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이어 14년만에 자연유산 등재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멸종위기종 철새를 비롯해 생물 2150종이 살아가는 진귀한 생물종의 보고인 '한국의 갯벌'(Getbol, Korean Tidal Flat)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총 15번째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결정하는 세계유산위원회(WHC)는 26일(한국시간) 중국 푸저우에서 온라인과 병행해 진행 중인 제44차 회의에서 '한국의 갯벌'을 세계유산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서천 유부도 모래톱위에서 휴식을 취하는 도요물떼새 [사진=문화재청] 2021.07.26 alice09@newspim.com |
'한국의 갯벌'은 충남 서천, 전북 고창, 전남 신안, 전남 보성·순천 등 4곳에 있는 개벌을 묶은 유산이다. 이곳 모두 연속유산으로 5개 지자체에 걸쳐 있으며,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등재추진단에 따르면 한국의 갯벌에는 멸종위기에 처한 물새 22종과 해양 무척추동물 5종이 서식하며, 범게를 포함해 고유종 47종이 있다. 대표적 멸종위기종은 검은머리물떼새, 황새, 흑두루미, 작은 돌고래인 상괭이 등이다. 또 한국의 갯벌은 동아시아와 대양주 철새 이동로에서 핵심 기착지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세계유산 필수 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로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고, 전 세계 3대 주요 철새 이동로 중 하나인 황해 지역에서 국제 멸종위기종을 부양하는 핵심적 장소'라는 점을 강조했다.
세계유산 등재 기준은 모두 10개이며, 이 가운데 4개를 자연유산에 적용한다. 그중 하나만 부합해도 세계유산이 되는데, 한국의 갯벌은 '보편적 가치가 탁월하고 현재 멸종위기에 처한 종을 포함한 생물학적 다양성의 현장 보존을 위해 가장 중요하고 의미가 큰 자연 서식지를 포괄한다'를 충족했다.
세계유산은 문화유산·자연유산·복합유산으로 구분된다. 이번 '한국의 갯벌'은 2007년 등재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어 14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등재되는자연유산이다.
앞서 유네스코 자문·심사기구인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은 지난 5월 '한국의 갯벌'이 유산구역과 완충구역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반려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고창(대죽도 주변의 모래갯벌) [사진=문화재청] 2021.07.26 alice09@newspim.com |
이에 문화재청은 자문기구의 '반려' 의견이 공개된 후 유산구역과 완충구역 확대를 위해 자문기구가 확대를 권고한 갯벌 소재 지자체를 방문하고, 합동 설명회를 개최하여 세계유산 등재의 중요성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해 주요 갯벌이 소재한 지자체로부터 세계유산 확대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약속받았다.
그 결과 세계유산협약에 가입한 194개국 중 투표권을 갖는 21개 위원국으로 구성된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갯벌'에 대해 만장일치로 세계유산에 등재할 것을 결정했다.
세계유산위원회에서는 등재 결정과 함께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강화하기 위해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2025년)까지 유산구역을 확대하고 ▲ 추가로 등재될 지역을 포함하여 연속 유산의 구성요소 간 통합관리체계를 구축하며 ▲ 유산의 보존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추가적 개발에 대해 관리하고 ▲ 멸종 위기 철새 보호를 위한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EAAF)의 국가들과 중국의 황해-보하이만 철새 보호구(2019년 세계유산으로 등재)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과 ▲ 이의 이행을 위해 IUCN과 긴밀히 협력할 것을 권고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권고 사항의 이행을 위해 관련 기관들과 꾸준히 협의할 예정"이라며 "갯벌을 생활의 터전으로 지켜온 지역 주민들의 애정과 관심에 깊이 감사하다. 해양수산부와 협력하여 생태계 보전과 지역사회 발전이 공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