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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드라큘라' 백형훈 "조나단 역시 드라마의 일부이길 바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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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드라큘라'의 백형훈이 드라큘라에 맞서는 애절한 사랑과 가장 인간다운 로맨스를 그려냈다. 그의 조나단은 흡혈귀에게 현혹된 미나를 지키는 가장 믿음직한 남자다.

백형훈은 지난 6일 블루스퀘어 1층에서 진행된 '드라큘라' 인터뷰를 통해 이번 작품에 합류한 계기와 오디컴퍼니와 첫 작품을 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지난 시즌에도 오디션 제의를 받았지만 이번에야 만나, 가장 뮤지컬적 매력이 넘치는 무대에 서고 있다.

"'드라큘라'의 비공개 오디션 제의를 받았는데 전작 '고스트'를 공연 중이었어요. 오디와는 아직 함께 일해본 적이 없어서 꼭 한번 해보고 싶었죠. 지난 시즌에도 제안을 받고 못했던 기억이 있었고요. 디큐브아트센터 연습실에서 오디션에 보낼 영상을 몰래 찍으려고 했는데, 칼 의상에 분장을 하고 찍으려니 어색하더라고요. 하하. '고스트' 연습실에서 예의가 아니지 않을까? 했는데 그날 배우장 형이 '뭐 어때' 하고 직접 영상도 찍어주셨죠."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드라큘라'에 출연 중인 배우 백형훈 [사진=오디컴퍼니(주)] 2021.07.08 jyyang@newspim.com

백형훈은 '드라큘라'에 흔쾌히 참여하게 된 계기를 가장 먼저 프랭크 와일드혼의 아름다운 음악을 꼽았다. 이와 함께 뮤지컬을 처음 접하는 이들도 단번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가장 뮤지컬적인 작품이라는 점을 '드라큘라'의 매력으로 꼽았다.

"프랭크 와일드혼 작곡가님 넘버를 정말 좋아해서요. '드라큘라' 넘버가 임팩트 면에서 따지면 개인적으로 계속 머리에 넘버가 남는 작품이더라고요. 조나단이 부르는 'Before the summer ends'라는 곡을 제가 좋아하기도 하고요. 무대에서 부른다면 참 좋겠다 싶었거든요. 또 하면서 보니까 뮤지컬을 처음 보시거나 입문한지 얼마 안된 분들이 보시면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질 만 하겠다 싶어요. 비주얼적으로나, 무대나 음악도 뮤지컬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 가득하죠."

극중 조나단은 드라큘라의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자, 약혼녀 미나를 지키고자 하는 굳은 심지를 지닌 남자다. 사랑하는 여인이 드라큘라에게 미혹되고 흔들리는 장면을 지켜봐야 하는 마음 아픈 캐릭터이기도 하다.

"연출님이 생각하신 조나단은 굉장히 자상하고 변호사로서 전형적인 신사같은 면과 함께 그 시대의 보수적인 느낌도 있는 남자예요. 좀 더 단호하게 굴기를 원하시는 듯 했어요. 저는 로맨스적으로 약간 K-패치가 필요하다고 보는 축이라 접점을 찾아야 했죠.(웃음) 브로드웨이에서 잘된 작품도 한국에서 잘 안되는 경우가 있고 정서의 차이가 있게 마련이잖아요. 그런 게 잘 맞고 와닿아야 스며들어 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조금은 미나를 편안하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시작하게 돼요. 물론 혼란을 겪지만 계속해서 보호해주려고 하죠. 저의 조나단은 미나 바라기 같은 느낌이에요."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드라큘라'에 출연 중인 배우 백형훈 [사진=오디컴퍼니(주)] 2021.07.08 jyyang@newspim.com

그러면서도 백형훈은 조나단이 단지 조연이나 서포트적인 역할로만 머물지는 않기를 바랐다. 드라큘라와 미나, 그리고 조나단이 각자의 감정과 서사를 통해 쌓아나가는 관계성이 이 뮤지컬의 감흥을 더욱 북돋는 것은 확실하기 때문. 덕분에 조정은, 임혜영, 박지연까지 세 명의 미나와 매번 다른 호흡을 가져가게 된다고도 했다.

"조나단이 단지 필요해서 나오는 게 아니라 시작부터 끝까지 드라마를 이끌어가는데 일부분이 됐음 해요. 세 명의 미나와 매일 다른 연기를 하거든요. 정은 누나는 미나로서 아파하는 연기가 대단하고 조금 다른 결의 감정선을 보여줘요. 저까지 너무 슬퍼지죠. 혜영 누나는 이미 드라큘라에게 매혹이 된 미나인데 최대한 피하려고 노력하는 느낌이랄까요. 정은 누나가 끊임없이 혼란스러워하다가 맨 마지막에야 '아 내가 그를 사랑했구나' 하고 온다면 혜영 누나는 빠르게 캐치가 되고, 어느 순간 제게 굉장히 미안해하는 느낌이라 저도 맞춰서 리액션이 나오고요. 지연이는 가장 어른같은 미나예요. 조나단이 지켜주고 싶다고 하면 누군간 웃을지도 몰라요. 혼자 성에 가서도 멀쩡히 돌아올 것 같은 강단이 있죠. 그래서 연기할 때마다 정말 재밌어요. 각자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들이 다르고 함께 합을 맞춰나가는 게 늘 즐겁죠."

어쨌든 조나단의 입장에서는 사랑하는 여자가 배신 아닌 배신을 하게되고 다른 남자에게 현혹돼가는 과정을 지켜볼 수 밖에 없다. 그러면서도 미나의 영혼을 지켜주겠다고 마지막까지 사랑을 약속하는 그에게 얼마나 공감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조나단도 어느 순간 굉장히 충격을 받죠. 허망함도 있을 거고요. 그럼에도 그녀를 포기하지 않겠다, 버릴 수 없겠다고 마음 먹는 것 같아요. 근데 거기서 또 한번 미나가 숨을 끊어달라고 하잖아요. 그럼 정말 눈물이 차오르죠. 나는 끝까지 놓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그래도 지키고 싶고 살아만 달라고 맘 먹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죠. 배우로서는 굉장히 재밌는 장면이에요. 아주 복합적인 감정이 차오르고 굉장히 집중해서 연기하게 되고 호흡을 계속 주고받으니까요. 다들 '맹세하겠다'고 말하고 다 저를 바라보는데 그 눈들이 전달해주는 감정들이 있어요. 만약 이런 상황이 내게 온다면? 전혀 어떻게 해야겠단 생각조차 들지 않아요."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드라큘라'에 출연 중인 배우 백형훈 [사진=오디컴퍼니(주)] 2021.07.08 jyyang@newspim.com

백형훈도 인정했듯 '드라큘라'는 아름다운 음악이 돋보이고 그 비중이 큰 뮤지컬이다. 그가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장면과 관객들에게 어필될 만한 장면이 어떤 것인지를 물었다. 그의 선택은 1막의 마지막 곡인 'Life after life'와 드라큘라가 피를 마시고 젊어지는 'Fresh blood'였다.

"'Life after life'를 굉장히 좋아해요. 어쨌든 드라큘라의 관객분들이 강렬함과 드라큘라의 힘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장면이어서요. '우와'하고 놀랄 만한 장면은 역시 'Fresh blood'죠. 조나단으로서도 뱀파이어 슬레이브와 동선도 정신없고요. 그 와중에 드라큘라는 젊어지고, 시·청각적 자극과 판타지적인 느낌이 극대화된 장면이잖아요. 제가 관객이라 생각해봐도 드라큘라가 망토를 벗었는데 젊어져있다? 이게 착착 맞아 떨어져서 오프닝이 완성되면 쾌감이 엄청날 것 같아요."

백형훈은 '드라큘라'와 동시에 11주년을 맞은 '마마돈크라이'에도 프로페서V역으로 출연 중이다. 공교롭게도 두 뮤지컬에서 드라큘라에게 피를 빨리는 역할이다. 그는 두 작품의 각자 다른 매력을 어필하며, 조금 더 넒은 스펙트럼의 배우로 업계에서 우뚝 서고 싶은 바람을 드러냈다.

"'드라큘라'가 클래식하다면 '마돈크'는 거의 재창조극이라고 봐도 무방해요. 성향은 정극이 더 마음 편하긴 한데, 애드립도 허용되고 관객참여도 있어서 배우로서 부담과 재미가 동시에 느껴지죠. 예전엔 막연하게 '지킬앤하이드 하고싶어요' 했다면 지금은 더 스펙트럼을 넓혀가려고 해요. 제 노래가 팝적인 느낌이 강했어서, 예전엔 '네가 어떻게 하냐' 하셨을 수도 있어요. '팬텀싱어' 하고 여러 작품 거쳐오면서 클래식 음악 기반의 작품들을 많이 만났고 자연히 새로운 것들을 습득하고 열심히 하게 됐죠. 만약 제가 '오페라의 유령'을 한다고 하면 예전엔 백형훈은 무조건 라울이라 했을 거예요. 그걸 깨고 싶지는 않지만 이제 팬텀도 도전을 해보고 싶은 거죠. 그런 식으로 고착화된 제 이미지들을 깨는 역들을 만나고 싶어요."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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