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43세 남성이 내원했다. 왼쪽 흉벽은 10일전부터, 오른쪽 흉벽은 3일전부터 아프다고 했다. 특별히 부딪히거나 넘어지는 등의 외상은 없다고 했는데 좀 더 문진을 해보니 '골프를 자주 한다'고 했다. 회사 임원들과 자주 운동을 하는데, 아파도 안 나갈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X-ray 검사에서 좌측 5·6·7·8번, 우측은 6번 갈비뼈의 골절이 관찰됐다. 좌측의 5·6·7번 갈비뼈 골절은 뼈가 붙어가고 있어 최근에 부러진 것 보다는 시간이 좀 지난 상태로 보였고, 8번 및 우측 6번은 급성 골절로 보였다.
1주일 뒤 다시 내원한 이 환자는 통증이 호전중이었고 X-ray상 특이 변화는 없었다. 역시 안정하도록 하고 2주 후에 내원을 권유했다. 2주 후에 다시 내원한 이 남성은 내원 전날 라운드 하면서 통증이 있었고, 드라이버를 치니까 더 아프다 했다. 특히 우측이 더 아프다 했다. X-ray 상에서 우측 7번째 갈비뼈 골절이 추가 관찰됐다. 휴식이 필요함을 간곡하게 설명했고 그 이후에는 증상이 호전되고 뼈가 붙어가는 소견을 보였다. 물론 진짜로 쉬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골프를 하면서 안 쓰던 근육을 쓰고 안 하던 동작을 반복적으로 하면 우리 몸 여기 저기서 통증이 생길 수 있다. 그 중에 흔한 것이 갈비뼈 골절이다. 어떤 이는 갈비뼈 골절이 '골퍼들이 겪는 성장통'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갈비뼈는 우리 몸에서 뒤쪽으로는 척추, 앞쪽으로는 흉골에 연결되어 흉곽을 형성한다. 내부에 심장과 폐 등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여러 근육들에 의해 서로 연결되어 있고, 날개 뼈, 팔뼈, 척추 등과도 연결돼 있다.


일반적으로는 외부에서 상당한 정도의 충격이 가해져 골절이 일어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작은 외력이 반복적으로 가해지면 골절이 생길 수 있다. 기침을 심하게 오래 하거나 골프 같은 반복 운동을 하는 경우가 그렇다.
골프는 상하운동과 회전운동인데, 작은 피로가 반복해서 누적되면 골절이 생길 수 있다. 처음 시작하는 초심자나 샷 교정을 받는 중에도 생길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골프를 열심히 즐기시는 분들 에서도 생길 수가 있다. 위험 요인으로는 유연성이 좀 떨어진다거나 연습 전 스트레칭이 부족했거나, 무리한 자세로 너무 큰 스윙을 할 경우에도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론 뒤땅을 치는 것도 위험 요인이다.
갈비뼈 골절의 주된 증상은 통증이다. 가만 있을 때는 대개 통증이 별로 없다. 누었다 또는 앉았다 일어나는 자세 변화, 기침, 깊은 숨쉬기 할 때 통증이 있고, 힘을 쓰는 동작에서도 통증이 있다. 화장실에서 볼일 볼 때도 통증을 느끼는 분도 있다. 심한 다발성 골절에서는 피가 차서 숨쉬기가 불편한 경우도 있지만, 골프 관련한 갈비뼈 골절에서는 매우 드물다.
이런 증상들이 있으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병원에 가면 대개 X-ray 촬영으로 쉽게 진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X-ray 상에서 골절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 경우에는 초음파나 CT 촬영을 한다. CT나 초음파를 하지 않은 경우 1주일 정도 경과 관찰후 추가 X-ray 촬영을 하면 처음에 보이지 않던 골절이 확인되기도 한다.

치료는 비교적 단순하다. 과한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힘쓰는 일 등은 골절편의 전위를 일으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움직임이 있으면 아프니 골절 부위를 감싸 주는 밴드를 차서 통증을 덜 하게 한다. 안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진통제도 도움이 된되지만 결국 시간이 해결해준다. 대개 4주 이상 통증이 지속될 수 있다.
골프 스윙은 반복이다. 그 반복이 일관성 있게만 이루어지면 원하는 목표에 가까이 갈 수 있다. 그래서 연습을, 라운드를 그렇게 열심히들 하는 것이다. 하지만 몸의 능력을 넘어서는 무리를 하게 되면 우리 몸은 신호를 보낸다. 그것이 통증이다.
흉벽에 통증이 있고, 움직이면 더 심해지고 하면 일단 확인을 하시는 것이 좋다. 단순 근육통일 수도 있고 갈비뼈의 문제일 수도 있다. 비교적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을 크게 만들지 말아야 한다. /김호 하남유나이티드병원 정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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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를 나온 김호 원장은 성균관대학교 외래 교수 등을 거쳐 현재 유나이티드병원 정형외과 원장으로 재직중이다. 대한정형외과학회, 대한고관절학회와 대한슬관절 정회원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