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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치 분양원가 공개하자" 김헌동 SH 사장 후보자…업계 "시장 혼란만 야기"

기사입력 : 2021년11월14일 06:00

최종수정 : 2021년11월14일 06:00

김헌동 후보자, 15일 임명 유력..."분양원가 공개할 것"
업계 "공공아파트 원가, 민간아파트와 단순비교 불가"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신임 사장 후보자가 "과거 10년간 공공주택 분양원가를 공개하겠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업계의 우려가 크다.

공공주택 분양원가를 공개할 경우 집값 안정 효과는 거의 없고 오히려 불필요한 혼란이 생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SH공사 공공아파트는 민간아파트와 품질이 다르기 때문에 분양원가를 공개해도 민간아파트 가격 안정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서울=뉴스핌]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 [사진=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홈페이지] 김성수 기자 = 2021.10.07 sungsoo@newspim.com

◆ 김헌동 사장 후보자 "분양원가, 누구나 알 수 있게 공개할 것"…15일 사장직 임명

14일 업계에 따르면 김헌동 SH사장 후보자는 임명된 이후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최근 김 후보자는 뉴스핌과 통화에서 "우리나라는 선분양 아파트의 경우 분양원가를 다 공개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아파트가 정확히 얼마에 지어졌는지 이해하기 어렵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자들이 이해할 수 없다면 분양원가 공개를 해도 큰 의미가 없다"며 "초등학생도 건축비가 얼마인지 등을 다 알아볼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는 15일 그를 SH공사 사장으로 임명할 예정이다. 서울시의회는 지난 10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실시 후 '부적격'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서 후보자가 '부적격' 의견을 받아도 오 시장이 사장으로 임명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와 시의회 간 협약에 따르면 서울시장은 SH사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부적격' 결과를 받아도 사장직에 임명할 권한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과거 10년간 아파트 건설 원가 등 시민이 요구하는 자료를 열린 공간에 상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SH공사가 보유한 공공주택의 유형별, 소재지별, 평형별 실태를 정리해 공개하겠다는 취지다.

'분양원가 공개'는 과거 오 시장이 전격적으로 도입했던 정책이다. 건설업계 투명성 확보와 주택가격 안정화를 위해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공급할 때 공사 원가 등을 공개한 제도다. 2000년대 초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을 비롯한 시민단체에서 주장했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다.

지난 2006년 9월 은평뉴타운 고분양가 논란이 벌어지자, 오 시장은 이를 사과하면서 SH공사가 공급하는 공공주택의 분양원가를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참여정부는 2007년 2월 주택법을 바꿔 공공주택은 분양원가 61개 항목, 민간주택은 7개 항목을 공개하도록 했다.

김 후보자는 "오 시장이 2007년부터 5년간 분양원가 공개를 했는데 이후 집값이 떨어졌다"며 "물론 분양원가 공개가 집값 안정이나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 예단할 수 없지만, 누구나 (원가를) 알 수 있게끔 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공공아파트 분양원가, 민간아파트와 단순비교 불가…집값 안정 효과 제한적"

업계에서는 우려감을 표시하고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원가 품목을 세세히 공개한다면 영업비밀이 대외적으로 노출될 수 있다. 분양원가를 공개할 경우 건설사 또는 시행사가 어느 정도 이윤을 남길지 대략 추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양원가를 놓고 건설사와 소비자 간 입장도 대립된다. 건설사는 기업이므로 일정 부분 이익을 남겨야 하는 데다 기술 개발에 들어간 제반 비용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분양가를 산출한다.

반면 소비자들은 분양원가와 분양가의 차이를 쉽게 알게 되면 다른 단지와의 비교 등을 통해 불만을 품기도 더 쉬워진다. 이에 따라 각종 민원이 제기되는 등 업계에 상당한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분양원가를 공개해도 전반적인 집값 안정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SH공사의 공공아파트와 민간아파트는 품질이 같지 않기 때문에 원가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이 불가능해서다.

공공아파트는 '중소기업제품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일정 부분 중소기업 제품을 써야 한다. 예컨대 아파트 내부에 싱크대 등 각종 용품을 설치할 경우 중소기업 제품을 써야 한다는 뜻이다.

반면 민간아파트는 내장재 등을 고급품으로 넣을 수도 있고, 단지 내 편의시설을 여럿 설치해 관리비를 더 높게 책정할 수도 있다. 민간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공아파트' 분양원가와 단순 비교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분양원가를 공개해도 집값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을 통해 분양가를 제한했지만 '로또아파트' 문제로 오히려 청약 경쟁률만 더 높아졌다"며 "근시안적으로 가격만 통제하는 정책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움직이는 자본주의 원리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SH공사의 분양원가 공개는 공공아파트와 민간아파트 품질이 동일하다는 전제하에서만 의미를 갖는다"며 "품질이 다르다면 가격을 1대 1로 비교하기 어렵기 때문에 민간아파트 분양가를 보고 해당 건설사나 시행사가 '폭리'를 취하는지 논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원가 공개를 할 경우 집값 안정 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불필요한 혼란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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