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상식과 정의 되찾는 반격의 출발점"
"선거 중요성 잘 안다"…野 지지 입장 표명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성범죄로 생겨난 선거다. 얼마나 불행한가"라며 "투표를 하면 바뀐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윤 전 총장은 29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보궐선거는) 상식과 정의를 되찾는 반격의 출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2021.03.04 pangbin@newspim.com |
윤 전 총장은 "권력을 악용한 성범죄 때문에 대한민국 제1, 제2 도시에서 막대한 국민 세금을 들여 선거를 다시 치르게 됐다.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라며 "그런데도 선거 과정에서 다양한 방식의 2차 가해까지 계속되고 있다. 잘못을 바로잡을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 전 총장이 언급한 '2차 가해'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여권 인사들이 박 전 시장의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부르는 등 2차 가해를 계속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전 시장 재임 시절 정무부시장을 역임한 바 있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박원순 전 시장은 내가 아는 가장 청렴한 공직자"라고 언급했다.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피해호소인 3인방(고민정·남인순·진선미)'을 선거캠프에 합류시켰으나 비판이 일자 하차시켰다.
아울러 성추행 사건에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대리를 맡은 정모 변호사 역시 김영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가 물러났다.
윤 전 총장은 "시민들께서는 그동안 이 모든 과정을 참고 지켜보셨다"라며 "시민들의 투표가 상식과 정의를 되찾는 반격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윤 전 종창은 이어 "민주정치라는 것은 시민들이 정치인과 정치세력의 잘못에 대해 당당하게 책임을 묻고, 또 잘못했으면 응당 책임을 져야 하는 시스템이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은 '야권 후보의 선거운동을 직접 지원할 계획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특별한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선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사실상 야권을 지지하는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9일 101세 원로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를 만난 데 이어 22일 아버지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친분이 있는 이종찬 전 국정원장을 만나며 원로들과의 접촉을 늘려가고 있다.
그는 '본격적인 정치 참여 준비를 하느냐'는 질문엔 "공직에 있는 동안 제약이 많아 하지 못했던 생각이나 공부를 차분히 하고 있다"라며 "조용히 책을 읽으며 집에서 지낸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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