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례 3인' 중 한명만 항소…"상속분 3600만원 추가 배상"
"당시 기소 검사, 진범 내사 제대로 안해" 20% 책임 인정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삼례 나라슈퍼 사건' 범인으로 몰려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한 뒤 16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를 확정받은 피해자들이 국가와 당시 자신들을 기소한 검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해 항소심에서도 일부 승소했다.
서울고법 민사13부(강민구 부장판사)는 3일 임모·최모·강모 씨 등 '삼례 3인'과 그 가족 등 16명이 국가와 최모 전 검사(현 변호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1심 판결에 대해 강 씨를 제외한 원고들과 국가는 항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강 씨의 위자료 상속분 주장을 받아들여 국가가 강 씨에게 3600만원을 추가한 총 4억716만여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법원로고[사진=뉴스핌DB] 2021.04.01 obliviate12@newspim.com |
앞서 1심은 국가가 임 씨에게 4억7650만여원, 최 씨에게 3억2670만여원, 강 씨에게 3억7120만여원을 지급하는 등 원고들에게 총 15억6550만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재판부는 특히 1심과 마찬가지로 당시 수사 검사이자 진범 발견으로 인한 내사 담당 검사였던 최 전 검사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도 일부 인정해 해당 손해배상액의 20% 범위 내에서 국가와 공동해 지급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 전 검사는 임 씨 등을 기소할 당시 이들이 진범이라고 확신했던 자신의 결정을 스스로 시정할 천재일우의 기회를 부여받게 됐음에도 실체관계 파악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 자백의 신빙성을 제대로 판단하지 않았다"며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결과 최 전 검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1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보인다"며 최 전 검사의 항소는 기각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선고 말미에 "이 사건이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국민이 수사 과정에서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억울한 일이 당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 마련과 인권을 보호하는 검사 등 모든 공직자의 제대로 된 역할을 상기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개인적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삼례 나라슈퍼 사건은 지난 1999년 전북 완주군 삼례읍에 있는 나라슈퍼에 3인조 강도가 침입해 잠을 자던 70대 노인을 살해하고 현금과 패물 등을 훔쳐 달아난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19~20세였던 임씨 등 3명을 범인으로 지목했고 사건을 수사한 전주지검은 이들을 강도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임 씨 등은 각각 징역 3~6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부산지검은 해당 사건의 진범이 부산에 살고 있는 이모 씨 등 3명이라는 제보를 받고 수사를 진행, 이들의 자백을 받아 사건을 전주지검으로 이송했다.
그러나 삼례 3인을 기소했던 최 전 검사는 자백의 신빙성이 없다는 이유로 이 씨 등에게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결국 삼례 3인은 형기를 모두 마친 뒤 법원에 재심을 신청했고 2016년 무죄를 확정받았다. 이들은 이듬해 4월 국가와 최 전 검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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