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수출 기반으로 한 전기차와 수소차 부각"
파리기후변화 협약 재가입...대미 수출·진출 어려움 전망도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친환경 정책을 앞세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선에서 당선되면서, 내년을 전기차의 원년으로 삼은 현대·기아자동차가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내년 초 순수 전기차 출시를 앞둔 현대·기아차로선 기회이자, 글로벌 경쟁이 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일 외신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주요 친환경 공약으로 2050년 탄소배출 제로 목표를 비롯해 ▲친환경·신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 사업 2조 달러 지출 ▲관용차 300만대 전기차로 교체 ▲파리기후변화 협약 재가입 등을 약속했다.
당선인이 제시한 친환경·신재생에너지의 인프라 구축을 위한 4년간 2조 달러(약 2300조원) 지출 계획은 전기차와 맞닿아 있다. 미국 전역에 전기차 충전소를 50만곳을 설치하기로 해 전기차 시장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친환경차를 44종으로 늘리고 이 중 23종은 순수 전기차, 2종은 수소전기차로 채울 계획이다.
현대차는 최초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로 만드는 100%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5(프로젝트명 NE)를 내년 초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테슬라 모델3 등 전기차와의 경쟁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달 스위스 고객사에 10대 전달한 대형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XCIENT Fuel Cell)'를 연내 추가 수출하고, 2025년까지 총 1600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스위스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2만5000대를 유럽 전역에 수출하고 북미 상용차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올초 신년사에서 "전기동력화(전동차) 시장의 리더십을 확고히 하기 위해 전용 플랫폼 개발과 핵심 전동화 부품의 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2025년까지 11개의 전기차 전용 모델을 포함해 총 44개의 전동차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현대차의 여정' 글로벌 광고에 나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영문 유튜브 갈무리] |
내연기관에서 전기차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 중인 현대·기아차로선 바이든 시대를 맞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테슬라는 물론 제너럴모터스(GM), 토요타 등 완성차 업체와의 친환경차 경쟁도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중론이다.
단적으로 전기차를 비롯해 하이브리드, 수소차 등 다양한 친환경차가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2019년 기준 세계 전동차 판매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전 세계 전동차 판매는 527만대로 전년 대비 14.4% 늘었다. 이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35만대로 4위를 차지했다.
전동차는 전기차(BEV)와 하이브리드차(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수소전기차(FCEV) 등 친환경차를 모두 포함한다. 하이브리드차는 전년 보다 20.6% 늘어난 317만대가 판매되며 2015년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전기차만 보면 테슬라가 2년 연속 1위였고 BYD가 2위, BMW가 3위, 현대·기아차가 4위다. 전기차를 포함한 전동차 순위는 토요타가 1위, 테슬라 2위, 혼다 3위, 현대·기아차가 4위로 집계됐다.
김필수 한국전기차협회장이자,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친환경, 기후변화를 강조해온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수출을 기반으로 한 우리나라의 전기차와 수소차가 부각될 전망"이라며 " 현대·기아차가 전기차와 수소차 '쌍두마차'로 가고 있는데 상당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기후변화 협약에 바이든 당선자가 재가입하면 탄소배출량 상위권인 우리나라 기업의 경우 수출 및 대미 진출 등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197개국이 가입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은 '2050년 탄소 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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