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시장점유율 97.7%…독점적 지위 구축
삼성전자 등 제조사가 변형한 OS 진입 막아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경쟁 운영체제(OS)의 시장진입을 방해한 구글에 200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삼성전자 등 기기제조사에게 안드로이드 변형 OS(포크 OS) 탑재 기기를 생산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경쟁 OS의 시장진입을 방해한 구글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074억원(잠정)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포크 OS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변형한 OS를 말한다. 구글에게는 경쟁 OS다.
구글은 기기제조사에게 필수적인 플레이스토어 라이선스 계약과 OS 사전접근권 계약을 체결하면서 그 전제조건으로 파편화금지계약(AFA)을 반드시 체결하도록 강제했다.
플레이스토어 라이선스 계약은 플레이스토어, 구글 검색 등 구글의 주요 앱묶음을 함께 라이선스(허가) 하는 계약이다. 또 AFA는 구글이 최신버전 안드로이드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기 약 6개월 전 미리 소스코드를 제공하는 계약이다. 하이엔드(고성능) 기기의 조기 개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AFA에 따르면 기기제조사는 출시하는 모든 기기에 대해 포크 OS를 탑재할 수 없다. 직접 포크 OS 개발도 금지된다. 또한 포크용 앱 개발 도구(SDK) 배포를 금지해 포크용 앱 생태계 출현 가능성을 철저히 차단한다. SDK는 앱 개발자들이 특정한 운영체제·시스템 등에서 구동되는 앱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도구 모음이다.
공정위는 AFA가 단순 계약서 문구를 넘어선다는 판단이다. 실제 구글은 AFA 계약을 활용해 기기제조사가 포크 OS 탑재 기기를 출시하지 못하도록 적극 저지했다. 때문에 거래선을 찾지 못한 아마존, 알리바바 등 모바일 OS 사업이 모두 실패했고, 기기제조사는 새로운 서비스를 담은 혁신 기기를 출시할 수 없었다.
그러는 사이 구글은 모바일 분야에서 자신의 시장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했다. 모바일 시장에서 구글의 시장점유율은 2010년 38%에서 2019년 97.7%까지 상승했다. 안드로이드 앱마켓 시장에서 구글이 운영하는 플레이스토어 점유율도 95%~99%에 이른다.
전 세계(중국제외) 스마트 모바일 OS 시장점유율 [자료=공정거래위원회] 2021.09.14 jsh@newspim.com |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이번 조치가 모바일 OS 및 앱마켓 시장에서 향후 경쟁압력을 복원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스마트 시계·자동차·로봇 등 그 범위가 점차 확장되고 있는 기타 스마트 기기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기와 서비스 출현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도 공정위는 시장을 선점한 플랫폼사업자가 독점적 지위를 유지·강화하기 위해 행하는 반경쟁적 행위에 대해 국내·외 기업 간 차별 없이 엄정한 법집행을 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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