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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독점 논란] '혁신의 상징' 카카오, 어쩌다 '공공의 적' 됐나

기사입력 : 2021년09월17일 06:31

최종수정 : 2021년09월17일 08:16

김범수 의장 "기업이 더 나은 세상 만든다"
우수한 스타트업 투자, 무분별한 확장으로
소상공인 영역까지 침범..'공존' 해법은 부족

[편집자] 한 때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대형 플랫폼 기업들이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플랫폼 기업의 갑질을 두고 볼 수 없다'며 전방위 규제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국민 여론도 이들 플랫폼 기업에 유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플랫폼 기업을 '탐욕과 구태'로 매도하기 보다는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과 상생을 모색하면서 성장스토리를 계속 써 나가게해야 한다는 게 중론입니다. 플랫폼 기업의 폐해를 줄이면서도 한국경제 성장동력으로 작동할 수 있는 방안을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에서 찾아봅니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나은경 기자 = 김범수 의장은 카카오를 창업할 때 '대한민국에 없는 회사'를 만들어 보겠다는 도전 의식을 가지고 시작했다. 최근에는 '사회문제 해결에 가장 효율적인 조직이 기업일 수 있다'며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카카오에 따라 붙는 꼬리표는 창업 이념에 크게 벗어나 있다. '혁신'은 사라지고 기존 재벌들의 구태를 반복하는 '독점', '탐욕'의 화신으로 묘사되고 있다. 카카오는 어떻게 '혁신의 상징'에서 '공공의 적'으로 전락했을까.

김범수 카카오 의장 [제공=카카오]

◆"기업이 사회를 바꾼다"..100인 CEO 양성 목표, 158개 계열사로

김범수 의장은 우수한 스타트업에 투자해 후배 기업가를 육성하고 이들과 함께 건전한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 사회를 바꿔가겠다는 경영 철학을 가지고 있다. 바로 'CEO 100인 양성론'이다. 김 의장은 지난 2006년 카카오의 전신인 아이위랩을 설립할 때 "성공한 선배 기업가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선행은 후배 기업가를 육성하는 것이다. CEO 100인을 성장시킬 수 있다면 성공한 것이다"고 말했다.

수직적인 본사와 자회사의 관계가 아닌 다양한 창업자들이 카카오 그룹 안에서 자율적으로 사업을 펴나가는 전략이었다. 카카오는 지난 2012년 설립한 벤처캐피탈 카카오벤처스와 2015년 설립한 카카오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본격적인 후배 기업가 양성에 나섰다. 이를 통해 성장한 기업가로는 야나두(구 카카오키즈)의 김정수 공동대표, 당근마켓 김용현·김재현 공동대표 등이 있다.

카카오에서 개별 서비스부문으로 출발해 더 큰 도약을 위해 분사를 택한 계열회사들도 많다. 카카오페이 류영준 대표,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 카카오커머스 홍은택 대표 등이 그렇게 탄생한 대표적 CEO들이다. 김 의장이 바라던 우수한 후배 기업가들이 탄생했고 다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그 결과 매년 자회사가 십여 개씩 늘며 올해는 계열사가 해외법인을 포함해 158개까지 늘어났다. 김 의장의 경영 이론인 '100인 CEO 양성'을 10여년만에 초과 달성한 셈이다.

◆'카카오톡' 독점적 플랫폼 지위 확보 후 공격적인 확장

카카오는 자산이 부족한 태생적 한계를 자회사 중심의 투자와 적극적인 외부 투자유치로 극복했다. 적극적인 투자 유치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있었다. 카카오톡은 유튜브 다음으로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하는 스마트폰 앱(월 249억분)으로, 어떤 서비스든 카카오톡과 연계하면 일정 수준의 이용자 수는 확보하고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성장성이 엿보이는 다양한 신사업들을 붙여 나갈 수 있었던 이유다. 카카오뱅크가 같은 시기 출범한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와 이용자 수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인 것도 결국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의 유무가 결정적이었다.

카카오는 특히 적극적인 IPO로 투자자금을 끌어 모았다. 지난해 계열사의 첫 IPO 사례이자 '따상'으로 화제가 된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올해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IPO를 시도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도 내년 상장을 노렸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같은 카카오의 공격적인 IPO 전략이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이 지난 4월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카카오, 택시시장 독과점 횡포 중단 촉구를 위한 삭발식'을 열고 있다. leehs@newspim.com

◆소상공인 영역까지 무분별한 확장, 불만 수면 위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앞세운 카카오의 진격은 멈출지 몰랐다. 카카오 플랫폼 안에서 선물하기, 결제, 쇼핑, 웹툰, 보험, 금융, 게임 등을 즐길 수 있게 됐다. 특히 택시, 퀵서비스, 대리운전, 은행 등의 서비스는 소비자 입장에서 이전까지 불편사항을 한꺼번에 해소한 혁신적인 서비스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승자 독식 생태계에 놓인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부작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사업 진출 영역이 꽃 배달, 미용실 등 대부분 소상공인의 영역까지 미치며 중소업체와 자영업자의 피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카카오의 확장 전략을 보면 카카오의 독점적인 플랫폼 지위를 활용, 기존 시장에 진입한 뒤 무료로 이용자를 끌어 모으고 이후 가격과 수수료를 올리는 방식이다. 카카오택시가 대표적이다. 콜택시와 대리운전 서비스에서 독점적 지위를 구축한 카카오는 비용을 더 지불하면 택시가 더 빨리 잡히는 '스마트호출' 서비스의 비용을 최대 5000원까지 인상하려 했다.

이는 사실상 요금 인상으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요금 인상의 요인이 이전과는 달랐다. 기름값 인상이나 택시기사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사회적 합의는 없었고, 독점적 플랫폼의 수익 극대화를 위한 일방적인 결정으로 이뤄졌다. 택시업계 뿐만 아니라 범사회적인 반발이 일어났다. 카카오는 즉각 인상 계획을 처리했으나 규제의 칼날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김범수 의장, 세상 바꿨지만 공존 해법은 외면

김 의장은 '내가 태어나기 전 보다 더 나은 세상'을 꿈꿨다. 2010년 카카오톡이 출시된 지 11년. 카카오톡 출시 후 세상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거대 플랫폼 기업의 등장으로 생활이 편리해진 건 많은 소비자가 인정하는 장점이다.

하지만 승자 독식 생태계에 놓인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소비자들은 선택권에 제한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무료 서비스로 경쟁자가 사라진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밖에 없어진다.

특히 성장주의에 매몰돼 소상공인 등 주변 생태계에 미칠 영향은 소홀했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혁신 기업을 자부하는 카카오가 공정과 상생을 무시하고 이윤만을 추구했던 과거 대기업들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가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불과 10여년 만에 회사 덩치는 삼성, LG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그에 어울리는 내실을 다지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부에서도 '회사 쇼핑'이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로 '경종'이 여러 차례 울렸지만 이를 무시한 결과가 작금의 사태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문어발식 확장으로 인한 당국의 견제는 예정된 수순이었다"며 "뒤늦게 골목상권 사업에서 철수한다는 결정을 내렸지만 다음달 국정감사를 앞두고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임기응변식 대처라는 인식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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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제한' 인뱅·2금융권 확산 조짐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따라 제2금융권으로까지 대출 풍선효과가 확산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제한이 인터넷전문은행과 외국계은행을 넘어 2금융권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제2금융권까지 주담대 제한이 확산되면 대출 실수요자들은 지금보다 더욱 자금 확보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은 이날부터 주담대 금리를 0.2%포인트(p) 일괄 인상하기로 했다. SC제일은행의 주담대 최저 금리는 3.64%로, 주담대 금리를 조정해 인상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앞서 카카오뱅크도 지난 3일부터 주택구입목적의 주담대 대상자를 '무주택자'로 제한했다. 최장 50년이던 주담대 대출 기간은 30년으로 축소했고,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는 1억원으로 제한했다. 시중은행들이 금리 인상에 이은 비금리 방식의 주담대 제한에 나서자 대출 수요가 몰릴 것을 대비해 외국계은행과 인터넷은행이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들이 대출 억제를 위한 초강수 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대출 수요가 지방은행 뿐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 외국계은행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 역시 은행권 대출 절벽을 피해 최근 대출 수요가 몰리는 곳 중 하나다. 지난달 말 기준 삼성, 한화, 교보 등 3개 대형 생명보험사의 주택 관련 대출잔액은 30조6080억원으로 7월 말 30조2248억원 대비 3832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은 전날부터 보험업권 중 처음으로 수도권 주담대의 경우 기존 주택 보유자에 대해 주택 구입 자금을 제한하기로 했다. 원금을 일정 기간 이후부터 갚는 거치형 대출 취급도 전면 중단했다. 지난달 28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권 간담회 이후 발표한 것으로 당국과의 교감 속에 제2금융권으로의 대출 '풍선효과' 우려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이복현 금감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개최된 '가계부채 관련 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 간담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금융당국의 은행권 가계대출 억제 압박에 실수요자의 피해 우려가 제기되자 애로사항을 듣는 자리를 마련한 가운데, 대출 실수요자의 애로사항과 금융권·부동산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했다. 2024.09.04 yym58@newspim.com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4일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에서 "보험, 상호금융 등 아직 대출 규제가 느슨한 제2금융권으로 풍선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최근에는 대출 정보의 유통속도가 빨라 금융회사 간 대출수요가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 우려도 크다"며 "은행권 뿐 아니라 보험, 중소금융회사 등 전 금융권이 합심하여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주담대 제한은 삼성생명에 이어 다른 보험사와 상호금융업권 등 여타 제2금융권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높다. 전 금융권이 비슷한 수준으로 규제를 강화하지 않으면 대출 수요가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충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지난달 27일 가계부채 현황 브리핑에서 "아직 다른 업권으로 대출이 몰리는 풍선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고, 현재까진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라면서도 "이상징후가 발생하면 현장검사 등을 통해 지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보험업권과 상호금융의 가계대출 증감과 함께 선행지표인 대출 신청 건수를 하루 단위로 점검하고 있다. y2kid@newspim.com 2024-09-0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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