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개발 시범사업 공모 마감...서울 60여곳 신청
주민동의율·노후도 등 평가해 연내 사업지 선정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 신청 철회 등 사업 '제동'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정부의 서울 도심 주택공급방안의 핵심축으로 꼽히는 공공재개발 사업에 60여곳이 도전장을 던지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반면 공공재건축은 주요 단지에서 사전컨설팅 신청을 철회하는 등 차질을 빚으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 공공재개발 시범사업에 60여곳 신청...연내 후보지 선정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마감한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공모에는 서울 내 60여곳이 신청했다. 공모에는 용산구 한남1구역과 원효로1가, 청파동 일대, 성북구 성북1구역, 장위8·9·11·12구역, 은평구 녹번·수색동 일대, 강북구 강북5구역, 마포구 아현1구역, 동작구 흑석2구역 등이 참여했다.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서울 용산구 원효로1가 등 60여곳은 지난 4일 마감된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공모에 참여했다. [사진=노해철 기자] 2020.11.05 sun90@newspim.com |
공공재개발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이 참여하는 정비사업이다. 공공재개발을 추진하는 사업장은 용적률 상향, 인허가 절차 간소화, 분양가상한제 적용 제외, 기부채납 비율 완화 등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사업 기간도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된다.
시범사업 공모에 60여곳이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당초 업계에선 이번 사업에 30여곳이 참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모 마감 전까지 사전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총 31곳이었다. 그러나 다수 사업장이 공모 마감 직전 참여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나타냈다.
특히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공공재개발 대상을 확대하면서 참여 사업지도 크게 늘었다. 정부는 5‧6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공공재개발 사업 대상을 기존 정비구역으로만 제한했다. 8‧4대책 발표 이후에는 기존 정비구역뿐만 아니라 정비해제구역과 정비예정구역도 공공재개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공모신청을 접수한 각 자치구는 해당 사업지의 주민동의율, 정비구역 지정요건 등을 평가한 뒤 공공재개발 추진이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곳을 서울시에 추천한다. 이후 서울시는 LH, SH 등을 통해 개략적인 계획을 수립한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후보지 선정위원회'를 통해 정비의 시급성, 사업 추진 가능성 및 기대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내 후보지를 최종 선정한다. 기존 정비구역은 12월까지, 정비해제구역 등 신규지역은 내년 3월까지 후보지 선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후보지로 선정된 사업지는 주택공급계획과 기반시설 설치계획 등이 포함된 주택공급활성화계획의 수립, 공공시행자 지정 등 후속 절차가 진행된다. LH와 SH 등 공공이 단독 시행하는 경우에는 주민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하고 조합과 공동시행일 경우에는 주민 과반의 동의가 필요하다.
공공재개발을 통한 주택공급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 시범사업을 통한 500가구를 시작으로 2021년 4500가구, 2022년 1만5000가구 등 총 2만 가구를 공급한다고 밝힌 바 있다.
◆ 공공재건축 '찬바람'...5만 가구 주택공급 제동
반면 공공재건축은 좀처럼 호응을 얻지 못했다. 강남구 은마아파트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등 알짜 단지는 사업 철회 수순을 밟고 있어 해당 사업을 통한 주택 공급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은 이날까지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 결과에 대한 회신을 받지 못하면 신청을 철회한다는 계획이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도 한 달 전부터 사전컨설팅이 중단된 상태라고 전했다.
공공재건축은 LH 등 공공이 시행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용적률을 500%까지 늘려주고 아파트 최고 층수를 35층에서 50층으로 올리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다만 증가한 용적률의 50~70%를 공공임대 등으로 기부채납해야 한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마감된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에는 서울에서 총 15개 단지가 신청했다. 은마아파트와 잠시주공5단지, 개포우성7차 등 강남권 단지뿐만 아니라 용산구 중산시범, 광진구 중곡아파트, 성동구 세림아파트 등 비강남권 단지도 사전컨설팅을 의뢰했다.
그러나 주요 단지는 주민 반발로 공공재건축 추진이 어려워지고 있다. 공공재건축에 따른 과도한 기부채납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상한제 등 규제로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은마아파트 소유자협회는 공공재건축을 추진할 경우 조합원 1인당 약 11억원의 손해가 발생한다고 예상했다.
이들 단지의 사업 추진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주택 공급에도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은마아파트와 잠실주공5단지는 각각 4424가구, 3930가구로 사전컨설팅을 신청한 단지 중 규모가 크다. 나머지 단지는 대부분 500가구가 채 되지 않기 때문에 공급 효과를 내기엔 한계가 있다. 반면 정부는 2025년까지 공공재건축을 통해 서울 도심에 5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매년 1만 가구 이상의 규모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미다.
정부는 조만간 사전컨설팅 결과를 각 단지에 전달하고 연내 선도사업 후보지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와 여당은 공공재건축 참여 확대를 위해 선도사업 추진 시 기부채납 비율을 최소화하고 임대주택의 전용면적을 늘리는 등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초과이익환수제나 분양가상한제 적용 제외에 대해선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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