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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독점 논란] 수수료 정책에 '울분'…속 터지는 소상공인·대리운전

기사입력 : 2021년09월17일 10:51

최종수정 : 2021년09월17일 10:51

[서울=뉴스핌] 강주희·최현민·지혜진 기자 = # 지난 14일 오후 1시 서울 관악구의 한 분식집. 매장은 한산한 반면 주방은 분주했다. 주방에선 연신 '배달의민족 주문'이라는 음성과 함께 주문서가 출력되고 있었다. 매장을 운영하는 50대 김모 씨는 "배달앱을 사용하면 일일이 전화 주문을 응대하지 않고 조리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면서도 "하지만 수수료는 수수료대로 빠져 손해를 보는 느낌이 들어 이렇게 장사를 하는게 맞나 싶은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고 허탈하게 웃었다. 김씨는 최근 가게를 내놨다.

혁신 기술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인 플랫폼 기업들이 독과점적인 지위를 기반으로 수익 확보에 열을 올리면서 소상공인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2010년 '배달통'과 '배달의민족(배민), 2012년 '요기요' 등 1세대 배달앱 등장 이후 플랫폼 기업들의 영향력이 확대되며 소상공인들의 플랫폼 기업 의존도는 높아졌지만, 중개수수료 부담도 커지면서 손에 쥐는 돈은 실제 매출보다 줄어든 탓이다.

배민라이더스. [사진=우아한형제들]

◆ 주문 많이 들어와도 수수료 떼면 남는 돈은 쥐꼬리…배달앱 사용 딜레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높은 배달앱 이용률도 소상공인들을 옥죄는 요인 중 하나다. 매장 손님이 크게 감소하고, 배달 주문이 늘면서 시장 점유율이 높은 배달앱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수수료 부담이 커 매출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전국적으로 배달앱 이용 업체가 늘어났다는 게 그 방증이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 '외식업체경영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수도권에 위치한 음식점 가운데 배달앱을 이용한 업체는 19.9%다. 2018년 8.8%에서 이듬해 9.7%로 0.9%포인트 오른데 그쳤지만, 1년새 10%포인트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배달앱 사용 업체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호남권이다. 2018년 말 기준 호남권에서 배달앱 이용 업체는 4.3%에 불과했지만 2년새 22.8%로 18.5%포인트 올랐다. 이 외에도 ▲서울권 14.3%포인트 ▲충청권 17.1%포인트 ▲경남권 10%포인트 ▲경북권 4.9%포인트 등 전 지역에서 이용업체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2010년 배달앱 사업을 시작한 배민은 무료로 플랫폼 입점을 허용하고 카테고리 내 음식점 표출을 위한 광고비를 받으며 운영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배달앱 3사 CI. 2021.04.22 nrd8120@newspim.com

배민앱 화면 윗부분에 나타나는 오픈리스트에는 현재 위치 중심으로 배달 가능한 음식점이 무작위로 노출된다. 소비자가 오픈리스트를 통해 주문을 했다면 해당 음식점은 건당 매출액의 6.8%를 수수료로 배민에 내야 한다. 오픈리스트 아래쪽에 울트라콜 광고 영역은 월 8만원의 광고비로 음식점 노출이 가능하다. 광고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중복등록도 가능하지만, 비용 부담도 배로 늘어난다. 카드결제 수수료 3%도 추가된다.

여기까진 광고노출을 위한 비용이다. 배민 소속 라이더가 직접 배달하는 경우 수수료는 더 올라간다. 주문이 들어올 경우 중개수수료 12%, 카드결제 수수료 3%, 건당 배달비 6000원이 나간다. 

쿠팡이츠의 경우 중개수수료 15%, 카드수수료 3%, 배달비 6000원이다. 다만 현재는 양사 모두 단건 배달 중개수수료를 1000원으로 고정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며, 배민의 경우 배달비를 5000원으로 받고 있다.

플랫폼 기업들은 대체로 소상공인들과의 상생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업주들이 생각하는 배달앱의 이미지는 달랐다.

홍대에서 배달전문 볶음밥집을 운영하는 이모(56) 씨는 "(배민 이런데는) 태생 자체가 양아치"라며 "중간다리 역할하면서 돈을 빼먹는 구조다. 전체 매출의 20%가 플랫폼으로 들어가는 돈인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수수료를 합리적으로 낮춰줘야 한다"면서 "플랫폼 구성이 잘돼 있긴 하지만 수수료가 비싸긴하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부천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배모(59) 씨는 "처음에 배달앱이 수수료를 많이 떼어간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속으로는 '얼마나 되겠나' 싶었다"면서 "하지만 막상 수수료가 빠져나가면 수중에 들어오는 돈은 생각보다 적었다"고 토로했다.

배씨는 "오래된 가게들은 전화로 주문하는 단골들도 있어 괜찮지만 새로 개업을 한 가게들은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일은 내가 다하고 돈은 배달앱이 가져가는 현실인데 외면하기에는 배달앱이 주는 효과가 너무 크다"고 덧붙였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제공=카카오]

◆'전국깡패'와 '골목깡패' 출혈경쟁…대리기사만 죽어나는 현실

플랫폼 기업은 대리운전 시장에도 손길을 뻗었다. 지난 2016년 5월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한 카카오모빌리티는 매년 시장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 대리운전 배차 프로그램 업체 '콜마너'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 7월 대리운전 업계 1위로 꼽히는 '1577 대리운전'을 품고 전화콜 시장까지 진출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시장점유율은 2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가 발표한 '대리운전 실태조사 및 정책연구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리운전 업체는 3058개소, 대리기사는 16만5000여명으로 추산된다. 2013년 당시 3840개였던 대리업체 수는 다소 줄었지만, 대기기사는 8만7000여명에서 2배 가까이 늘었다. 현재 대리운전 시장 규모는 2조8000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리기사는 특수형태 근로자로 노동자와 유사한 경제적 종속성이 있으나, 자영업자적 특성으로 노동조합법의 적용을 받지 못해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특히 대리운전 시장의 관리체계 부재로 대리운전 업체와 기사간 불공정 거래가 갈등을 유발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대리운전 시장 진출은 대리기사들에게는 일종의 '기회'였다. 20%가 넘는 수수료, 프로그램비, 보험료, 관리비 등 기존 업체들의 횡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대리시장 진출을 반대하던 기존 업체들의 반대입장이 상쇄됐던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결국 거대 자본을 앞세운 플랫폼 기업의 개입은 기존업체들과의 출혈경쟁으로 이어져 그 피해는 고스란히 대리기사들이 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에 이어 올해 7월에는 SK텔레콤 자회사인 티맵모빌리티가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관계자들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코로나19 4차 대유행! 대리기사 소득 반의반 토막! 대리운전노동자 생계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1.08.04 dlsgur9757@newspim.com

김종용 전국대리기사협회장은 "신규사업자가 시장에 들어오면 콜과 기사를 확보하기 위해 요금을 낮춰 콜을 많이 만들어낸다"면서 "업체들간 경쟁이 치열해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듯 대리기사들만 시달리는 형국"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거대 자본을 갖춘 카카오모빌리티가 시장에 진입하면서 수수료는 동일하지만 요금인하 경쟁에 불이 붙어 대리기사들이 직접적 타격을 입고 있다"면서 "카카오모빌리티는 티맵모빌리티가 대리운전 시장 진출을 하자 또다시 요금인하에 나서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대리운전 시장의 반발이 거세지자 지난 14일 카카오모빌리티는 사회적 책임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대리기사들과의 상생에 힘쓰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기존 20%의 고정 수수료 대신 수요공급에 따라 0~20%의 범위로 할인 적용되는 '변동 수수료제'를 전국으로 확대 적용하고, 동반성장위원회를 통해 진행되는 대리운전사업자들과의 논의 채널에서도 더 적극적으로 상생안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가 떼가는 수수료는 20%이며, 티맵모빌리티는 초기 수수료를 0%로 책정했지만 오는 10월까지만 한시적으로 시행한다.

대리기사 이모(65) 씨는 "대기업이 대리운전 시장에 많이 진출할수록 기사들 입장에선 대우가 좋아지니 나쁠 건 없다"면서 "다만 깨끗하게, 공정한 룰 안에서 선순환해야지 가격 인하하는 등 출혈 경쟁을 해선 안된다"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월 2만2000원을 내면 호출을 우선 노출시켜주는 프로서비스 등은 수수료 인상 이외의 대리기사를 쥐어짜는 야비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min7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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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지지율 29.4%…"의료대란 등 영향"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하락해 20%대 후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5일 발표됐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2일~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29.4%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67.8%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8%다. 지난 조사 대비 긍정평가는 2.7%포인트(p)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2.7%p 상승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38.4%p다. 연령별로 보면 만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22.1% '잘 못함' 74.2%였고, 30대에서는 '잘함' 31.5% '잘 못함' 64.7%였다. 40대는 '잘함' 21.3% '잘 못함' 78.7%, 50대는 '잘함' 22.4% '잘 못함' 76.7%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33.3% '잘 못함' 64.2%였고, 70대 이상에서는 '잘함'이 50.4%로 '잘 못함'(42.3%)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30.6%, '잘 못함'은 65.1%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29.2% '잘 못함' 69.2%, 대전·충청·세종 '잘함' 27.2% '잘 못함' 68.0%, 부산·울산·경남 '잘함' 31.9% '잘 못함' 66.2%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은 '잘함' 40.2% '잘 못함' 53.8%, 전남·광주·전북 '잘함' 16.3% '잘 못함' 83.7%로 나타났다. 강원·제주는 '잘함' 28.9% '잘 못함' 69.2%로 집계됐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29.5% '잘 못함' 68.1%, 여성은 '잘함' 29.4% '잘 못함' 67.4%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율 결과에 대해 "친일 논란 및 의료대란, 검찰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국회 개원식에 불참하며 국회 외면 논란 등이 번지며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됐다"고 해석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번 조사에서도 지지율이 떨어졌으니 하락하는 추세로 볼 수 있다"며 "8·15광복절 행사 뒤에도 이어지는 친일 논란과 윤-한 갈등, 국회 개원식 불참 등의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정치 전반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본인 정치를 못 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2.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09-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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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제한' 인뱅·2금융권 확산 조짐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따라 제2금융권으로까지 대출 풍선효과가 확산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제한이 인터넷전문은행과 외국계은행을 넘어 2금융권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제2금융권까지 주담대 제한이 확산되면 대출 실수요자들은 지금보다 더욱 자금 확보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은 이날부터 주담대 금리를 0.2%포인트(p) 일괄 인상하기로 했다. SC제일은행의 주담대 최저 금리는 3.64%로, 주담대 금리를 조정해 인상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앞서 카카오뱅크도 지난 3일부터 주택구입목적의 주담대 대상자를 '무주택자'로 제한했다. 최장 50년이던 주담대 대출 기간은 30년으로 축소했고,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는 1억원으로 제한했다. 시중은행들이 금리 인상에 이은 비금리 방식의 주담대 제한에 나서자 대출 수요가 몰릴 것을 대비해 외국계은행과 인터넷은행이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들이 대출 억제를 위한 초강수 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대출 수요가 지방은행 뿐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 외국계은행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 역시 은행권 대출 절벽을 피해 최근 대출 수요가 몰리는 곳 중 하나다. 지난달 말 기준 삼성, 한화, 교보 등 3개 대형 생명보험사의 주택 관련 대출잔액은 30조6080억원으로 7월 말 30조2248억원 대비 3832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은 전날부터 보험업권 중 처음으로 수도권 주담대의 경우 기존 주택 보유자에 대해 주택 구입 자금을 제한하기로 했다. 원금을 일정 기간 이후부터 갚는 거치형 대출 취급도 전면 중단했다. 지난달 28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권 간담회 이후 발표한 것으로 당국과의 교감 속에 제2금융권으로의 대출 '풍선효과' 우려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이복현 금감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개최된 '가계부채 관련 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 간담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금융당국의 은행권 가계대출 억제 압박에 실수요자의 피해 우려가 제기되자 애로사항을 듣는 자리를 마련한 가운데, 대출 실수요자의 애로사항과 금융권·부동산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했다. 2024.09.04 yym58@newspim.com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4일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에서 "보험, 상호금융 등 아직 대출 규제가 느슨한 제2금융권으로 풍선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최근에는 대출 정보의 유통속도가 빨라 금융회사 간 대출수요가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 우려도 크다"며 "은행권 뿐 아니라 보험, 중소금융회사 등 전 금융권이 합심하여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주담대 제한은 삼성생명에 이어 다른 보험사와 상호금융업권 등 여타 제2금융권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높다. 전 금융권이 비슷한 수준으로 규제를 강화하지 않으면 대출 수요가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충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지난달 27일 가계부채 현황 브리핑에서 "아직 다른 업권으로 대출이 몰리는 풍선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고, 현재까진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라면서도 "이상징후가 발생하면 현장검사 등을 통해 지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보험업권과 상호금융의 가계대출 증감과 함께 선행지표인 대출 신청 건수를 하루 단위로 점검하고 있다. y2kid@newspim.com 2024-09-0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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