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페디엠 베드' 등 유럽명품 가구 컬렉션 확대
브랜드 이미지 고급화로 코로나19 급부상 '홈루덴스' 적극 공략
[서울=뉴스핌] 조석근 기자= 가구·인테리어 업체 까사미아의 성장세가 신세계그룹으로 편입된 뒤 두드러지고 있다. 까사미아는 2018년 신세계 인수 이후 줄곧 적자 상태였다. 그 때문에 인수합병을 진두지휘한 정유경 총괄사장의 '아픈 손가락'으로도 불렸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 이미지가 크게 바뀌고 있다.
우선 가구업계를 흔들고 있는 '명품 대전'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수천만원대 수입가구는 물론 자체 프리미엄 브랜드를 앞세워 코로나19를 계기로 급부상한 '홈루덴스족'을 집중 공략 중이다. 온·오프라인 공격적 출점으로 올해 매출액 목표도 전년 대비 40% 늘렸다. 프리미엄 가구 선두주자로서 옛 아성을 온전히 회복한다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까사미아의 수입 고급가구 컬렉션 '셀렉트'의 카르페디엠 베드 하르마노 [사진=까사미아] 2021.07.20 photo@newspim.com |
◆수천만원은 기본, 까사미아 '명품가구' 승부수
21일 업계에 따르면 가구업계에 최근 본격적인 '명품 바람'이 불고 있다. 2000년대 들어 패션·뷰티 분야를 강타한 해외명품 열풍이 지난해 이후 코로나19를 계기로 서울 논현동 가구거리를 비롯한 가구 유통단지를 뒤덮고 있다.
한샘 넥서스, 현대리바트 등 가구업계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 판매되는 다다, 쉬람, 몰테니, 우니포, 윌리엄스 소노스 등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주방가구 분야 대표적 명품 브랜드 이탈리아 다다의 싱크대, 수납장, 후드 등 주방가구 세트 구입·설치 비용은 1억원이 넘는다.
독일 고급침대의 대표주자 쉬람의 고급 사양 모델은 7000만원을 웃돈다. 몰테니는 원목 테이블 하나가 2000만원인 경우도 있다. 이들 브랜드 자체가 프리미엄을 뛰어넘는 '하이엔드급'으로 제작에는 지오 폰티 등 세계적 디자이너들이 참여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집 꾸미기에 대한 관심이 크게 고조되면서 소비자들의 가구에 대한 취향과 지식도 예전보다 풍부해졌다"며 "과거 '수입', '명품' 그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던 소비 패턴과도 확연히 다른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가구업계의 명품 경쟁에서 최근 두각을 드러낸 곳이 까사미아다. 까사미아는 지난해 9월 수입명품 컬렉션 '셀렉트'를 론칭했다. 앞서 아시아 가구 브랜드로선 최초로 세계적 가구 디자이너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와 협업한 제품들을 출시하기도 했다. 셀렉트 컬렉션은 그 확장판 성격이다.
셀렉트의 명품 가구들은 까사미아 제품군에서도 각별한 위상을 갖는다. 고급가구 시장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으는 데 더해 까사미아 자체 브랜드 이미지의 고급화에도 크게 기여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까사미아가 주목하는 품목은 침대 및 각종 침구다.
[서울=뉴스핌] 스페인 모듈형 가구 브랜드 M114의 트리아 시스템 선반 모습. [사진=까사미아] 2021.07.20 photo@newspim.com |
이들은 코로나19를 계기로 급부상한 '홈루덴스'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가구류다. 홈루덴스는 집(홈)과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의 합성어로 가정 내에서 휴식, 업무, 소비 등 일상 대부분을 해결하는 소비층을 일컫는 마케팅 신조어다. 침대, 침구류는 물론 소파, 안락의자를 포함한 국내 수면시장은 지난해 3조원까지 확대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관련 까사미아는 최근 셀렉트 목록에 북유럽 가구 본산인 스웨덴의 '까르페디엠 베드'를 추가했다. 독특한 디자인과 인체공학 기술로 스웨덴 내에서도 명품으로 불린다. 콘티넨털 베드 등 주요 제품 가격은 최고 4000만원, 최소 1000만원을 넘는다.
모기업인 신세계는 별도로 해스텐스, 덕시아나, 히프노스 등 세계적 명품 침대들에 대한 특별 전시를 열기도 했다. 해스텐스는 스웨덴의 '왕실 침대'로도 알려져 있다. 최고 사양 모델은 1억원을 넘는다.
지난 4월 까사미아 셀렉트 컬렉션에 추가된 사무용 등받이 의자 휴먼스케일도 인기 아이템이다. 사무용 의자지만 대당 100만~200만원이 기본이다. 스페인 모듈형 가구 명브랜드 M114, 덴마크 모던 가구 이노베이션 리빙의 소파베드 등도 독특한 디자인과 실용성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까사미아는 최근 자체 매트리스 브랜드 마테라소의 리뉴얼 모델을 출시하기도 했다. 까사미아 관계자는 "고급가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자체 프리미엄 소파 브랜드 캄포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140% 증가했다"며 "전반적인 품질, 디자인 강화로 명품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까사미아 연간 실적 추이 |
◆온·오프 공격적 확장, 올해 매출액 목표 전년비 40% ↑
신세계그룹의 까사미아 인수는 올해로 3년째다. 정유경 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의 국내 고급 가구시장 공략 확대를 위한 야심찬 시도였다. 그러나 인수 직후 국내 일부 침대업체들의 방사성 물질 '라돈' 파동으로 가구업계 전체가 일시적 빙하기를 맞았다. 까사미아도 당시 창사 20년만에 연간 실적 기준 첫 적자를 기록했다.
까사미아는 그 때문에 신세계그룹 내 '아픈 손가락'으로 불렸다. 2018년 10월 신세계그룹 전략실 출신 임병선 대표가 구원투수로 투입되면서 프리미엄 라인업 확대 및 공격적인 온·오프라인 확장을 추진 중이다.
까사미아 오프라인 매장은 현재 87개로 지난해만 20개가 늘었다. 주요 플래그십 매장은 삼성전자, 스타벅스 등 업체들과 협업한 복합매장으로 구성해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온라인에선 지난해 7월 '굳닷컴'을 개설했다. 기존 까사미아 전용 온라인몰 '까사미아샵'과 달리 180여개 브랜드가 입점한 종합 가구유통 플랫폼이다.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는 MZ세대의 적극적 유입을 이끌면서 론칭 6개월만에 매출액이 까사미아샵 대비 150%가량 증가했다.
이같은 전략에 힘입어 지난해 까사미아 전체 매출액은 1634억원으로 전년보다 35% 늘었다. 영업적자는 전년 172억원에서 106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매출액 목표는 지난해보다 40% 증가한 2250억원, 신세계 인수 이후 흑자전환 원년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지난 1분기 까사미아 매출액도 495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가구업계 내 가장 공격적인 마케팅을 구사한 업체로 꼽힌다"며 "소비자들의 관심과 높아진 안목에 힘입어 주요 가구 업체들의 하반기 실적도 상승세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my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