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에 경로당은 강동구·마포구 등 5개구만 운영
무더위 쉼터 이용시간 끝나면 거리에서 더위 식혀
각 자치구도 골머리 "문 연 곳 있는데 이용률 떨어져"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확산하면서 실내 집합시설인 무더위 쉼터가 일부 폐쇄조치에 들어갔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무더위 쉼터마저 문을 닫으면서 이곳을 주로 이용하던 사회적 취약계층인 고령층의 여름나기가 힘들어졌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는 지난 9일 수도권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무더위 쉼터 운영을 대폭 축소했다.
기존 주민센터에서 운영하던 무더위 쉼터 420개는 정상 운영된다. 하지만 경로당에 설치된 무더위 쉼터 2985개는 대부분 문을 닫았다. 거리두기 4단계 적용에 따라 현재 강동구·동대문구·마포구·중구·중랑구만 운영 중이다.
복지관 무더위 쉼터는 종합복지관 90개 중 53개, 장애인복지관 18개 중 15개, 노인복지관 51개 중 25개만 운영하고 있다.
무더위 쉼터는 각 지자체에서 경로당 등 공용시설에 에어컨을 설치하고 주민들이 편하게 찾아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이용자 편의를 위해 TV, 냉장고 등을 갖춘 곳도 있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600명을 기록한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앞에서 한 노인이 공원 내부를 들여다 보고 있다. 2021.07.15 filter@newspim.com |
서울 중구 신당동 개미골목 무더위 쉼터를 관리하는 매니저 이모(51) 씨는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 이번주 월요일부터 오전, 오후로 나눠 담당자가 배정됐는데 현재는 중구청에서 오후에만 운영하라는 방침이 내려왔다"며 "이용자가 뚝 끊긴 상태"라고 전했다.
이씨는 이용자 기록을 보여주며 "지난주까지만 해도 무더위 쉼터에 찾아오시는 주민들이 계셨는데 12일에는 한 분이 오시고, 그 뒤로는 전혀 없었다"고 했다. "어르신들이 오히려 더 조심스러워 하시고, 굳이 나오시려고 하는 것 같지 않다"는 말도 덧붙였다.
거리두기 4단계로 무더위 쉼터가 문을 닫으면서 오갈 데가 없어진 60~80대 고령층은 결국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 중구 중림동에 사는 박모 할머니(80)는 이날 중림종합사회복지관 앞 호박마을 무더위 쉼터 운영시간이 끝나자 일행과 함께 복지관 그늘에서 더위를 식혔다.
박 할머니는 "원래 이용시간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인데 코로나19 때문에 오후 5시면 문을 닫는다"며 "집에 들어가면 더우니 친구들과 그늘에서 쉬다가 밤이 되면 들어간다"고 전했다. 이어 "작년에는 이 정도 더위는 아닌 것 같았는데 올해는 정말 못 참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무더위 쉼터를 관리하는 각 자치구의 고민도 깊다. 용산구청 어르신청소년과 관계자는 "현재 경로당이 모두 폐쇄돼 관내 복지관 4곳을 포함한 21곳을 무더위 쉼터로 운영 중"이라며 "폭염특보시 지역 호텔 객실을 무더위 쉼터로 야간 개장을 하는데 생각보다 어르신들이 무더위 쉼터를 이용하려 하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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