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평가는 11%에 그쳐
61%가 '집값 상승' 예상…'내릴 것' 응답은 8%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국민 74%가 "현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발표된 2·4대책 등 문재인 정부 4년간 무려 25번의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지만 이들 모두 "큰 효과가 없다"는 부정적 평가를 받은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5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에게 현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를 물은 결과, '잘못하고 있다'라는 응답이 74%에 달했다.
'잘하고 있다'라는 응답은 11%에 그쳤다. 15%는 평가를 유보했다. 이는 현 정부 들어 부동산 정책 긍정률은 역대 최저치, 부정률은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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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변창흠 국토교통부장관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땅 투기 의혹과 관련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면담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2021.03.05 kilroy023@newspim.com |
긍정 평가자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 '주택 공급 확대/신도시 개발'(16%), '최선을 다함/노력함'(12%), '집값 안정 또는 하락 기대'(8%), '임대주택 보급 확대'(7%), '다주택자 세금 인상', '정책 공감/현재 정책 지속 희망'(이상 5%) 등을 꼽았다.
반면 부정 평가자 가운데 '집값 상승/집값 비쌈'이라는 이유를 든 응답자는 40%에 달했다.
이어 '효과 없음/근본적 대책 아님'(7%), '규제 부작용/풍선 효과', '서민 피해/서민 살기 어려움'(이상 6%), '일관성 없음/오락가락함', '규제 심함', '보유세/종합부동산세 인상'(이상 4%), '공급을 늘려야 함/공급 부족'(3%)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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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공공임대주택두배로연대와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달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2.4 부동산 대책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서민 주거 문제 해결, 공공임대주택 확대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21.02.08 leehs@newspim.com |
'향후 1년간 집값 전망'에 대한 질문도 이뤄졌다. 응답자 중 61%가 '오를 것'이라고 답했고 13%는 '내릴 것'이라고 답했으며, 17%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9%는 의견을 유보했다.
한국갤럽은 "2017년 6·9 부동산 대책을 필두로 관련 대책 발표 때마다 주요 관심 지역 집값은 일시적 침체 후 폭등·과열 현상이 반복돼 왔다"며 "그러한 양상은 집값 전망 조사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2018년 9월 집값 상승 전망 50%, 2019년 12월 55%, 2020년 7월 초 61%로 매년 갱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작년 7월 이후 세 차례 조사에서는 신규 또는 추가 부동산 대책 발표와 무관하게 집값 상승 전망이 등락하지 않고 60% 내외에 머물고 있다"고 부연했다.
'향후 1년간 전월세 등 주택 임대료 전망'에 대한 질문에도 62%가 '오를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저연령일수록, 그리고 무주택자일수록 '향후 1년간 집값이나 임대료가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내릴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불과 8%였다. 20%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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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지난 4일 '맞춤형 리모델링'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정작 리모델링이 필요한 아파트단지 주민들은 자산가치 상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싸늘한 반응이다. 사진은 리모델링사업이 추진 중인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단지 전경. |
본인 또는 배우자 명의의 집이 없는 사람, 즉 무주택자들에게 '내 집 마련 예상 시기'도 물었다. 조사 결과, '5년에서 10년 정도 걸릴 것', '10년 넘게 걸릴 것', '영영 어려울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각각 23%, 24%, 23%인 것으로 나타났다. '5년 미만'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8%에 그쳤다.
13%는 '내 집 마련 의향이 없다'고 했으며, 9%는 의견을 유보했다.
연령별로는 20대 무주택자 47%가 '10년 넘게 걸릴 것'이라고 답했고, 30대에서는 '5~10년' 38%, 40대에서는 '5~10년'과 '영영 어려울 것 같다'가 각각 28%를 차지했다. 또 50대 이상 무주택자는 절반 가까이 '영영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2006년 11월 무주택 기혼자들에게 내 집 마련 예상 시기를 물었을 때는 '5년 미만' 41%, '5~10년' 28%, '10년 넘게 걸릴 것' 5%, '영영 어려울 것 같다' 9%, 그리고 '내 집 마련 의향 없다'가 8%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은 "이번 조사에서는 혼인 여부와 무관하게 무주택자 전체에게 물었기 때문에 수치상 직접 비교는 어렵다"면서도 "대신 대다수가 기혼인 40대 이상 기준으로 보면 '내 집 마련이 영영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과거보다 많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집전화 RDD 15% 포함) 방식으로 실시됐고, 응답률은 1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