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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의 체험기] '소문 무성한 그곳' 신안 염전에 갔다

기사입력 : 2021년10월11일 08:00

최종수정 : 2021년10월11일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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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뉴스핌] 전경훈 기자 = "너무 무리해서 취재 안 해도 돼."(회사)

"엄마, 아빠 걱정되게 왜 그러냐"(가족)

"거기서 음료수 주면 절대 마시면 안돼"(친구)

신안에서 소금을 채취하는 전기자. 바닥에 하얗게 보이는 건 모두 소금이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10.10 kh10890@newspim.com

신안 염전에 취재 간다는 한마디에 들려오는 반응이었다. 신안이 아니라 어디든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지 않겠냐고 혹시 무슨 일 생기면 전화하겠다고 설득한 뒤에야 겨우 허락을 받았다.

진짜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겠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막상 평온한 곳일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었다.

◆ 목포서 2시간 배 타고 들어간 '그곳'

언제든 도망갈 각오를 갖고 배에 올랐지만 떨리는 손을 감추지 못하고 봉을 잡고 있는 전기자 [사진=전경훈 기자] 2021.10.10 kh10890@newspim.com

오전 6시 목포 여객선 터미널에 도착했다. 신안의 다른 곳은 천사대교 개통으로 대부분 차로 다닐 수 있었지만 이곳은 목포에서도 2시간 넘게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곳이었다.

차는 목포에 두고 배를 탈까 했지만 승선권의 4배가 넘는 돈을 지불하고 차량을 실었다. 남들에겐 괜찮다고 했지만 사실 두려워서 여차하면 도망가기 위해서였다.

눈치챘겠지만 2시간여의 배를 타고 가는 목적지는 신안 염전노예 사건이 발생한 곳 신안군 신의도다.

'신의도'라는 이름은 잘 몰라도 지난 2014년 발생한 '신안 염전노예' 사건이 발생한 곳이라고 하면 누구나 다 알만한 소문 무성한 곳이었다.

신의도까지 배에서 2시간 동안 잠을 자려고 했지만 일어났더니 다른 세상에 와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잠이 오지 않아 당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제대로 알기 위해 뉴스 검색창에 '신안 염전노예 사건'을 검색했다.

◆ 당시 벌어졌던 그때 그 사건

지난 2014년 당시 신안 염전노예 사건 피해자 발언 [사진=SBS방송 캡쳐] 2021.10.10 kh10890@newspim.com

신안군 염전 섬 노예 사건은 지난 2014년 1월 28일 신안의 한 염전에서 임금 체납과 감금으로 혹사당하던 장애인 2명이 경찰에 구출된 사건이다.

시각장애 5급 김모 씨는 2000년 과도한 카드빚을 지자 가족들에게 짐이 되기 싫어서 집을 나왔다. 김씨는 낮에는 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서울 영등포역 근처에서 노숙 생활을 하며 지냈다.

그러다가 그는 먹여주고 재워주는 염전 일자리를 구해주겠다는 말에 속아 넘어가 소개업자를 따라갔다. 소개업자는 신안에서 염전업을 하는 A씨에게 몸값 100만원을 받고 김씨를 팔아넘겼다.

하루 19시간의 고된 노동과 폭행에 견디다 못한 김씨는 세 차례 탈출을 시도했으나 그때마다 주민들의 전화로 발각돼 도망치지 못했다고 했다.

지옥 같은 노예생활에서 김씨를 해방시킨 건 파출소 경찰도, 면사무소 공무원도 아닌 단 한 통의 편지였다.

신안군 신의면의 한 염전 [사진=전경훈 기자] 2021.10.10 kh10890@newspim.com

한동안 착실하게 일하며 염전주의 감시를 누그러트린 김씨는 읍내 이발소에 가서 이발을 하고 다녀오는 길에 근처 우체국에서 미리 써 둔 편지를 어머니에게 가까스로 보냈다.

근처에 파출소가 있었으나 순경들도 한패인 것을 아는 김씨는 파출소로 가지 않았다. 김씨의 어머니는 이 편지의 내용을 서울 구로경찰서에 제보했으며 이에 실종수사팀은 소금 구매업자로 위장·탐문해 염전에서 노역 중이던 김씨와 그 옆에 같이 있던 채씨를 구출했다.

이렇게 김씨는 1년 6개월, 다른 지적장애인 채씨는 무려 5년 2개월 동안 강제 노역 생활을 했다.

이후 정부는 민관 합동 전수조사에 나섰고 63명의 염전노예 피해자가 확인됐다. 피해자 중 상당수가 장애인이었는데 염전주들은 이들이 지능이 낮고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점 등을 악용해 숙식 제공을 빌미로 임금을 주지 않고, 수시로 폭행하는 등 이들을 자신의 노예로 부렸다.

이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노예 상태에 놓여 있었다. 인근에 파출소와 면사무소가 있었지만 주민을 보호해야 할 이들은 오히려 이러한 관행을 묵인하거나 방조했고, 그럼에도 누구도 이에 대해 책임지지 않았다.

당시 "왜 탈출하는 인부들을 다시 데려왔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 염전주는 "집에서 키우던 개가 집을 나가면 찾겠어요, 안 찾겠어요?"라고 하기도 했다.

◆ 선입견 때문에 더 무서웠다

신의도에 가까워질수록 사실 목숨만 건지게 해달라고 빌었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10.10 kh10890@newspim.com

사건 기록을 살펴보다 보니 어느새 신의도에 도착했다. 처음 마주한 풍경은 커다란 건물도 없고, 화려한 조명도 없는 어느 시골과 다를 바 없는 조용한 시골 섬마을이었다. 천천히 마을을 둘러보기 위해 운전하고 있었는데 도로에서 갑자기 곡괭이를 든 누군가가 튀어나오지 않을까 괜히 그런 무서운 상상도 들었다.

막다른 길이라도 나오면 조폭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내 차를 앞뒤로 가로막고 "잡아!!" 하면서 쫓아오는 그런 상상 말이다. 물론 단순히 선입견 때문이었다. 신안에 가면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말들을 듣고 자라온 편견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이곳 주민들에 대해 방어적으로 나오게 됐다.

이곳의 실상을 밝히겠노라. 다짐하면서 호신용 호루라기까지 챙겨 염전 노예 사건이 발생했던 하태동리로 향했다. 오전 11시 38분께 도착하니 이미 여러명의 작업자가 모여 화물차에 소금을 나르고 있었다.

소금을 싣고 있는 트럭이 길을 막고 있었다. 영화에서처럼 내 뒤로 다른 차량이 길을 또 막고 누군가 덮치는 상상을 하니 정말 무서웠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10.10 kh10890@newspim.com

조심스레 다가가서 "취재 나온 기자인데 지금 화물차에 실어지고 있는 소금 자루 사진 한 장만 찍어도 괜찮겠냐"는 질문에 언성을 높이며 "얼른 가쇼"라는 답이 돌아왔다.

취재 현장을 다니면서 사진 촬영을 허락 안 해주는 곳도 당연히 많았지만 외부인을 이토록 경계하는 곳은 처음이었다. 큰 호통 소리에 주변 염전주인들도 나와서 무슨 일이냐고 묻기도 했다. 죄송하다며 진심으로 전력질주해서 빠져나왔다. 그만큼 무서웠다.

그래도 모두가 외부인을 경계한 것은 아녔다. 지켜보던 장연우 신안염전생산자연합회 이사는 "자신의 염전을 촬영하라"고 선뜻 손을 내밀었다.

◆ 잘못된 부분은 도려내고 인식 개선 위해 온갖 힘

전동 대파를 선보이는 장연우 신안염전 생산자연합회 이사 [사진=전경훈 기자] 2021.10.10 kh10890@newspim.com

신안에서 40년간 염전업을 해왔다는 장 이사는 "옛날에는 (염전 노예) 그런 일이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시설이 자동화로 많이 바뀌는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대부분의 농가들이 부부간에 소금을 생산하고 있어 종업원 자체를 두지 않는다"며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그는 "종업원을 데리고 있으면 수시로 목포경찰서에서 조사해가고 신의면 파출소에서 순찰을 돈다"며 "옛날처럼 임금을 속인다거나 때린다거나 하는 부분은 이제 흠 조차 찾아볼 수 없다"며 "감시가 심하니까 차라리 마음이라도 편하게 하자고 부부간에 둘이서만 하는 농가들이 대부분이다"고 했다.

전동 대파로 힘을 덜 들이고 소금을 채취하는 모습 [사진=전경훈 기자] 2021.10.10 kh10890@newspim.com

장 이사는 다른 인력이 왜 필요 없어졌는지 보여주겠다며 자동화 시설을 선보였다. 바닷물이 이렇게 많은데 밀대로 미는 건 안 하고 물으니 그것까지도 기계화 됐단다. 그러면서 밀대가 아니라 염전에서는 대파라고 부른다고 했다. 이제는 전동 대파를 이용해 힘을 덜 들이고 효율적으로 소금을 채취할 수 있다고 했다.

기계화는 됐지만 손으로 직접 방향 등을 잡아가면서 밀어야 했기에 직접 미는 것과 큰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서 시합을 한번 하자고 했다. 집안 청소로 다져진 밀걸레질 실력이면 바닷물 미는 거랑 얼추 동작도 비슷하니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전동 따위 이길 수 있다고 자신만만 했지만 그게 잘 안됐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10.10 kh10890@newspim.com

결과는 당연하게도 졌다. 그것도 처참히. 염전 한 칸을 다 밀기도 전에 전동 대파를 사용한 장 이사는 이미 2칸을 다 밀었다.

이렇게 기계화로 바뀐 지 어느덧 5~6년이 됐다고 했다. 이는 노동력 착취 문제 등 잘못된 부분은 도려내고 개선해나가기 위해 신안군이 고민한 흔적이라고 했다.

염전 농가들은 종업원 없이 부부끼리 운영한지 오래됐지만 지금까지도 노예를 부려먹는다는 이미지가 개선되지 않아 억울한 측면도 있다고 했다.

홍철기 신안염전생산자연합회 회장은 "당시 힘들게 했던 부분도 있는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자극적인 부분만 언론에 부각됐고 정상적으로 돌아간 일도 앞뒤 순서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고 기사가 나간 탓에 엄청난 피해를 봤다"고 토로했다.

홍 회장은 "이제는 그런 일들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일을 하고 싶다고 해도 신안군에서 장애인은 고용하지 말라고 했다"고 했다. 또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사람을 쓰더라도 정당한 임금을 지불하고 있다"며 "그마저도 자동화로 많이 바뀌면서 인력 자체를 쓰지 않고 있다"며 지금도 염전노예가 있을 거란 추측에 대해선 강하게 부인했다.

◆ 소금 한 줌 얻기 위해 기다린 시간 '20일' 

한쪽으로 모은 소금을 수레에 담아야 했다. 군대에서 삽질 좀 했다고 기계보다 잘할 수 있다고 했다. 사실 군대는 의경 나와서 삽질 해본 적은 없다. 괜히 허리만 아팠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10.10 kh10890@newspim.com

대파로 소금을 한쪽으로 밀고 수레에 담는 채염(염전에서 소금을 채취하는 일) 작업은 4시간여의 시간이 걸렸다.

기계화로 편해졌다고는 하나 뜨거운 태양볕 아래에서 작업하는 건 몸에서 소금이 나올 정도로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고된 작업 끝에 "그래도 바닷물을 끌어와서 증발시키기만 하면 이렇게 많은 양의 소금이 나오니까 보람차겠다"고 했더니 장 이사는 "그렇게 돈 벌면 떼돈 벌게. 오늘 이렇게 소금을 채취하는 데 20일이 걸린 작업이다"고 했다.

"자네 가져. 우린 깐부잖아. 깐부끼린 니꺼내꺼가 없는거야". 오징어게임에 빠진 전기자. 꼭 해보고 싶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10.10 kh10890@newspim.com

바닷물을 증발 시키기만 하면 소금이 되는 것 아니냐고 했더니 그런 단순한 작업이 아니란다. 소금을 만들기 위해선 농도를 맞추는 작업이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농도를 맞추지 않고 단순히 바닷물을 증발시키면 염도가 대략 7% 정도라고 했다. 시중에서 먹는 소금의 염도가 25%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상품성이 없단다. 특히 그대로 먹으면 짠맛이 아닌 쓴맛에 가까운 맛이 난단다.

그래서 여러 작업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저수지에 바닷물을 가두고, 이를 며칠에 걸쳐 햇빛에 증발시켜 소금 염분을 높인 뒤, 마지막으로 결정지에서 소금 결정을 얻는 작업을 거쳐야 한단다. 우리 식탁에 오르는 짙은 농도의 천일염을 얻기 위해 걸리는 시간은 자그마치 약 20여일이 걸린다고 했다.

◆ 문 닫는 염전 농가들 

창고에 쌓인 소금들. 간수가 빠져야 상품 가치가 있어서 창고에 보관 후 상인들에게 출하한다고 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10.10 kh10890@newspim.com

염전 농가들의 가장 큰 고민은 천일염이 설자리가 점점 줄어드는 것이란다. 값싼 정제염과 수입염에 밀려 천일염을 생산하는 농가들이 문을 닫고 있다고 했다. 생산 원가가 만원인데 반해 불과 작년까지 20kg당 3000원대에 판매됐단다. 일을 하면 할수록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빚을 져가면서 일을 하고 있는거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40여 농가 중 120여 농가가 태양광 설치를 이유로 염전 문을 닫았다.

1년 내내 일을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녔다. 날씨의 영향 탓에 3월 28일~10월 15일까지만 소금을 생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마저도 장마철이면 아예 생산 자체가 불가능했다. 다행히 올해는 20kg당 1만 8000원 정도에 거래가 됐다. 지난해 장마, 태풍의 영향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등 여러 요인이 겹친 덕분이란다.

삽으로 소금을 담던 일도 이제는 할 필요가 없어졌다. 자동 체염기가 염전 타일에 깔린 소금을 순식간에 수레에 담았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10.10 kh10890@newspim.com

하지만 이들은 마냥 기뻐할 수만 없다고 했다. 조만간 신의도에 들어설 것으로 예정된 태양광 단지는 염전에 바람의 영향 등을 끼칠 것이라고 염전 농가들은 한탄하고 있다. 홍철기 신안염전생산자연합회 회장은 "우리나라 천일염 사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었다"며 "천일염을 지킬 수 있게 모두가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국내 최대 천일염 생산지인 신안군 증도면 염전. 최근 한 방송에서 이곳에서 '염전 노예' 피해사례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 이후 신안 소금 자체를 불매하자는 여론이 있었지만 그 뜻에는 반대한다. 소금에는 죄가 없다. 잘못한 건 소금이 아니니까.[사진=전경훈 기자] 2021.10.10 kh10890@newspim.com

에필로그(epilogue). 염전 노예 사건 말고도 여러 대형 사건·사고가 이곳 신안에서 많이 발생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충분히 반성하고 잘못된 부분을 개선하려는 사람과 군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장담하진 않겠다. 또 사건을 겪지 않은 제3자가 이 사람들이 반성하고 있으니 이젠 봐달라는 시건방진 말도 하지 않겠다.

다만 이 말은 꼭 전하고 싶었다. 요즘 최고의 화제작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오일남(할아버지) 대사를 인용해서 "제발 (지역감정) 그만해. 그러다 다 죽어" 신안이 싫다고 불매운동을 하다간 국내 천일염 생산량의 약 75%를 차지하는 신안 천일염 대신 값싼 중국산 소금 등이 우리 식탁을 차지하게 될 거라고. 죄는 미워해도 소금은 미워하지 말라고.

kh108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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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이시바' 누구?...고이즈미·다카이치 선두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자민당 총재직 사임을 공식화하면서, 일본 정국의 관심은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로 쏠리고 있다. 집권당 총재가 곧 총리직을 맡는 일본 정치 구조상 이번 총재 선거는 사실상 다음 총리를 뽑는 절차다. 자민당은 조만간 새로운 총재 선거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지난 2024년 9월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총리와 경합했던 주요 인사들이 다시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전 간사장,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정국 운영이 소수 여당이라는 제약 속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차기 총재가 야당과 어떻게 연대할지, 어떤 연립 구도를 짤지가 최대 쟁점으로 꼽힌다. '포스트 이시바' 후보로 꼽히고 있는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농림수산상 [사진=로이터 뉴스핌] ◆ 고이즈미·다카이치 선두권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고이즈미 농림수산상과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지난달 29~3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총리에 적합한 인물로 다카이치가 23%, 고이즈미가 22%를 기록했다. 나란히 1, 2위다. 자민당 지지층으로 한정하면 고이즈미가 32%로, 다카이치(17%)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카이치는 2024년 총재 선거에서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결선에서 이시바에게 역전패했다. 고이즈미 역시 의원 표에서 선두에 올랐지만 당원 표에서 밀리며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두 사람 모두 당내 기반과 대중적 인지도를 겸비해 차기 선거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주자들이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1981년생(44세)으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이다. 2009년 중의원 첫 당선 이후 줄곧 '포스트 아베', '차세대 리더'로 주목받았다. 환경상, 농림수산상을 거쳤으며 개혁 성향과 젊은 이미지로 지지층을 넓혔다. 2024년 총선에서 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으나 참패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이후 농림수산상으로 복귀해 쌀 유통 개혁 등 농정 개혁에 매진했다. 대중적 인지도와 '고이즈미 브랜드'라는 정치 자산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1961년생(64세)으로 보수 강경파로 분류되는 여성 정치인이다. 2021년 총재 선거에 첫 도전해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전폭적 지원을 받으며 3위를 기록했다. 2024년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최다 득표(의원 72표, 당원 109표)를 얻었으나 결선에서 이시바 총리에게 역전 당했다. 유일한 여성 후보로서 '보수의 아이콘'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아베 전 총리와 가까웠던 의원 그룹이 주된 지지 기반이다. 이시바 정권에서 당직 제안을 거절하며 독자 노선을 유지해 왔다. '포스트 이시바' 후보로 꼽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일본 경제안보담당상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야시·모테기 등 잠룡도 주목 고이즈미와 다카이치 두 선두 주자 외에 잠룡들의 행보도 주목된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옛 기시다파 일부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이시바 정권의 2인자로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모테기 도시미쓰 전 간사장은 당내 경험과 풍부한 인맥을 강점으로 삼고, 아소 다로 전 부총리와 교류를 통해 지지 기반을 다지고 있다.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5선 의원으로, 동기 의원들과 옛 니카이파의 지원을 받으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 총재 선거 이후에도 정국 '안갯속' 자민당 총재 선거는 국회의원 표와 당원·당우 표를 합산하는 방식이 원칙이지만, 긴급 시에는 국회의원과 지방 지부 대표만 투표하는 '양원 의원 총회' 방식으로 대체될 수 있다. 이 경우 의원 표의 비중이 커져 파벌 역학이 중요해진다. 차기 총재가 선출되더라도 곧바로 정권 안정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일본 헌법상 총리는 국회에서 지명되는데, 자민·공명 양당은 현재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에서 과반을 잃은 상태다. 따라서 야당이 단일 후보를 세워 결집할 경우, 자민당 총재가 총리로 지명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민당 총재가 총리에 오르더라도, 예산안·세제 개혁 법안 등 국정 운영은 야당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차기 총재는 곧바로 '연립 확대'나 '정책 연대'를 추진할 수밖에 없고, 총재 선거 과정에서도 어떤 야당과 손을 잡을지가 핵심 화두가 된다. 결국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는 단순히 차기 지도자를 뽑는 절차를 넘어, 일본 정치가 다당제 속에서 어떤 연립 구도를 구축할지 시험대가 되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goldendog@newspim.com 2025-09-0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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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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