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다 기대 수익률 높아
'형제 상품' ELS 감소세 '뚜렷'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한때 '국민재테크 상품'으로 불렸던 주가연계증권(ELS) 인기가 한풀 꺾인 상황에서 형제 상품인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를 향한 관심은 도리어 늘고 있다. 올해 국내 증시가 조정국면에 접어들면서 원금이 보장되는 안전자산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3달 사이 ELB의 발행액은 크게 늘었다. 1월 ELB 발행액은 1조6507억원으로 3개월 전에 비해 218.1% 증가했다. 퇴직연금 여파로 일시적으로 늘었던 12월 제외하고 평월인 10월(5189억원), 11월(8945억원)과 비교해 두배 이상 급증했다.
[자료=게티이미지뱅크] |
ELB 성장세는 코스피 상승세 둔화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연초 3200선까지 돌파했던 코스피가 최근 횡보 장세를 보이면서 ELB에 관심이 쏠린다는 것. ELB는 ELS와 비슷한 상품 구조로, 기초자산으로 설정된 주가지수가 소위 '박스권'에 머무를수록 수익을 내기 용이하다.
ELS와 차이점은 기대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원금이 보장된다는 점이다. ELB는 투자액을 국공채나 우량채권 등 안전 상품에 투자한다. 그만큼 기대수익률이 연 1~3%대로 ELS에 비해 낮지만, 초저금리 시대 은행 예금금리보다는 높다.
공원배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최근 2주 박스권을 맴돌면서 주가가 그간 지나치게 올랐다고 인식하고 있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 같다"며 "1월 동향을 보면 ELS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ELB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엔 최고 4%대의 수익률을 약정한 ELB도 나왔다. 지난달 모집을 마감한 DB금융투자의 'DB 세이프 제608회 ELB'는 KOSPI200 지수 종가가 최초기준 가격이 115%를 초과해 상승한 적이 없고 만기평가 가격이 최초기준가격의 100% 초과 115% 이하인 경우 1년 만기 최고 4.05%의 수익이 지급된다.
한편 ELB와 형제 상품으로 불리는 ELS 규모는 감소 추세다. 1월 ELS 발행액은 3조5850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13.8% 감소했다. ELS는 지난해 초 발행액이 7조원에 육박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증시가 요동치면서 손실위험이 부각돼 발행량이 급감했다.
공 연구원은 "요새는 글로벌 증시가 상승세인 만큼 기대수익률이 조금 더 높은 주식에 직접 투자하려는 심리가 강하다"면서 "앞으로 주가가 고점에서 지지부진해 위험도가 더 올라간다면 주식에 비해 '중위험 중수익' 포지션인 ELS 수요가 다시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고 분석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ELS는 아무래도 위험자산인 데다가 최근 정부의 규제 의지 때문에 당분간 크게 확장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저금리 시대 특별한 투자 철학이나 의지가 없으면 ELS만한 상품도 없다"고 말했다.
sunj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