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자연 증가율 1.45% 1978년 이후 최저치
결혼 적령기 1990년 대 생 연애 결혼 출산 '3 포'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 성장의 핵심 동력인 인구 증가율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최근 나온 '중국 통계 연감 2021'에 따르면 2020년 중국 출생률은 8.52%로 떨어졌다. 중국 출생률은 1987년 23.33%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후 계속 감소세를 보여왔다. 출생률 한자리 수는 인구 통계 조사 후 처음이다.
중국 출생 인구는 1987년 2508만 명으로 최고점에 달했다. 이후 계속 감소했지만 중국 출생인구는 1997년 까지 2000만 명 선을 유지했다.
2020년 인구 자연 증가율(출생률에서 사망률을 뺀 수치)도 1.45%로 처음 1% 대로 내려갔다. 역사적 최저치로서 1978년 이후 43년 만이다.
중국의 출생 인구가 가파르게 줄어드는 가장 큰 원인은 생육 연령 대의 부녀 수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에 따른 직장과 생활의 불확실성이 2020년 생육(출산및 육아) 의욕에 직격탄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020년 한해 전체적으로 볼 때 출생 인구 감소는 4분기에 집중됐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11월과 12월에 출생 감소가 두드러졌다는 얘기다. 인구 전문가들은 통계를 분석, 사람들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계획적으로 임신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무서워! 아이 안낳을 래'
코로나19 발생 후 출생 인구 수와 생육률 모두 하락세를 기록, 코로나19가 혼인과 육아 등에 전면적 영향을 미쳤다는 진단이 나온다.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2020년 1분기 결혼 등기 수는 갑자기 45%나 감소했다. 30세 이하 젊은 층을 중심으로 혼인 출산 육아 의욕이 감소했다. 이는 중국 출생 인구가 줄어든 중요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코로나19는 연애와 혼인, 육아 활동 전반에 걸쳐 커다란 영향을 줬다. 경기 앞날에 대한 불확실성과 함께 취업 불안정이 고조되고 수입이 줄어들자 많은 젊은이들이 연애와 혼인, 출산을 포기한 것이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중국 윈난성 한 농촌 마을에 옛날 한자녀 정책 시절의 계획 생육 구호인 '아들 딸 구별 말고 하나만 낳아 잘 키우자(딸도 아들 못지 않다)'는 내용의 포스터가 농가의 벽에 붙어있다. 예전에는 남아 선호 사상 때문에 많은 가정이 당국의 감시를 피해 아들을 낳을 때 까지 둘째 셋째를 계속 낳았다. 최근 중국은 세자녀 정책으로 사실상 계획 생육을 폐기하고 나섰지만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 때문에 출생 인구가 계속 줄어들어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021.11.26 chk@newspim.com |
코로나19 경기 침체속에서도 혼인 육아 비용은 계속 상승세를 보였다. 수입 불안에도 씀씀이가 줄지 않으면서 경제 압박이 커지고 이것이 결국 출산 의욕을 감퇴시킨 것이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회적 통제 자체도 출생률 저하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비대면과 외출 자제 캠페인이 직접 왕래와 상호 접촉에 영향을 주면서 남녀 사이의 교류를 위축시켰다. 연애와 혼인, 육아 등이 직격탄을 받았다.
90년 대 생 결혼 기피, 독신증가
최근들어 중국 대륙에 결혼하는 사람들이 계속 줄어들고 독신가정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중국 통계 연감 2021'에 따르면 2020년 결혼 등기인 수는 814만 3300 쌍에 달했다. 2019년에 비해 113만 쌍 감소한 수치다.
결혼 등기인 수는 2013년 1346만 9300만 쌍으로 피크에 달했다가 7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2020년 결혼인 수는 7년 만에 39.5%나 감소했다.
중국 인구 통계에 따르면 2013년~ 2020년 초혼인 수 감소 폭이 크게 높아졌다. 이는 현재 결혼 적령기에 진입한 90 허우(90 後, 1990년 대 출생자)들의 미혼율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젊은 층이 결혼을 기피한다는 얘기다.
1990년 대 생 중국의 90 허우들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대체로 독생 자녀가 많고 교육 연한도 긴 것이 특징이다. 법정 결혼 연령은 남성 22세, 여성 20세이지만 석사를 졸업(25세~ 26세)하고 취직 후 몇년이 지나면 30대가 된다.
중국에서 30대가 넘으면 대체로 만혼이다. 하지만 인구의 도시집중, 즉 도시화에 따른 주택 문제 등 경제 압력, 혼인관의 변화로 인해 결혼 연령은 자꾸 늦어지고 있다. 만혼과 불혼(결혼 기피)이 늘어나면서 출생 인구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