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신중해야" 입장 표명…"中 이익 수호 차원"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언을 비판한 자신의 한국 대선 개입 논란에 대해 "한국에 있는 중국 정부의 대표로서 중국의 국가 이익과 양국 관계 수호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주한중국대사관은 지난 22일 홈페이지에 싱 대사와 여승배 외교부 차관보가 지난 20일 만났다며 면담 내용을 공개하고 싱 대사가 당시 사드 문제에 대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주한중국대사관은 22일 홈페이지에 지난 20일 싱하이밍(邢海明) 대사와 여승배 외교부 차관보의 면담 내용을 공개했다. 2021.07.26 [사진=주한 중국대사관 홈페이지 캡처] |
싱 대사는 지난 16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사드 관련 발언에 대해 중앙일보 기고를 통해 "윤 전 총장의 중국 레이더 관련 발언을 이해할 수 없다", "중국 레이더가 한국에 위협이 된다는 말을 들어본 적 없다"며 공개 반박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1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철회를 주장하려면 자국 국경 인근에 배치한 장거리 레이더를 먼저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교부는 싱 대사의 발언으로 중국의 한국 대선 개입 논란이 일자 지난 17일 "주재국 정치인 발언에 대한 외국공관의 공개적 입장 표명이 양국관계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여승배 차관보도 지난 20일 상견례 차원에서 외교부 청사를 찾은 싱 대사에게 '신중'을 요구하는 기존 입장을 재차 명확하게 전달했다.
주한중국대사관이 공개한 싱 대사의 발언은 중국 외교부 입장과도 궤를 같이 한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1일 "중대한 이익 관련 문제에 대해 중국 정부 입장을 제때 밝히는 외국 주재 외교관 책임을 다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싱 대사의 행보는) 소위 말하는 타국 내정 간섭, 타국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연관이 없다"며 "중국은 타국 내정 불간섭 원칙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대선에 개입 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싱 대사와 중국 정부의 입장 표명은 앞으로도 사드와 같이 중국 국익과 관련된 사안에는 정치적 논란을 무릅쓰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뚜렷히 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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