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차 목표 7천억원...판교점보다 높은 기대
명품 브랜드 유치 관건..."루이비통 협상 중"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코로나19로 백화점 업계가 출점을 꺼려하는 가운데 현대백화점이 특별한 점포를 오픈했다. 여의도 중앙에 위치한 '더현대서울'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파격 실험이 담긴 공간이다.
업계에서는 오는 2025년 더현대서울이 매출 '1조 클럽' 진입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달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신규 백화점 '더현대서울'을 개점했다. 2만7000평에 달하는 이 백화점은 서울에서는 최대 규모, 수도권에서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이은 두 번째 대규모 점포다. 앞서 지난달 24일과 25일 가오픈 양일간 목표 매출을 초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1.02.26 hrgu90@newspim.com |
규모보다 내부 설계가 더 특별하다. 매장이 위치할 공간이 대부분 고객 휴식처로 이뤄져 있다. 1층 인공 폭포 휴식처(224평), 6층 녹색 공원(1000평) 및 전시 공간(350평) 등이다. 이 공간에 일반 매장을 입점시킨다면 백화점엔 연간 약 2000억원의 매출로 돌아온다. 현대백화점의 '모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여의도라는 공간적 특수성을 고려한 선택이다. 여의도는 IFC몰 외에는 대형 쇼핑 센터가 없다. 인근 마포, 용산 주민들은 주말에 명동이나 영등포 롯데백화점·신세계백화점을 방문하고 있다. 가족 단위 고객이 주말에 여의도를 찾기엔 특별한 콘텐츠가 부재한 셈이다. 현대백화점은 여의도 주말 상권의 부흥을 위해 '일부러 찾아올 만한' 공간을 조성해야 했다.
더현대서울 개점 1주년 목표 매출은 6300억원이다. 2022년 연간으로는 7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내부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전국 백화점 10위권 진입에 성공할 수도 있다. 작년 기준 현대백화점은 ▲판교점이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무역센터점과 ▲압구정 본점이 900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매출이 늘어난 점포도 판교점과 압구정점이다.
업계에서는 더현대서울이 2025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더현대서울의 올해 매출액 전망치는 6300억~6500억원, 영업적자 100억~2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손익분기점 달성은 3년차로 전망하며 보수적인 관점에서도 5년차에 총 매출액 1조원 시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명품 브랜드가 약한 게 문제다. 현대백화점이 판교 점포를 오픈 5년 만에 '매출 1조 백화점'으로 키울 수 있었던 배경에는 명품 MD가 있었다. 더현대서울 역시 '1조 클럽'에 소속되기 위해선 명품 브랜드 입점이 중요한 요소다. 작년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백화점은 매출이 감소했으나, '루이비통', '에르메스', '샤넬' 3대 명품이 있는 특급 백화점은 매출이 늘었다.
더현대서울은 3대 명품은 고사하고 '디올', '로렉스' 등의 명품 브랜드도 갖추지 못한 상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재 루이비통 등 다수의 유명 명품 브랜드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오픈 후에도 지속적으로 명품 브랜드를 보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hrgu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