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와 사고로 목숨 잃은 배달·택배 노동자들 많아"
청와대부터 여야 대선후보 캠프까지 행진, 요구안 전달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진현우 인턴기자 = "우리의 권리를 찾는 건 당연합니다."
코로나 시대 필수노동자인 배달·택배 노동자들이 안전운임제 도입과 라이더보호법 제정을 촉구하며 서울 도심을 행진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와 라이더유니온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 물량이 두 배로 늘어나고 배달 시장이 2.5배 커졌지만 배달·택배 노동자에게 가해진 위험을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코로나 시기에 과로와 사고로 이미 많은 배달·택배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다"며 "안전운임제를 배달·택배 업종으로 확대해 노동자와 도로 위 시민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 노동자의 과속·과로·과적을 방지하기 위해 적정 운임을 법으로 보장하는 제도다. 지난해 처음 도입됐으며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안전 운임보다 낮은 운임을 지급하는 사업주에게는 과태료 500만원이 부과된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1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 도로에서 라이더유니온 회원들과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적정 소득을 보장하는 배달-택배 안전운임제 도입과 라이더보호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2021.11.10 filter@newspim.com |
노조는 이와 함께 라이더 보호법으로 불리는 생활물류서비스발전법 일부 개정안 제정을 요구했다. 지난 8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발의한 이 법은 배달사업자 인증제를 등록제로 전환하고, 배달 노동을 통제하는 알고리즘 정보를 공개해 노사간 협상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은 "배달료에 대한 적정한 기준과 요금체계가 없으니 배달 플랫폼은 멋대로 운영하며 배달 노동자를 쥐어짠다"면서 "배달플랫폼이 독점하고 있는 알고리즘에 대한 노동조합의 접근권과 무법자 행세하는 배달사업자를 규율할 수 있는 배달 대행 등록제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택배사는 사회적 합의를 빌미로 택배비를 인상하는 것도 모자라 택배 노동자의 수수료를 삭감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아랫돌 빼서 윗돌을 괴는 상황을 막을 정답은 택배수수료 산정 기준과 운임체계에 노동자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 외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특히 "대선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지만 대선후보들 중 누구도 도로의 안전을 화두로 던지지 않고 있다"며 "국회는 배달·택배 안전운임제와 라이더보호법을 즉각 의결하고, 여야 대선 후보들은 우리의 요구를 공약으로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1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 도로에서 라이더유니온 회원들과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적정 소득을 보장하는 배달-택배 안전운임제 도입과 라이더보호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2021.11.10 filter@newspim.com |
배달·택배 노동자들은 기자회견 후 청와대 사랑채에서 여야 대선 후보 캠프가 있는 여의도까지 오토바이와 택배 차량을 타고 행진했다. 행진에는 오토바이 49대, 택배차량 4대가 동원됐고, 참가자들은 '일반대행 라이더도 산재보험 됩니다', '패널티제도 폐지하고 안전배달료 도입하라'를 오토바이와 차량에 부착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선 후보들을 만나러 간다"며 "배달 노동자들의 고통을 해결하고 택배 노동자 과로사를 아는 사람이 청와대의 주인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달·택배 노동자들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선후보 캠프를 방문해 요구안을 전달한 뒤 국회 인근까지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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