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후보 시절 '성평등 공약'…임기 내 남녀 동수내각 실현 약속
"청와대 여성 인재 발굴 노력 부족…정치적 개각 의심"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최근 개각으로 박영선, 강경화, 추미애 장관이 교체되면서 18개 부처 중 여성 장관은 3명이 남게 됐다. 문재인정부 대선 공약인 여성장관 비율 30%에 못 미치는 결과다.
22일 한정애 환경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 유은혜 교육부 장관과 함께 임기가 1년여 남은 상황에서 문정부의 여성 장관은 총 3명으로 16%대를 기록하고 있다. 차관 이상으로 대상을 확대할 경우 장차관 44명 중 여성은 5명에 불과해 11.3%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여성 장관 30%' 공약을 내세웠다. 여성대표성 강화를 위해 남녀 동수 내각이 필요함을 강조했고 첫 내각 출범 시 30%선 조건에 맞추고 임기 내 단계적으로는 동수내각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29.3% 수준을 지키겠다는 것이었다.
이에 2017년 초기 내각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은경 환경부 장관, 정현백 여가부 장관을 임명되면서 여성 장관 할당 비율은 32%로 무리 없이 공약을 지켜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성평등 공약'을 발표하며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한 바 있어 이번 내각 교체에 대한 실망감이 더 크다. 문재인 대통령은 "성 평등은 인권의 핵심 가치"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개각을 통해 여성장관 비율이 공약한 수준의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유은혜 교육부 장관,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 한영해 환경부 장관(왼쪽부터) [사진=뉴스핌DB] 2021.01.22 89hklee@newspim.com |
이와 관련해 여성의당은 지난 20일 성명서를 내고 2017년 대통령 선거는 '대국민 사기극'으로 명명한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여성의당은 "문재인 정부를 거쳐간 여성장관을 되짚어 보면 그들은 가장 급하고 민감한 문제가 있는 자리에 있었다"며 "보건복지부 등 남성 장관이나 보좌 인력이 여러 차례 물의를 빚었음에도 끝까지 '의리'를 지켰던 것에 반해 여성 장관은 중요 상황의 희생양이었고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식으로 교체됐다. 빈자리는 언제나 남성으로 채우는 뻔뻔함도 잊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임기 종료 시까지 남녀동수 내각 구성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여성의당은 "공언했듯 임기 종료 시까지 남녀동수 내각을 구성하라"며 "오늘같은 여성 국민에 대한 심각한 모독, 배반 행위를 미래 세대가, 여성이, 여성의당이 함께 목격하고 있음을, 이러한 행태가 계속된다면 여당에 쥐어질 다음 정권은 없음을 잊지 말라"고 말했다.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소장도 이번 개각 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김은주 소장은 "대통령 선거 공약이었던 여성 장관 비율 30%. 동수내각 지향해 노력하겠다는 게 지켜지지 않았다"며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안 남은 시점에서 장관 남녀 동수내각을 지향해야 하는데, 거꾸로 여상장관 비율이 줄어든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와대 측이 '여성 인재 발굴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 인사와 조직 보완에 여성을 계속 확충해 나가겠다'는 입장에 진정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 소장은 "여성 인재는 충분한데 찾으려는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노력에 대한 반성이 먼저"라며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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