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없이 맞아준 옛 연인에게 비참하고 모욕적"
"신체·가족 비밀 알아…부당함 보상받게 해달라"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상대로 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배우 김부선이 재판장에서 정치 싸움에 휘말려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며 눈물을 보였다.
서울동부지법 제16민사부 우관제 부장판사는 21일 김씨가 이 지사를 상대로 낸 3억원 상당 손해배상 청구소송 1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성남=뉴스핌] 최상수 기자 = 배우 김부선, 강용석 변호사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스캔들 사건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2018년 9월 14일 오후 경기도 분당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 2018.09.14 kilroy023@newspim.com |
재판에는 김씨와 김씨의 대리인 강용석 변호사, 이 지사 대리인이 참석했다.
김씨는 "제 의도와 상관없이 정치인들 싸움에 말려들었다"며 "이 사건으로 남편 없이 30년 넘게 양육한 딸을 잃었고 4년간 가족간 연락 없이 지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이 지사에 대한 형사 고소를 취하하자마자 강 변호사가 교도소 간 사이 수천명을 시켜 절 형사고발했다"며 "아무리 살벌하고 더러운 판이 정치계라고 하지만 일년 넘게 조건 없이 언제든지 맞아준 옛 연인에게 정말 이건 너무 비참하고 모욕적이어서 (재판에) 안나오려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명을 만났고, 신체 비밀을 알고 있고, 가족 비밀도 알고 있고, 이재명과 싸웠을 때 형수 못지않을 쌍욕과 협박을 받을 때 너무나 치가 떨려 전화번호도 바꾸고 지방으로 가서 외롭게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발언 도중 감정이 북받쳐 흐느끼기도 했다.
김씨는 "정치적으로 재판하지 말고 이 가여운 배우의 부당함을 돈으로라도 보상받게 해달라"며 "그래야 제가 살 것 같다"고 호소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방송된 TV 토론회에서 이 지사의 '여배우 스캔들' 의혹 당사자로 지목됐다. 하지만 당시 이 지사는 이를 부인했다. 이에 김씨는 허언증 환자로 몰려 정신적·경제적 손해를 입었다며 이 지사를 정보통신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고소장에는 이 지사가 6·13 지방선거를 앞둔 TV토론회에서 '여배우 스캔들' 의혹을 부인한 점에 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포함됐다. 이후 김씨는 10일 만에 또 다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하지만 김씨는 같은해 12월 이 지사를 상대로 제기한 고소 일부를 취하했다. 김씨는 2018년 12월 검찰에 "이제는 더 이상 시달리기 싫다"며 더는 문제 삼지 않겠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으며, 고소취하장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역시 스캔들을 입증할만한 증거가 나오지 않아 불기소 처분됐다.
다음 재판은 6월 2일 오후에 열릴 예정이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