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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노조·대리점 갈등…수익배분 못풀어낸 사회적 합의 '한계'

기사입력 : 2021년09월05일 07:14

최종수정 : 2021년09월05일 07:14

대리점·택배기사 한정된 수수료 싸움…노무비 전가한 본사는 뒷짐
노조 조직화 이후 대리점 경영환경 악화…단협 등 어려움 가중
택배비 인상분 분배 개입 어렵다는 정부…"불공정거래 관점 접근"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김포 CJ대한통운 대리점주의 사망사건을 계기로 대리점과 택배노조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한정된 수익을 놓고 싸우는 '을 대(對) 을'의 갈등이 표출되면서 공정한 수익배분에 대한 필요성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합의기구가 단순히 택배기사로부터 분류작업을 분리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안전운임제' 등을 통해 적정한 분배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 한정된 수수료 놓고 대리점·택배기사 줄다리기…대리점, 조직화된 노조·본사 사이에 '사면초가'

5일 업계에 따르면 택배사들과 대리점, 택배노조는 지난달 30일 김포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40대 CJ대한통운 대리점주의 사망을 놓고 갈등을 키우고 있다.

해당 대리점과 택배기사가 갈등을 키운 근본적인 원인은 수수료 배분의 문제로 파악된다. 대리점연합회에 따르면 노조는 대리점에 과도한 수수료 인상을 요구했다. 대리점 수수료 5% 외에 나머지 배송 수수료를 기사에게 지급하라는 것이다. 통상 대리점이 배송 수수료의 10~15%를 관리비 등으로 책정하는 데 비해 과도한 수준이었다는 게 대리점연합의 지적이다. 반면 노조는 해당 대리점이 지속적으로 택배기사 수수료를 삭감해 기사들의 수익이 줄어든 상태였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택배업계 구조상 대리점과 택배기사가 한정된 배송 수수료를 놓고 줄다리기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 점이다. 대리점은 사실상 본사가 정하는 마진 내에서 택배기사의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활용해 이익을 내왔다. 하지만 택배기사들이 노조를 결성하고 협상력을 확보하면서 오히려 대리점들이 어려움에 내몰리는 정반대 상황까지 벌어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CJ대한통운을 비롯한 택배사들은 계약 당사자가 아니라며 뒷짐을 지고 있다. 하지만 사업구조 특성상 원청은 여전히 배송 관련 대부분의 권한을 갖고 있어 대리점과 택배기사의 협의는 한계가 명확하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리점은 노조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면 이익을 내기 어렵고 노조와 대립하면 파업을 견뎌야 하는 사면초가에 몰린 셈이다. 반면 택배원청들은 1990년대까지 직고용했던 택배기사들과의 갈등을 계기로 대리점에게 노무비 부담을 전가시켰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구교훈 배화여대 국제무역물류학과 교수는 "택배기사는 법적으로 노동자가 아니지만 사실상 택배사들로부터 지시를 받고 해당 회사의 물품만 배송하는 전속 개념이 있어 특수고용직이라는 새로운 형태가 생겨났다"며 "하지만 본사가 아닌 대리점이 조직화된 기사들과 단체협약 등을 진행해야 하는데 대부분 영세한 대리점주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CJ대한통운 강남2지사 터미널 택배분류 작업장에서 택배기사들이 택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2020.10.21 photo@newspim.com

'사회적 합의' 택배비 인상 결의했지만 분배 논의 못해 '한계'…"안전운임제 적용해야"

대리점과 택배기사가 스스로 갈등을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사회적 논의기구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앞서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면서 택배업계와 대리점업계, 택배노조는 물론 정부와 국회, 화주사가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기구를 구성한 바 있다. 1년 가까운 논의 끝에 분류작업을 무임금 노동으로 규정하고 택배기사에게 분류작업을 맡기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분류인력 투입을 위한 원가 인상분 170원을 택배비에 반영하기로 했다.

문제는 사회적 합의기구가 정한 택배비 인상분을 어떻게 배분할지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택배비 인상분에 대해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배분에 관여할 경우 사실상 기업의 이익률을 정하는 꼴이 된다는 취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화물차에 대해 적용하는 안전운임제를 택배업계에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대리점과 택배기사의 수수료 문제를 불공정 거래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힘의 불균형이 작용해 낮은 수수료를 강요받는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원가를 따져 적정한 배분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화물차 안전운임제의 경우 유류비, 통행료, 사고처리비용, 부품교환비, 감가상각비 등 관련 원가를 꼼꼼하게 따져 운임을 결정한다. 일각에서는 화주사들의 비용 부담이 가중됐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만성적인 저가 운임을 해소하는 방안이라며 내년까지인 일몰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구 교수는 "도심의 밀집지역과 농어촌 지역의 원가가 다른데 본사의 임의적인 수수료 책정으로 형평성이 떨어지고 대리점과 택배기사들의 갈등이 지속돼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가 현장의 목소리와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연구용역 등을 통해 적정 이익에 대해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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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머스크 추방도 검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일론) 머스크의 추방 문제도 고민해보겠다"고 발언하며, 두 사람 간 갈등이 또 한 번 수위를 높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의 감세·재정 법안을 비판한 데 이어, 트럼프는 머스크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추방 가능성까지 언급해 정치적·법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는 1일(현지시간) 백악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머스크를 추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한번 살펴보겠다(I don't know, we'll have to take a look)"고 답했다. 그는 이어 "머스크는 많은 보조금을 받았으며, 전기촤 의무화 폐지에 매우 화가난 듯 하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6.21 mj72284@newspim.com 트럼프는 전기차 강제 규정을 "바이든 시대의 유산"으로 규정하고 폐지를 추진 중이다. 그는 "나는 전기차를 원하지 않는다. 휘발유도, 하이브리드도, 언젠가는 수소차도 원할 수 있다"며 "다만 수소차는 터지면 5블록 떨어진 데서 시신을 찾는다"고 비꼬기도 했다. 트럼프의 '추방' 발언이 담긴 클립이 퍼지자, 머스크는 X(옛 트위터)에 "이걸 더 키우고 싶어 죽겠지만, 지금은 참겠다"고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이 논란은 머스크가 트럼프의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 법(OBBBA)'을 "완전히 미치고 파괴적 법안"이라며 비판한 데서 촉발됐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머스크는 역사상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은 사람"이라며, 정부효율성부(DOGE)가 머스크의 보조금 수혜 내역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응수했다. 이어 트럼프는 "보조금이 없으면 로켓 발사도, 전기차 생산도 못할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전문가들은 연방정부의 보조금·계약 중단이나 규제 강화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사업에 실질적인 타격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머스크는 세금안 반대뿐 아니라 "새로운 정당(America Party)을 만들겠다"고 맞불을 놓으며 대선 기간부터 이어온 트럼프와 머스크 간 '브로맨스'가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koinwon@newspim.com 2025-07-01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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