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이다. 2009년 중의원 첫 당선 이후 줄곧 '포스트 아베', '차세대 리더'로 주목받았다. 환경상, 농림수산상을 거쳤으며 개혁 성향과 젊은 이미지로 지지층을 넓혔다. 2024년 총선에서 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으나 참패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이후 농림수산상으로 복귀해 쌀 유통 개혁 등 농정 개혁에 매진했다. 대중적 인지도와 '고이즈미 브랜드'라는 정치 자산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1961년생(64세)으로 보수 강경파로 분류되는 여성 정치인이다. 2021년 총재 선거에 첫 도전해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전폭적 지원을 받으며 3위를 기록했다. 2024년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최다 득표(의원 72표, 당원 109표)를 얻었으나 결선에서 이시바 총리에게 역전 당했다. 유일한 여성 후보로서 '보수의 아이콘'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아베 전 총리와 가까웠던 의원 그룹이 주된 지지 기반이다. 이시바 정권에서 당직 제안을 거절하며 독자 노선을 유지해 왔다. '포스트 이시바' 후보로 꼽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일본 경제안보담당상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야시·모테기 등 잠룡도 주목 고이즈미와 다카이치 두 선두 주자 외에 잠룡들의 행보도 주목된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옛 기시다파 일부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이시바 정권의 2인자로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모테기 도시미쓰 전 간사장은 당내 경험과 풍부한 인맥을 강점으로 삼고, 아소 다로 전 부총리와 교류를 통해 지지 기반을 다지고 있다.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5선 의원으로, 동기 의원들과 옛 니카이파의 지원을 받으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 총재 선거 이후에도 정국 '안갯속' 자민당 총재 선거는 국회의원 표와 당원·당우 표를 합산하는 방식이 원칙이지만, 긴급 시에는 국회의원과 지방 지부 대표만 투표하는 '양원 의원 총회' 방식으로 대체될 수 있다. 이 경우 의원 표의 비중이 커져 파벌 역학이 중요해진다. 차기 총재가 선출되더라도 곧바로 정권 안정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일본 헌법상 총리는 국회에서 지명되는데, 자민·공명 양당은 현재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에서 과반을 잃은 상태다. 따라서 야당이 단일 후보를 세워 결집할 경우, 자민당 총재가 총리로 지명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민당 총재가 총리에 오르더라도, 예산안·세제 개혁 법안 등 국정 운영은 야당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차기 총재는 곧바로 '연립 확대'나 '정책 연대'를 추진할 수밖에 없고, 총재 선거 과정에서도 어떤 야당과 손을 잡을지가 핵심 화두가 된다. 결국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는 단순히 차기 지도자를 뽑는 절차를 넘어, 일본 정치가 다당제 속에서 어떤 연립 구도를 구축할지 시험대가 되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goldendog@newspim.com 2025-09-0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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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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