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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한일전을 주목하라!'… 야구·축구서 '운명의 결투' 펼치나

기사입력 : 2021년07월23일 10:19

최종수정 : 2021년07월23일 10:19

[서울=뉴스핌] 박성준 인턴기자 = '일본에는 가위 바위 보도 지면 안 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한국의 스포츠에서 일본과 맞대결은 언제나 큰 관심을 끈다. 

지난 14일 도쿄 대한민국  선수촌 테라스에는 '신에게는 아직 5000만 국민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임진왜란에서 왜군을 격파한 이순신 장군이 선조에게 올린 장계에서 따온 내용이다.

22일 일본 도쿄 하루미 지역 올림픽선수촌 한국 선수단 숙소에 '범 내려온다' 현수막이 걸려 있다. [도쿄 로이터=뉴스핌] 2021.07.22. parksj@newspim.com

이에 일본 스포츠 매체 '도쿄스포츠'가 지난 15일 "이순신은 반일 영웅"이라며 현수막을 문제 삼았다.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조직위원장은 이를 두고 "정치적인 메시지를 삼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17일 '정치 선전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올림픽헌장 50조를 들어 현수막 철거를 요청했다. 대한체육회는 '경기장 내 욱일기 사용을 금지한다'는 IOC 약속을 받고 현수막을 내렸다.

이처럼 한국과 일본의 스포츠 대결은 언제나 화제의 중심에 선다. 매번 국제대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 성적만큼이나 사람들이 주목하는 게 일본과의 상대 전적이다. 한국은 1984년 LA 올림픽까지 종합 메달 순위에서 줄곧 일본에 뒤졌다. 그러나 1988년 서울에서 금메달 12개로 4위를 차지해 금메달 4개에 그쳐 14위로 기록된 일본을 크게 앞질렀다.

이후에도 엎치락뒤치락했다. 2004년 한 번 일본에 추월당한 대한민국은 2008년, 2012년 앞섰다. 그러다가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에서는 2순위 뒤졌다. 당시 일본은 금메달 12개로 6위에 올랐고, 한국은 금메달 9개로 8위에 그쳤다. 이번 도쿄올림픽은 그야말로 설욕의 기회인 것이다.

메달로 가는 길목 곳곳에 일본이 버티고 있다. 좋은 성적으로 가는 길에 반드시 꺾어야 하는 존재인 것이다. 그중 야구와 축구가 특히 관심을 끈다.

김경문 대표팀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조별리그 B조에 속해 일본을 예선부터 만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더블 엘리미네이션'이라는 독특한 토너먼트에서 만일 대한민국과 일본의 조별리그 순위가 동일하다면 토너먼트 첫판부터 만날 가능성도 있다.

'두 번 기회가 있는 대회'를 뜻하는 더블 엘리미네이션(Double Elimination)은 본선부터 1번 지면 바로 탈락하는 방식에서 보완됐다. 강팀이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탈락하는 경우가 기존 싱글 엘리미네이션 방식에서 빈번하게 생기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이 조 1위를 할 경우 양국은 결승전에서 맞붙는다.

지난 3월 25일 도쿄올림픽 점검차 열린 한일 축구 친선전은 1만명의 자국민 입장이 허용됐다. 이날 경기장엔 8356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사진= 뉴스핌DB] parksj@newspim.com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 역시 조별리그에서는 B조에 속해 일본과 만나지 않는다. 하지만 일본이 바로 옆인 A조라 A조 1위-B조 2위, A조 2위-B조 1위가 만나는 8강 크로스 토너먼트에서 조별리그 순위에 따라 만날 가능성이 있다.

개인종목에서는 체조와 유도, 탁구, 레슬링 등에서 주요 전략 종목이 겹친다. 금메달을 놓고 한일전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여러 여건은 좋지 않다. 한일전으로 한정했을 때 무엇보다 '적지'에서 열리는 대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기 일정이나 심판의 판정과 분위기 등도 역시 한국에게는 불리하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반면 코로나19로 인한 '무관중 올림픽'은 한일전에 나서는 대표팀 선수들의 부담을 줄여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한 한일전 상대국 팬들의 일방적 응원은 경기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일방적 환호 없이 조용하게 치러지는 대회에서 선수들은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다.

이처럼 무관중 올림픽의 뜻밖의 장점은 또 있다. 관중석에서 등장할지도 모르는 '욱일기' 등 일본 제국주의 상징물에 대한 걱정도 어느 정도 사라졌다.

parksj@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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