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약 2년간 간호사 674명이 병원을 떠났다며 민주노총 의료연대본부가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보건의료노조와 보건복지부가 극적으로 협상을 타결하며 봉합되는 듯했던 의료진과 정부 간 갈등이 또 다시 불거지는 모양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의료연대)는 15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는 지금 당장 감염병동 간호인력기준을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15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의료연대)가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9.15 min72@newspim.com |
의료연대는 "수도권에 코로나19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발생한 현장의 인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구시처럼 감염병동 인력기준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며 "하지만 서울시는 공공의료재단에 관련 연구용역을 맡겼다면서 계속해서 인력기준 발표를 미뤄왔고, 면담에도 응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9개월 넘게 시청 앞 피켓팅, 기자회견 등을 진행한 결과 지난달 31일 면담을 했지만 답변은 너무 충격적"이라면서 "복지부에서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니 기다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의료연대는 앞서 복지부, 교육부와 면담을 한차례씩 진행했다. 이들은 간호사 1인당 환자수를 7명으로 제한하고, 공공병원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내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연대는 "간호사들이 너무 많은 수의 환자를 감당하고,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인해 현장을 떠나고 있다"며 "이는 코로나19 병동의 간호인력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서울의료원 등 3개 병원에서만 총 674명의 간호사가 사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연대는 이어 "하루하루 벅찬 상황에 놓여있는데 2개월을 더 기다리라고 하고 있다"며 "서울시가 늦장부리는 동안 간호사들은 또 다시 병원을 떠나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의료연대에는 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서울의료원, 강원대병원, 경북대병원, 제주대병원, 충북대병원 등 국립대학병원 노동자들이 소속돼있다.
앞서 보건의료노조와 복지부는 지난 5월부터 처우 개선을 놓고 협상을 벌였으며, 지난 1일 약 11시간 동안 진행된 제13차 노정교섭 끝에 극적인 합의를 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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