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1월 중 물가상승률 0.5%, 전망치와 일치
소비부진·고교 무상교육·통신비 지원 등이 물가 낮춰
"코로나 이후 디지털화, 당분간 물가 하방압력될 듯"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한국은행이 올해 0%대였던 물가상승률이 내년부터 1%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전·월세의 높은 상승세와 백신 개발에 따른 경기 회복세 강화 등이 물가상승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달러/원 환율 하락세는 하방요인으로 꼽혔다. 향후 장기적으로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빨라지면서 물가하방압력을 높일 것으로 관측됐다.
한은은 17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을 통해 내년과 내후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0%, 1.5%로 전망했다.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1.0%, 1.3%로 차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자료=한국은행] 2020.12.17 lovus23@newspim.com |
한은은 "향후 소비자 물가는 국내경기가 개선되고 국제유가도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오름세가 점차 확대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부정책 측면의 물가하방압력 축소하고, 최근의 전·월세 상승세 등도 물가상승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가경로상 상방리스크로는 국내외 경기 회복세 강화, 국제 원자재가격 오름세 확대 등이 꼽혔다. 반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 개선 약화, 환율 하락세 확대는 하방리스크로 거론됐다.
올해 1~11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기대비 0.5%를 기록했다. 이는 한은의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와 일치하는 수준으로 역대 두 번째로 낮다. 1분기 1.2%에서 2분기 중 코로나19 영향으로 -0.1%로 크게 낮아졌다가 하반기에는 0%대 중반으로 높아졌다. 식료품·에너지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0.3%, 농산물·석유류 제외 기준으로 0.7%를 나타내며 지난해 수준(0.7%, 0.9%)을 하회했다.
저물가 요인을 살펴보면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부진 영향이 가장 컸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등으로 숙박, 음식점 등 서비스업이 크게 위축됐다. 그나마 하반기에는 수출로 성장세가 완만히 이어졌지만 민간소비 개선 흐름은 미약했다. 또한 비용측면에서는 기업의 실적 악화로 임금상승률이 크게 둔화됐다. 고교 무상교육과 통신비 지원 등 정부의 복지정책 역시 하방요인으로 작용했다.
농축수산물과 주택 임차료는 상방요인으로 거론됐다. 여름철 집중호우에 따른 농산물 공급 차질이 빚어지고 외식 대신 가정내 식료품 수요 증가로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률은 올 상반기 2.6%에서 하반기(7~11월) 11.1% 크게 뛰었다. 또한 서비스 중 집세는 상반기 0%, 하반기 0.4%를 기록했다.
한편,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 가속화가 물가에는 장기적인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직접적으로는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재화 및 서비스 가격을 하락시키고, 간접적으로는 온라인 상거래 확대로 가격경쟁을 심화하고 비용 절감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온라인거래 확대는 우리나라의 2014~2017년중 근원인플레이션을 연평균 0.2%p 정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물가에 미치는 하방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다만 거대기업의 독점화, 구독형 서비스 확산 등과 같은 기업 가격설정행위 변화 등도 관찰되므로 이러한 변화가 물가 동학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분석할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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