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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골프클리닉] 골퍼들이 겪는 성장통? 갈비뼈 골절

기사입력 : 2021년02월15일 06:30

최종수정 : 2021년02월15일 07:37

#. 어느 날 43세 남성이 내원했다. 왼쪽 흉벽은 10일전부터, 오른쪽 흉벽은 3일전부터 아프다고 했다. 특별히 부딪히거나 넘어지는 등의 외상은 없다고 했는데 좀 더 문진을 해보니 '골프를 자주 한다'고 했다. 회사 임원들과 자주 운동을 하는데, 아파도 안 나갈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사진= 로이터 뉴스핌]

X-ray 검사에서 좌측 5·6·7·8번, 우측은 6번 갈비뼈의 골절이 관찰됐다. 좌측의 5·6·7번 갈비뼈 골절은 뼈가 붙어가고 있어 최근에 부러진 것 보다는 시간이 좀 지난 상태로 보였고, 8번 및 우측 6번은 급성 골절로 보였다.

1주일 뒤 다시 내원한 이 환자는 통증이 호전중이었고 X-ray상 특이 변화는 없었다. 역시 안정하도록 하고 2주 후에 내원을 권유했다. 2주 후에 다시 내원한 이 남성은 내원 전날 라운드 하면서 통증이 있었고, 드라이버를 치니까 더 아프다 했다. 특히 우측이 더 아프다 했다. X-ray 상에서 우측 7번째 갈비뼈 골절이 추가 관찰됐다. 휴식이 필요함을 간곡하게 설명했고 그 이후에는 증상이 호전되고 뼈가 붙어가는 소견을 보였다. 물론 진짜로 쉬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좌측 그림: 좌측 5,6,7,8번, 우측 6번 갈비뼈 골절 X-ray. 우측 사진은 좌측 5,6,7,8번 갈비뼈 골절, 우측 6,7번 갈비뼈 골절이 붙어가는 모습. 

골프를 하면서 안 쓰던 근육을 쓰고 안 하던 동작을 반복적으로 하면 우리 몸 여기 저기서 통증이 생길 수 있다. 그 중에 흔한 것이 갈비뼈 골절이다. 어떤 이는 갈비뼈 골절이 '골퍼들이 겪는 성장통'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갈비뼈는 우리 몸에서 뒤쪽으로는 척추, 앞쪽으로는 흉골에 연결되어 흉곽을 형성한다. 내부에 심장과 폐 등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여러 근육들에 의해 서로 연결되어 있고, 날개 뼈, 팔뼈, 척추 등과도 연결돼 있다.

흉곽의 골 구조. 뒤쪽 척추에서 앞쪽 흉골로 갈비뼈가 연결되어 있다.
흉곽의 근육 해부학 구조.

일반적으로는 외부에서 상당한 정도의 충격이 가해져 골절이 일어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작은 외력이 반복적으로 가해지면 골절이 생길 수 있다. 기침을 심하게 오래 하거나 골프 같은 반복 운동을 하는 경우가 그렇다.

골프는 상하운동과 회전운동인데, 작은 피로가 반복해서 누적되면 골절이 생길 수 있다. 처음 시작하는 초심자나 샷 교정을 받는 중에도 생길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골프를 열심히 즐기시는 분들 에서도 생길 수가 있다. 위험 요인으로는 유연성이 좀 떨어진다거나 연습 전 스트레칭이 부족했거나, 무리한 자세로 너무 큰 스윙을 할 경우에도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론 뒤땅을 치는 것도 위험 요인이다.

갈비뼈 골절의 주된 증상은 통증이다. 가만 있을 때는 대개 통증이 별로 없다. 누었다 또는 앉았다 일어나는 자세 변화, 기침, 깊은 숨쉬기 할 때 통증이 있고, 힘을 쓰는 동작에서도 통증이 있다. 화장실에서 볼일 볼 때도 통증을 느끼는 분도 있다. 심한 다발성 골절에서는 피가 차서 숨쉬기가 불편한 경우도 있지만, 골프 관련한 갈비뼈 골절에서는 매우 드물다.

이런 증상들이 있으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병원에 가면 대개 X-ray 촬영으로 쉽게 진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X-ray 상에서 골절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 경우에는 초음파나 CT 촬영을 한다. CT나 초음파를 하지 않은 경우 1주일 정도 경과 관찰후 추가 X-ray 촬영을 하면 처음에 보이지 않던 골절이 확인되기도 한다.

좌, 우 모두 단순 방사선 상에서는 잘 안보이던 골절이 초음파 상에서 보임.

치료는 비교적 단순하다. 과한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힘쓰는 일 등은 골절편의 전위를 일으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움직임이 있으면 아프니 골절 부위를 감싸 주는 밴드를 차서 통증을 덜 하게 한다. 안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진통제도 도움이 된되지만 결국 시간이 해결해준다. 대개 4주 이상 통증이 지속될 수 있다.

골프 스윙은 반복이다. 그 반복이 일관성 있게만 이루어지면 원하는 목표에 가까이 갈 수 있다. 그래서 연습을, 라운드를 그렇게 열심히들 하는 것이다. 하지만 몸의 능력을 넘어서는 무리를 하게 되면 우리 몸은 신호를 보낸다. 그것이 통증이다.

흉벽에 통증이 있고, 움직이면 더 심해지고 하면 일단 확인을 하시는 것이 좋다. 단순 근육통일 수도 있고 갈비뼈의 문제일 수도 있다. 비교적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을 크게 만들지 말아야 한다. /김호 하남유나이티드병원 정형외과 원장

한양대를 나온 김호 원장은 성균관대학교 외래 교수 등을 거쳐 현재 유나이티드병원 정형외과 원장으로 재직중이다. 대한정형외과학회, 대한고관절학회와 대한슬관절 정회원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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