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점시책·특색사업 등 구체화 안돼...."자리잡기까지 수개월 소요"
[편집자] 전국 시·도에서 민생치안을 담당하는 자치경찰제가 시범운영 기간을 거쳐 내달부터 전국에서 전면 시행된다. 자치경찰은 현행 경찰 조직체계를 유지하면서 자치경찰 사무의 지휘·감독권을 지방자치단체에 부여하는 제도다. 자치경찰이 생활안전과 교통, 경비 등을 담당하면서 지역별 특성에 맞는 주민밀착형 사무와 민생치안 서비스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자치경찰위원장이 공백상태로 있는 등 자치위 구성에 잡음이 잇따르고, 미흡한 인력·예산 확보, 모호한 업무영역 등으로 '무늬만 자치경찰'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도입되는 자치경찰제에 대한 지역별 준비상황과 기대 및 우려를 짚어본다.
[전주=뉴스핌] 홍재희 기자 = 전북도가 내달 1일부터 시행되는 자치경찰제가 지자체 예산이 투입돼 운영되지만 예산확보 방안 등 구체적 계획이 없어 지자체 경제 수준이 치안 서비스의 질을 결정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더구나 자치경찰제도 시행이 불과 2주 정도뿐이 남아있지 않는데도 자치경찰제 관련 역점시책 등 구체화된 내용이나 계획이 세워져 있지 않다.
전북도 자치경찰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이 전날 도청회의실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우범기 정무부지사, 이형규 위원장, 송하진 도지사, 방춘원 사무국장, 최훈 행정부지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전북도] 2021.06.17 obliviate12@newspim.com |
전북도 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 관계자는 "자치경찰제가 이제 시작이어서 역점시책이나 특색사업 등 구체화된 내용이 없다"면서 "다음 주에나 위원회 회의에서 계획 등이 논의될 계획이다"고 말했다.
또한 "자치경찰제가 자리 잡기까지 수개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시행이 처음이라 전북지역에 맞는 중점사업이나 시책은 마련돼 있지 않지만 기존 경찰업무가 이어지기 때문에 혼란은 없을 것이다"고 부연했다.
운영 계획조차 세워지지 않고 있자 경찰내부에서는 국가·수사·자치 사무만 분장하는 '한 지붕 세 가족' 형태로 조직분산에 대한 염려가 커지고 있다.
또 자치경찰제도와 관련 자치경찰위원회 위원장을 임명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지만 동일업무에 조직만 분산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일선 경찰 관계자는 "75년 만에 경찰조직에 변화가 이뤄졌지만 하던 일 그대로에 조직만 분리된 것 같다"면서 "소방업무 역시 과거 경찰에서 독립돼 소방공무원이 됐지만 상황업무 등 독립이 아닌 상호협력이 필요한 상황들이 많다"고 말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자치경찰에 대한 인사와 예산권을 지자체가 갖도록 돼 있고 지자체 재정여건에 따라 인건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면서 "재정여건이 어려운 경우 정부의 지원방안 마련 등이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 조직을 2개과 6팀, 22명(일반직 12명, 경찰 10명)을 꾸려 도청 공연장동 1층에 신설하고 지난달 28일부터 시범운영하고 있다.
전북도는 전날 자치경찰 사무를 지휘·감독하는 전북도자치경찰위원회 이형규(전 전북도 행정부지사) 위원장과 방춘원 사무국장을 정식 임용 발령하는 등 자치경찰제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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