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일가 지분율 20% 이상인 계열사도 사익편취 규제대상
지주회사 의무지분율 10%p씩 상향, 공익법인 의결권 제한
[세종=뉴스핌] 민경하 기자 = 공정거래법이 40년만에 새롭게 개정된다. 현행 총수일가 지분율 30% 이상 계열사였던 사익편취 규제 대상은 20% 이상인 계열사로 확대됐으며 지주회사 의무지분율은 자·손자회사 모두 10%p씩 상향된다.
당초 정부안에서 폐지하기로 했던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은 유지하기로 했다. 앞으로도 공정경제 관련 사건은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수사할 수 있다.
공정위는 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이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된 공정거래법은 ▲기업집단 규율법제 개선 ▲공정거래법 집행체계 개편 ▲혁신성장 촉진 등 세가지 측면에서 큰 폭의 개정이 이뤄졌다.
◆ 사익편취 규제대상 388개 늘어난다…CVC 조건부 허용
먼저 사익편취 규율대상이 확대된다. 앞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총액 5조원 이상 기업집단) 소속 회사는 상장·비상장에 관계없이 총수일가 지분율 20% 이상인 계열사 또는 이들 회사가 지분을 50% 이상 보유한 자회사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이에 따라 규율대상은 현행 210개에서 598개로 대폭 늘어난다.
지주회사 의무지분율 요건도 강화된다. 앞으로는 지주회사가 자·손자회사를 신규·편입할 경우 상장사는 30%, 비상장사는 50%까지 의무적으로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박병석 국회의장이 지난 2일 저녁 본회의에서 새해 예산안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 2020.12.02 leehs@newspim.com |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 수단으로 이용돼온 공익법인 의결권 행사는 제한된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총액 10조원 이상 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은 보유한 계열사 주식 의결권을 원칙적으로 행사할 수 없다. 다만 상장 계열사에 대해서는 특수관계인과 합산해 15% 한도내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금융·보험사의 계열사 의결권 행사 제한도 한층 강화된다. 앞으로는 적대적 M&A와 무관한 계열사 간 합병·영업양도에 대한 의결권 행사도 금지된다.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활성화를 위해 일반지주회사의 CVC는 조건부 허용한다. 일반지주회사는 CVC를 100% 자회사로만 소유해야 하며 부채비율제한(200%), 펀드 내 외부자금 제한(40%) 등 관련 규정을 지켜야 한다.
또한 기업결합 신고기준은 거래금액(인수가액)을 기준으로 신고의무를 부과하도록 개정된다. 이전까지는 피취득회사 매출액(자산총액)이 300억원 이상일 경우에만 신고의무가 있어 향후 경쟁제한성이 있는 기업결합이 심사대상에서 누락되는 문제가 있었다.
◆ 전속고발권 유지…과징금 부과한도 2배씩 상향
당초 정부안에서 폐지하기로 한 경성담합 전속고발권은 유지하기로 했다. 전속고발권은 공정경제 관련 사건일 경우 공정위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수사가 가능한 제도다.
대신에 법 위반 행위별로 과징금 상한을 2배씩 상향 조정해 법 위반 억지력을 강화한다. 담합 관련 과징금은 매출액 10%에서 20%로 상향하며 시장지배력남용은 3%에서 6%로, 불공정거래행위는 2%에서 4%로 각각 상향한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사진=공정거래위원회] 2020.09.09 204mkh@newspim.com |
또한 사인의 금지청구제도가 신설돼 피해자들이 직접 해당 침해행위 금지·예방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게된다. 이전까지는 불공정행위로 피해를 입거나 피해를 당할 우려가 있더라도 공정위 신고 후 사후 조치를 기다려야 했다.
분쟁조정 신청 대상은 확대된다. 앞으로는 공정위가 제재조치를 완료한 사건에 대해서도 조정 신청이 가능해져 신속하게 피해를 구제할 수 있게된다.
아울러 형벌 부과 필요성이 낮고 형벌 부과사례가 없는 기업결합·거래거절·경쟁사업자 배제 등에 대해서는 형벌 규정이 삭제된다. 이러한 행위는 과징금 등 행정벌로 제재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개정된 공정거래법은 규율 사각지대를 해소해 공정경제 기반을 강화하는 한편 혁신을 지원하는 내용도 균형감 있게 반영됐다"며 "공정경제 관련 타 법률과의 유기적 연계를 통해 기업지배구조 개선, 경영 투명성 제고 등 효과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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