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제과 나란히 하락...가격인상으로 3분기 회복전망
코로나 타격 컸던 식자재·유업계는 반등...3분기 전망은 글쎄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집밥 증가로 지난해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식품업계가 올해 2분기에는 줄줄이 실적 하락세 기록했다.
코로나 확산에 따른 반짝 특수가 2분기 들어 역기저 부담으로 이어져서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2분기 실적 상승을 누린 식음료 업체는 지난해 코로나 타격으로 바닥을 쳤던 급식·외식업계 정도에 그쳤다.
◆라면·제과 나란히 하락...코로나 역기저, 원재료값 상승 영향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매출 상승효과를 누렸던 라면과 제과업계는 올해 2분기에는 나란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라면 3사인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모두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농심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1.9% 하락한 19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오뚜기의 영업이익은 4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떨어졌고 삼양식품도 영업이익이 221억원으로 25.1% 줄었다.
'집콕' 거리두기에 간식 판매가 늘면서 지난해 수혜를 입었던 제과업계도 올해 2분기에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롯데제과의 경우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4% 증가한 5091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48억으로 2.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오리온의 영업이익은 550억으로 전년 대비 36.1% 줄었다. 해태제과도 2분기 영업이익 40억으로 전년 대비 60% 감소했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1.08.24 romeok@newspim.com |
라면, 제과업계의 실적 하락은 지난해 코로나19 국면에서 기록한 높은 실적이 올해 역기저 부담으로 작용해서다. 실제 외식이 줄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지난해 라면, 제과 등 가공식품 판매가 크게 늘어난 바 있다. 일례로 농심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직전년도인 2019년 대비 103.4% 증가했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거리두기 조치 등이 다소 완화되면서 코로나 특수를 반납했다. 밀가루, 팜유 등 원재료 가격 상승과 환율 하락, 해상운임 상승 등도 수익성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로 급격히 증가했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올해 역기저 효과를 내면서 실적이 하락했다"며 "원재료 상승 등 수익성 악화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라면 3사가 일제히 가격을 인상했으며 오리온을 제외한 제과업체들도 모두 가격을 올리면서 원재료비 부담을 덜어낸 바 있다. 여기에 하반기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3분기부터는 라면·제과업계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향후 전분당, 밀가루, 유지, 설탕 등 핵심 4대 소재식품의 가격인상 강도가 심화되면서 전반적으로 가공식품의 추가 가격인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식료품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세가 심회되고 주요 음식료 업체들의 마진 스프레드 저점을 다지고 반등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분기 반등한 식자재, 엇갈린 유업계...하반기는 '글쎄'
코로나19로 지난해 극심한 타격을 입었던 식자재업계는 올해 2분기 반등 효과를 누렸다. 거리두기가 다소 완화된 효과로 상승세를 기록한 것이다.
CJ프레시웨이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03% 상승한 191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그린푸드의 영업이익은 259억으로 17.6% 늘었다. 다만 이들 업체는 급식·외식업계 타격이 여전히 이어지면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급식 비중이 비교적 적은 신세계푸드만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34.2% 늘어난 82억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서는 실적을 냈다.
2분기 호실적을 달성한 식자재업계의 하반기 전망은 코로나19 확산 추이가 좌우할 전망이다. 향후 외식시장이 회복될 경우 가장 수혜를 입을 업종으로 꼽히고 있지만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 최근 코로나 상황이 좋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식자재업계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코로나 타격을 심하게 입었던 유업계에서는 2분기 실적에서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매일유업은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상승한 252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남양유업은 같은 기간 영업손실 212억원을 내면서 코로나 반등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오히려 지난해 2분기 영업손실 120억원에서 손실 폭이 약 77%(-92억원) 더 늘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18일 서울 도봉구 창동 하나로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2021.07.18 yooksa@newspim.com |
유업계의 엇갈린 성적표에는 '우유 급식'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우유급식 점유율은 서울우유가 50%, 남양유업 35%, 매일유업 5% 수준이다. 우유급식 비중이 높은 서울우유와 남양유업에서 코로나19 타격이 심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업체들의 '경영 역량'도 영향을 미쳤다. 매일유업은 성인 단백질 식품분야 '셀렉스'를 강화하면서 우유 소비 감소 타격을 만회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출시한 셀렉스는 올해 5월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성인 단백질 시장 1위에 올라섰다.
반면 남양유업은 뚜렷한 성과 없이 악재만 깊어지고 있다. 지난 4월 불가리스에 코로나19 예방효과가 있다는 허위 발표로 불매운동 등 논란에 휩싸였으며 지난 5월 홍원식 전 회장의 사퇴 및 매각 발표 이후 경영 공백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유업계의 하반기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낙농업계가 이달부터 우유 원재료인 원유 가격을 926원에서 947원으로 2.3% 인상하면서 우유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원유 가격 인상에 따라 유업체들도 우유 가격 인상 검토에 나섰지만 우유 소비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우유 가격을 올리기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8월 1일부터 적용된 원유가 인상분이 현재 판매되고 있는 우유 제품에 바로 반영되고 있고 해당 원가부담이 사실상 오래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라며 "어려운 경제상황과 소비자 물가 부담을 감안해 인상 폭, 시기 등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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