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사에 글래드호텔 상표권 넘기고 사용료 받게 한 혐의
1심, 혐의 모두 유죄 인정…"정상적인 가격보다 높은 수수료"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사실상 개인 회사에 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부당이득을 얻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해욱(53) DL그룹 회장이 1심에서 벌금 2억원을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김준혁 판사는 27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 회장에 대한 1심 선고를 열고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주식회사 DL(변경 전 대림산업)과 글래드호텔앤리조트 법인에게는 각각 5000만원과 3000만원의 벌금이 선고됐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개인 소유 회사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로 기소된 이해욱 DL그룹 회장이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07.27 dlsgur9757@newspim.com |
재판부는 "대림산업은 에이플러스디(APD)에 브랜드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오라관광(변경 후 글래드호텔앤리조트)는 APD에 유리한 조건의 사용료를 지급해 특수관계인인 이해욱에게 부당한 이익이 구속된 사실이 인정된다"며 검찰의 공소사실 모두를 유죄로 인정했다.
김 판사는 "제출된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대림산업은 에이플러스디(APD)에 글래드호텔 상표권을 사용하게 해 수익을 얻게 한 사업기회를 제공했다"며 "실제로 APD가 오라관광에 브랜드 마케팅을 제공한 사실이 없어 제공되지 않은 서비스 부분에까지 수수료가 모두 지급됐다는 점도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특히 "해당 수수료가 브랜드 상표권 제공에 불과하다는 전제 하에 보더라도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상한 신라스테이와 호텔신라 사이의 거래관계 등에 비춰 정상적인 가격보다 매우 크다고 보이므로 상당히 유리한 조건의 거래라는 점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공정거래법 23조의 2는 대기업 집단의 부당 내부거래를 통해 총수일가의 사익편취행위를 막기 위한 규정으로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피고인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공정거래법 위반 가능성을 예견했던 것으로 보이고 이를 감추기 위해 허위서류를 꾸미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DL과 글래드의 경우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을 모두 이행했고, 이해욱은 APD로부터 배당금 등을 받거나 현실적인 이득을 취했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아들과의 지분을 모두 증여해 위법상태가 해소된 점, 동종 전과로 처벌된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19년 5월 이 회장이 자신의 아들과 함께 지분 100%를 보유한 사실상 개인회사인 APD에 대림산업 비용으로 개발한 호텔 브랜드 '글래드(GLAD)' 상표권을 넘겨 부당 지원한 정황을 포착하고 대림산업 등에 과징금 13억원을 부과했다. 또 이 회장과 대림산업, 글래드호텔앤리조트 등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이 회장이 APD에게 글래드 호텔 운영사인 글래드호텔앤리조트로부터 브랜드 사용료 명목으로 31억원을 받도록 지시·승인한 것으로 보고 같은 해 12월 기소했다.
이날 이 회장은 선고가 끝난 뒤 입장을 밝히지 않고 법원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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