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경찰이 5일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20대 남성을 소환,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남성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도 이르면 이날 결정된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이날 오전 살인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A씨를 불러 조사하고 있다. 지난 2일과 3일에 이어 퇴원 이후 세 번째 소환 조사다.
이날 오전 9시 40분쯤 검정색 후드티셔츠를 뒤집어 쓴 채 경찰서에 들어선 A씨는 "왜 그랬냐", "범행 인정하냐"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경찰로고[사진=뉴스핌DB] |
A씨는 지난달 23일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범행 당일 택배기사로 가장해 세 모녀 집에 들어간 뒤 혼자 있던 둘째 딸을 살해했으며, 이후 귀가한 어머니와 큰딸에게도 연이어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범행 당일 오후 5시 35분쯤 세 모녀가 살고 있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A씨는 범행 이후 시신이 있는 집에서 밥을 먹고 집에 맥주를 마시는 등 엽기적 행각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지난 두 차례 소환 조사에서 프로파일러를 투입, 범죄 심리 분석도 병행했다.
경찰은 A씨가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된 큰딸을 스토킹한 정황을 파악하고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 및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또 A씨가 자신의 휴대전화 기록 일부를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했다고 보고 이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A씨와 큰딸의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분석 결과를 받아 분석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이후 삭제가 된 건지, 이전에 삭제가 된 건지 삭제 시점을 파악 중"이라며 "프로파일러도 직접 면담을 통해 범행 당시 심리상태 등을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A씨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도 이날 결정한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후 3시 A씨의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연다. 이르면 이날 오후 A씨의 신상공개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앞서 세 모녀는 지난달 25일 오후 9시 8분쯤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A씨도 수차례 자해한 상태로 경찰에 발견됐다. A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은 뒤 지난 2일 퇴원했다.
경찰은 지난 3일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서울북부지법 박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4일 도망 및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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